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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금요일. 영광여중 뉴스게릴라들이 오마이뉴스초청으로 1박2일 서울견학을 오는 날입니다.

기자는 영광여중 뉴스게릴라들과 짧지만 소중한 1박2일을 함께 하며 동행취재를 떠납니다. 부릉부릉, 서울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하호호, 게릴라들의 웃음소리도 느껴집니다.

푹푹찌는 때아닌 무더위 아래 게릴라들의 견학일지가 실시간으로 공개됩니다.

시골 친구들, 맑고 순수한 그들의 눈속에 비쳐질 서울의 모습이 차 막히고 공해로 가득한, 정신 없는 도시로 비추어지지 말고 언제든지 들르면 정겹고 따뜻한 제 2의 고향처럼 비추어지길 바래봅니다.

<시간은 역순으로 편집되었습니다>

♠27일 정각 12시 한강고수부지 - 오마이뉴스 오행시

"선생님, 1분이면 점심먹는다고 하셔놓고, 서울 차 너무 막혀요."
"얘들아, 조금만 기다려라.."
배가 고픈 알토란아라치들은 김명신선생님을 졸라댄다.

드디어 여의도한강고수부지에 도착, 도시락을 하나씩 들고, 모두 비를 피해 천막 밑으로 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비가 서울나들이를 망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점심을 먹기 위해 판을 벌리긴 축축한 땅, 몇몇은 뭐 어떠냐 하면서 물기가 없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얌얌얌.

"언니도 빨리 드세요."
"음, 아라치들 맛있게 점심먹는 것 사진으로 몇 장 찍고, 그 다음에 먹어도 돼요."
사진찍는 '찍사'로 따라나선 나를 챙겨주는 아라치들의 마음씀씀이가 앞에 펼쳐진 한강같다.
점심을 마친 후에, 비는 조금 더 무겁게 내린다.

이윽고 버스에 올라타고.
모두들 이별의 시간을 예감한 듯, 분위기는 숙연해진다.
마이크를 잡는 김명신 선생님.
"여러분들, 서울견학 시켜주신 오마이뉴스 기자분들께 감사의 말씀 좀 드려야죠."

서울나들이 내내 침착하게 분위기를 이끌어 온 장세영 기자가 마이크를 건네받는다.
"얘들아, 있잖아... 우리가 사실 오마이뉴스분들의 초대 없이는 서울에 올 일이 별로 없잖아.."
웬걸? 분위기는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아니야, 난 여기 나중에 돈벌러 올 거다."
"맞다, 난 공부하러 꼭 서울 올 거다."
"난 서울에 친척 많다."

쓰윽, 쑥스러운 웃음을 자아내며 장세영 양이 말미를 잇는다.
"음, 그건 아는데, 나중에 서울에 오더라도, 지금 우리 나이에 이렇게 우리끼리 돈도 안 들이고 신문사랑 청와대랑 구경하기는 오마이뉴스에서 해주시지 않았으면 사실 힘든 거잖아.
그리고 우리, 많이 고마워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별말 필요 없이, 여기 계신 기자분들과 오마이뉴스를 위해 감사의 박수를 드리자."
짝짝짝짝.

"그리고요, 우리가 조그만 정성을 마련했어요. 드릴 것은 없고요, 저희가 오마이뉴스로 5행시를 지었어요. 여기 큰 종이에 다들 적었거든요. 이거 선물로 드릴께요."
모두 모두의 정성이 가득 담긴 오마이뉴스 5행시.
Oh My God! 이런 선물을 받아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마음을 가득 담은 선물. 지금 느끼는 것은 그 어린 시절 동심.

비는 머리와 어깨를 타고내려 곧, 마음까지 적셔놓는다.
날씨는 비도 오고 흐려 울적한데,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은 형용할 수 없는 아쉬움을 발산한다.

"언니, 기사 열심히 올릴께요, 언니 기사도 열심히 읽고요."
"그래, 열심히 해라. 너무 많은 욕심으로 글을 쓰지 말고, 너희들의 지성과 감성에 맞는 기사를 성실히, 충실히 써나간다면, 꼭 좋은 기사를 쓰게 될 거야."

우리 모두 부연 안개를 눈 속에 심고,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안녕... 안녕...
알토란 아라치의 서울나들이, 그 끝을 장식하는 비는 끊임없이 내리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청와대 - "대통령 아줌마가 뭐야, 그냥 '여사'라고 불러야지. 큭큭"

10시에 청와대에 도착한 알토란 아라치들이 처음 방문한 곳은 춘추관. 이어 녹지원, 수궁터를 방문했다.
알토란 아라치들은 대통령 관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촬영은 그 장소에서만 가능했다.

