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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시청 옆.
도로변에 작은 6평 남짓한 텐트가 있었다.
바람이 세게 불면 쓰러질 것 같은 텐트. 그리고 도로를 향하여 플래카드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붙어 있지만 이미 갈기갈기 찢어져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보이지도 않는다. 플래카드 찢어진 천들 사이로 삐져나온 '개정병원'이라는 글씨.

과연 개정병원과 이들은 무슨 관계이길래. 이들은 텐트를 치고 힘들게 시위를 하고 있을까. 군산 개정병원에 관하여 이야기 해보자 .

군산 개정병원은 재정난으로 새로운 이사장을 데려온다.
왔을 때 개정병원의 재정난을 없애고 개정병원을 정상궤도에 진입시킨다는 공약으로 이사장이 되었던 이상용 씨. 하지만 약속이행은 생각할 것도 없고 아예 병원을 무기한 휴업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재정난과 새로운 시설을 위한다는 이유하에 있지만 근로법과 인간의 기본적인 요구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어서 이들이 이렇게 텐트를 치고 노동조합과 시청을 오가며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방사선과에 있다가 고객지원과로 위치가 바뀌고 지금은 무기한 휴무에 급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고성규(50) 씨.
'휴업에 들어가도 근로법적으로 70%의 임금은 지불되야 하는데. 18개월 동안 지불되지 않고 있어서 생활할 생활비조차 없다. 게다가 아파트 관리비 딸아이의 학교 등록금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행이 딸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까스로 가정을 이끌어 가고있다.'

일반간호사인 전현미(30) 씨, 나이팅게일의 꿈을 꾸며 평생을 간호사의 인생을 살아야할 그녀는 병원이 휴업된 상황에서 임금조차 지불되지 않자, 생활비가 없어서 낮에는 자동차 유리창에 전단지를 끼우고 저녁에는 시장에서 생닭을 팔아서 가까스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김은혜 씨의 말에 의하면,
"많은 직원들이 학원은 물론 학비도 못내 학업을 접어야 했고, 집은 경매에 넘어가서 거리로 나앉고 심지어는 의료보험까지 받을수 없어서 지병이 있는 직원들의 늙은 부모님들은 병원비가 두려워 그냥 방에서 앓고 있습니다."

이들의 문제는 이것뿐이 아니라고 한다. 수간호사가 되려면 10년은 넘게 간호사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데 그런 수간호사가 이사장인 이상용 씨가 운영하는 또다른 병원에 파견되어서 (사실 재단이 다른 다른재단에 파견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간호사의 환자들을 주사나 환자를 돌보아야할 그녀의 손은 화장실에서 걸레나 빠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그들을 지켜보자 안타까웠다. 이들은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시위를 하고있다.

그런 그들에게 지난 5월 23일 새벽1시, 누군가가 그들의 눈물어린 주장을 내걸은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플래카드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새벽에 다들 자고 있을 때 자가용으로 지나가면서 예리한 칼로 플래카드를 찢어놓은 것이다.

그들은 플래카드를 보며 안타까워하며 한번이겠지 하며 시위를 계속 진행하였다. 하지만 지난 5월 25일 또 다시 갈기갈기 찢어진 플래카드를 또한번 갈기갈기 찢어놓은 사건이 일어나자 이들의 그동안 받았던 마음고생과 고통을 생각하며 마음조차 갈기갈기 찢어지는듯 했다고 한다.

개정병원 직원들에게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하게 만든 이상용 이사장. 과연 그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한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단지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그들이 해오고 가장 잘하는 자신의 일을 다시 하는 것이다.

노조지부장인 김은혜 씨는 말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다른 게 아닙니다. 이상용 이사장은 그동안 체불되어왔던 임금의 지불과 약속했던 개정병원의 정상화입니다. 그 약속은 스스로 한 약속이므로 지키지 못한다면 개정병원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삼자에게 자리를 넘겨주라는 것이 전부입니다."

덧붙이는 글 | 군산 개정병원에 관한 기사는 끝난 게 아닙니다. 오마이뉴스 전북기자단은 심층취재를 위하여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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