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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의원 등 민주당의 젊은 의원-당선자들의 5.18전야제 술판 현장을 목격한 후 인터넷 사이트에 이를 '고발'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임수경 씨(89년 전대협 대표로 방북)는 5월 26일 오후 4시 15분중구 정동 세실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임씨는 "각 사이트에 익명으로 올라와 있던 고발 글은 내가 애초에 <제3의 힘> 사이트에 올렸던 것과는 다르다"면서 "지금 떠도는 글은 과장과 악의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그날 술자리를 가진 것 자체는 지금도 화가 나지만 그것때문에 정치생명이 끝날 정도의 비난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임씨는 "이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386세대 정치인들은 그래도 우리 사회의 가장 건강한 정치인이기 때문에 그들이 앞으로 하는 활동을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의 질문과 임수경씨의 답변

- 인터넷에 올라 있는 글이 임수경씨 본인이 쓴 글의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는 말인가, 제3의 인물에 의해 다시 쓰여졌다는 말인가.

"내가 쓴 글과 다르다"

-임수경 씨가 <제3의 힘>에 썼다는 글의 내용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새벽 1시경에 쓴 글이고, 따로 저장을 해 놓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어떻게 기술 됐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현재 인터넷에 올라 있는 글 중 임씨가 썼던 내용이 아닌 곳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 글은 확실히 변질, 각색, 과장됐다. '흐느적', '주물럭'이라는 표현은 절대 쓰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는 다들 완전히 술에 취한 상황은 아니었다."

-<제3의 힘>에서 글을 삭제한다고 미리 동의를 구해 왔는가

"내가 <제3의 힘>에 글을 쓴 것은 함께 했던 선후배들과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논의를 해보고 싶어서였다. 원문의 제목은 '5월 17일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그런데 제3의 힘 사이트에서 이 글의 파장을 우려해 사후에 삭제를 해도 좋느냐는 동의를 구해 왔고, 나 또한 삭제에 동의했다.

나도 쉽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나'라는 이름으로 인해서 사건 자체가 마구 확산되고 각 당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젊은 세대의 몰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임수경 씨가 그날 룸쌀롱에서 본 것은 무엇인가? 여자 접대부는 있었나?

"3-4명 가량 있었던 것 같다. 두 명 정도는 서 있었다. 어두웠기 때문에 구체적 사실이라고는 할 수 없다"

-술집에서 술먹고, 노래하고, 부르스 추는 것은 봤나?

"송영길 씨가 노래하는 것만 봤다. 나보고 같이 노래하자고 했었기 때문에... 그 외의 내용은 본인들에게 물어봐라."

-임수경 씨는 술집에서는 얼마나 오래 있었나? 한 5분 정도 있었나?

"1분도 안된다.(웃음) 한 30초도 안되는 것 같다. 들어가자마자 우상호씨가 '좀 보자'며 나왔기 때문에 매우 짧았다"

-30초 밖에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면 지금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글에 대해서도 거짓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또 그 글 자체가 매우 구체적이고 일부 참석자들은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는데...

"거기서 나오고 난 뒤, 옆에서 얘기를 나눴었기 때문에 외부인이 출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마도 입에서 입으로 떠돌다가 그리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자리에 외부사람은 전혀 없었다."

-30초 정도만 룸쌀롱에 있었다면 왜 화가 난 것인가. 단지 술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화가 난 건가?

"5월17일, 그 때에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것 때문에 화가 났다. 그 말을 이해 못한다면 광주의 의미 자체에 대한 차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 대해 돌을 던지는 사람들은 망월동 참배를 한 번이라도 갔던 사람인가 묻고 싶다"

-기자회견에 오기 전에 임종석 의원을 만나지 않았나. 혹시 임종석씨에게 기자회견에 대해서 상의했나

"임종석 선배와는 통화를 한 적은 있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상의하지는 않았다"

-김민석 의원은 정말 양 옆에 여자를 끼고 있었나. 인터넷에는 그런 내용이 올라와 있던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내용은 많은 부분 잘못돼 있다. 그렇지 않았다"

-임수경 씨는 제3의 힘에 글을 썼던 것을 후회하지는 않나

"사건의 본질이 왜곡돼서 가슴이 아프다. 내가 글을 썼던 것은 5.18에 대한 생각이 바로잡혀야 한다는 뜻에서였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

나는 여전히 선배들을 믿는다. 이전에 걸어왔던 길도 그렇고 이후에도 그렇고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이 사건이 이렇게 정치적으로 이용돼 가슴이 아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터넷의 특성을 간과한 채 행동했던 것이다. 내 행동이 경솔했던 측면을 인정한다."

- 그 자리에서 이상수 의원을 만났나, 이상수 의원은 임수경 씨를 만난적이 없다고 하던데

"이상수 의원과 직접 만났다. 직접 인사도 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건 이상수 의원에게 직접 물어봐라"

- 악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세력인가

"구체적으로 어떤 세력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들도 악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나"

임수경 씨는 이제 그만 하자며, 기자들의 질문을 물리치고 5시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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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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