대통령 관저를 관람하던 중에 부천의 어떤 여고생들도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경호원에게 물었다.
"대통령이 정말 여기에 사세요"
"여기에 살고 계시지"
"그러면 대통령 아줌마도 여기에 사세요"
"대통령 아줌마가 뭐니? 그냥 '여사'라고 불러야지"

그 말을 들은 영광여중 아라치 한명이 "그건 중학생인 우리도 아는데..."하면서 큭큭 대고 웃었다.

"언니, 여기 경호원아저씨들 진짜 잘생겼네요. 우와..."
청와대 구경인지, 사람 구경인지, 아라치들 눈에는 모든 게 새롭다.

청와대를 나오면서 알토란 아라치들은 경호원들에게서 기념품으로 열쇠고리와 연필을 선물로 받았다. 기념품은 열쇠고리와 연필 중 하나만 선택하게 돼 있었다.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고 ,알토란 아라치들은 버스에 타서 3.6.9 게임을 하면서 너무 너무 즐겁게 다음 목적지인 여의도로 가고 있다.

♠26일 오후5시 대한매일신문사 - "왜 신문이 두꺼운지 알겠다"

대한매일신문사 경영본부 총무국 김진국 과장이 영광여중 뉴스게릴라들을 반갑게 맞았다.
스포츠 서울, 잡지부, 대한매일신문의 여러 사무실을 둘러보며 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 알토란아라치의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난다.

윤전기를 구경하기 위해 계단으로 지하3층으로 내려가니 슬슬 다리가 아픈지, 몇몇은 바닥에 웅크리고 앉았다.
"아, 왜 신문이 두꺼운지 알겠다"

뒤에서 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배고프다. 언제 저녁 먹나 ? "
아이들의 배고픈 사연(?)이 접수되자마자 견학은 끝이 나고 지하2층 구내식당에서 맛있는 만두국을, 배고픈 몇몇 대식가들은 두 그릇을 훌쩍 비웠다.

그 곳에서 기념품으로 배낭을 선물 받자 모두 뛸 듯이 기뻐하는 알토란 아라치들.

다음 목적지는 우이동 동양화재 중앙연수원. 이 자리에서는 학교 붕괴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는 다른 학교의 남학생들도 함께 참여했고 자정이 넘을 때까지 진지하고 열정적인 시간을 가졌다.

♠26일 오후 2시 - "여기가 경복궁이에요?

높은 습도와 강한 햇살 아래 알토란 아라치들과 20여분을 걸어가 도착한 경복궁. 마침 공사중이라 게릴라들이 조금 서운해 했으나, 이리저리 둘러보는 얼굴들이 바빴다.

"우와, 궁 많다"
"진짜 크네"
각자 1시간 동안 자유시간을 갖은 뒤, 경회루 앞에 모였다.

"와 잉어다"
500원을 지불하고 구입한 잉어밥을 뿌리며,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잉어에 모두들 신기해 했다.

"나도 그 밥좀 주라, 잉어한테 던져 주게"
뻐금뻐금, 잉어 입 벌리는 소리.

"와, 저 잉어 진짜 뚱뚱하네"
"그럼 저 잉어는 주지 말고, 저기 조그만 잉어한테 줘라"
뻐금뻐금 잉어 먹이 삼키는 소리, 그리고 방긋방긋 뉴스게릴라들의 웃음소리.

♠정오의 대합창

땡땡땡, 12시를 알리자마자 종로구 당주동 동원빌딩 앞에는 고속버스 한 대가 멈추어 섰다.
활짝 웃는 하이얀 백합 43송이. 재잘거리는 노오란 병아리같기도 하고, 여름,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말려주는 시원한 바람같은 게릴라들의 인사.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김명신 선생님과 김태옥 선생님의 인도로 냠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오마이뉴스 내부기자들과 어울려 자기소개도 하고...

♠26일 오후 1시 - 오마이뉴스 견학

조그마한 사무실에 뉴스게릴라들이 모였다.
서로들 덥고 좁지만, 영롱한 눈빛으로 노순택기자의 강의(?)를 듣는다.
20분 정도의 강의에 서서 듣느라 지칠만도 한데, 열심히 집중하여 듣는 모습이 심상찮다.
모두들 커서 기자가 될 재목들이다.

