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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지금까지도 국가보안법이 온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스스로를 부끄럽게 합니다. 이 부끄러움은 아직도 국가보안법을 철폐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며 반성입니다"

7일 한낮의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한남대 교정에 지난 시절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속ㆍ수배를 경험했던 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몇 차례의 논의 끝에 이들은 '국가보안법 철폐와 한총련 이적규정 철회'를 요구하며 일주일간의 농성에 들어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96년 이후 총학생회장과 단대 학생회장을 지낸 이들이 생업과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후배들이 더 이상 국가보안법의 희생자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지난 5월 말 한총련 출범식이 끝나고 경찰의 한총련 미탈퇴 대의원들에 대한 연행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은 지난날 자신을 옥죄었던 국가보안법에 의한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이미 이 학교 사회대 학생회장(장성희, 아동복지학과3)이 경찰의 긴급체포에 의해 연행됐다가 풀려났고, 2명의 단대 학생회장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한총련을 미탈퇴했다고 수배상태에 놓여 있다. 96년 김영삼 정부하에서 이적단체로 규정된 이후 5년째 한총련 대의원에 대한 구속, 수배는 지속되고 있었다.

농성에 참가하고 있는 고현재 씨(27세, 97년 부총학생회장)는 "후배들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작은 일이지만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농성에 참가하게 됐다"고 농성 참가 이유를 밝히고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함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농성단장을 맞고 있는 노형일 씨(98년 총학생회장, 4년째 수배생활중)는 농성시작 이유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보안법 철폐의 요구가 당위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의 피해자로써 국가보안법 폐지의 요구가 전국민의 여론으로 발전되길 바라며 미약하지만 실천적 활동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이들 농성단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국가보안법 철폐 서명운동과 함께 국가보안법의 부당성과 한총련에 대한 정당성을 한남대 학우들과 대전 시민을 상대로 알리는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들 선배들과 함께 농성에 참가하고 있는 권기철 씨(현 이부대 학생회장, 6월 3일자로 수배)는 "사실 96년 이후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수배 중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학생회의 신뢰를 쌓아 나가면서 국가보안법의 부당성과 한총련의 정당성을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농성에 참가하고 있는 농성단은 다음과 같다.

김병수 :
96년 총학생회장. 4기 대전총련 의장.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년 6개월 복역

박수철 :
97년 총학생회장.
한총련 이적규정(국보법 위반)으로 6개월 복역

고현재 :
97년 부총학생회장.
한총련 이적규정(국보법 위반)으로 3개월 복역

노형일 :
98년 총학생회장. 5기 충청총련 의장.
국보법 위반 혐의로 4년째 수배 중

구희천 :
98년 부총학생회장.
한총련 이적규정(국보법 위반)으로 2차례 구속수감.

정금성 :
99년 사회대 학생회장

정혜진 :
99년 사범대 학생회장.
한총련 이적규정(국보법 위반)으로 2개월 복역.

김미연 :
2000년 사범대 학생회장.
국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 발부.

권기철 :
2000년 이부대 학생회장.
국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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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민언련 매체감시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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