드디어 질문시간.
"저, 돈은 누가 버나요? 오마이뉴스에서 월급은 주나요?"
"오연호기자와 우리 내부기자들이 열심히 기사쓰고, 여러분들도 열심히 기사쓰면 그게 다 돈이 되어서 일부는 기자들 월급주고, 일부는 외부기자들 원고료로 나가고, 오마이뉴스 운영하고 하지요."

강의를 듣는 사이 장세영 학생은 컴퓨터에 앉아 기사를 썼다.

♠ 26일 오전 9시 10분 이야기

고속버스를 타고 영광에서 서울로 향하고 있는 뉴스게릴라들. 그들을 인솔하고 있는 김명신 선생님을 핸드폰으로 연결했다.

선생님, 지금 어디 지나고 계세요?
- 대전을 막 지났어요.

고속도로는 어때요? 막히지는 않구요?
- 안 막혀요, 한산하네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셨겠어요?
- 7시 20분에, 학교운동장에서 45명이 모였어요. 인솔교사 두명을 합쳐서요.

분위기가 들떠있었겠어요?
- 썰렁했어요. 엊그저께, 기사를 좀 잘못 올렸던 것이 학교자체내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환영을 덜 받았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이 풀이 좀 죽었는지, 좀 썰렁했었어요.

지금 뉴스게릴라들은 뭐 하고 있나요?
- 노래불러요. 서울에 도착해서 오마이뉴스기자들게 노래선물한다고 노래연습하고 있어요.

오늘은 자유복장이지요?
- 예, 자유복장이에요. 다들 좋아합니다. 이제는 기분이 풀려서 너무 신나합니다.

다들 예쁘게 꾸미고 왔겠어요?
- 시골에서 서울간다면서, 촌티 안내려고 다들 꾸미긴 했는데, 제가 촌스럽다고 했더니, 다들 난리에요, 그래서 촌사람은 촌티가 나야한다고 했지요. 하하하!!!

서울을 처음 방문하는 게릴라들이 몇 명이나 되요?
- 몇 명이 되는게 아니라, 거의 다 처음일거에요. 처음 방문하는 서울이니, 오죽하겠어요.

이번 서울견학에서 게릴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게 있다면?
- 이번 견학이 그냥 견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는 곳곳마다 몸으로 마음속으로 체험하고, 많이 느끼고 배웠으면 좋겠네요. 또 무사히 견학을 재미있게 했으면 하고요.

알토란 아라치 오마이뉴스 편집국 오다!

장세영 기자 jsy7072@hanmail.net

2000년 5월 26일은 '알토란아라치'들이 1박 2일의 짧지만 긴 여정을 떠나는 날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꽤 피곤한 아침을 맞이하였겠지만 학교로 향하는 친구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역시나 지각생 친구들도 있었지만 우리들은 예정된 길을 떠납니다.

멀미를 하는 친구들은 곤혹스럽기만 하지만 노래방 기계로 우리들의 노래솜씨를 뽐내며 5시간으로 예상된 서울길의 지루함을 달래기로 하였습니다.

노래를 부르던 중 아라치들의 서울행에 적극 추진해 주신 오마이뉴스에 감사를 드리기 위하여 아라치들은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안치환님께서 부르신 노래를 선물하기로 하였습니다.

오후 12시쯤 서울에 도착한 알토란 아라치들은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로 점심을 해결하고 오마이뉴스 편집국을 견학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노순택기자의 설명을 들었고 알토란 아라치들은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등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견학을 마치고 경복궁으로 출발했고 다음 목적지인 대한매일신문사로 갔습니다.

대한매일신문사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인 동양화제 중앙연수원으로 갔습니다. 거기에서는 조성도,윤준혁, 윤은호등의 서울에 있는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들과 '교실붕괴'에 대한 좌담회를 열었습니다.

좌담회가 끝나고 아라치들끼리 '알토란아라치'가 앞으로 기사를 올려야 할 때의 유의점등을 토론했습니다.

천주희, 장세영 아라치는 친구들과 토론을 마치고 김명신 선생님과 토론한 내용을 분석, 앞으로 해야할일을 계획했습니다.

27일 아침 일찍 산책을 나갔다가 비가 와서 다시 되돌아 와서 선생님과 안마해주기, 몸풀기 등 아침체조를 했습니다.

체조 후 아침밥을 먹었고 8시 40분 연수원을 떠나 청와대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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