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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김미선/이병한/박수원 기자

2000년 총선시민연대(이하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곳이 바로 '22개 집중 낙선운동지역'이다.

총선연대는 지난 4월3일 86명의 낙선대상자를 발표하면서 그중 22개 집중낙선운동지역을 '콕 찍어' 발표했다. 22명에 담긴 의미는 '정면돌파'였다.

중앙 총선연대의 예상, 4 : 9 : 9

서울 중앙 총선연대는 투표 하루전날인 4월12일 현재 22개 집중 낙선운동지역의 선거결과를 '4:9:9'로 보고 있다.

낙선유력 4, 경합 9, 당선유력 9.

중앙 총선연대가 낙선이 유력하다고 보는 후보는 이건개(자민련, 경기도 구리), 이태섭(자민련, 경기도 수원장안), 김동주(민국당, 부산 해운대·기장을), 김운환(민주당, 해운대·기장갑) 후보이다.

경합중으로 보는 후보는 김중위(한나라당, 서울 강동을), 이종찬(민주당, 서울 종로), 이사철(한나라당, 경기 부천원미을), 이강희(민주당, 인천 남구을), 함종한(한나라당, 강원 원주), 한영수(자민련 충남 서산), 김윤환(민국당 경북 구미), 김태호(한나라당, 울산 중구), 한영애(민주당, 전남 보성·화순) 후보이다. 위에서 포함되지 않았던 나머지 9곳은 열심히 낙선운동을 펼쳤지만 지역 판세가 낙선대상자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낙선운동의 중요한 성패는 9곳의 경합지역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김중위, 이사철, 이강희 후보는 각각 총선연대 핵심 3인방인 박원순, 최열, 장원 대표가 '전담 마크맨'으로 활동했던 곳이고, 이종찬 후보가 출마한 종로는 총선연대의 사무실이 있는 곳이다. 이 네 지역은 4월10일 마지막으로 수도권 버스투어를 돌며 낙선운동에 총력을 기울였던 곳이다.

총선연대 이태호 국장은 22개 지역의 예상을 "자체 여론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각종 언론의 발표를 근거로 종합해본 결과"라며 신중함을 보이면서도 이제까지 활동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전체(86명) 낙선비율이 약 50%정도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중 수도권 지역의 낙선비율은 70,80%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 경합 또는 우세 지역이었던 22개 집중낙선운동 지역은 낙선 대상자가 당선되더라도 그리 큰 표차로 당선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지역은 대부분 낙선운동으로 5%에서 10%의 표를 끌어내렸다고 자체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앙이 아니라 지역의 예상은 어떨까.

수도권, 낙선운동 거센 바람

우선 경기지역을 살펴보자.
경기지역에서 집중낙선자로 거명된 후보들은 모두 15대 현역의원 출신이다. 이들 중 이건개(자민련,구리)후보와 이사철(한나라당, 부천원미을)후보는 당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리총선연대 문승원 사무국장은 "선거 초반에는 이건개 의원이 유리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낙선운동을 하면서 여론이 많이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나라당 전용원 의원이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사철 현역의원이 출마한 부천 원미을의 경우 이번 선거구 중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지역구. 4월 11일에는 총선시민연대와 물리적 충돌을 빚는 등 막판까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민주당쪽에서는 이 지역을 상대적 우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남양주에서 출마한 이성호 후보와 수원 장안에 출마한 이태섭 후보 낙선여부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앙총선연대에서는 낙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경기총선시민연대의 안명균 집행위원장의 견해는 좀 다르다.

"이성호 후보의 경우 주로 전화로 낙선운동을 전개했는데 4명 중 2명은 찍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러나 워낙 지지율이 높았기 때문에 낙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태섭 후보는 아주 박빙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허나 분명한 것은 떨어진다면 그것은 낙선운동의 영향이라는 거지요. 경기지역이 워낙 소지역주의 인데다가 보수성이 강해 투표장에 들어가 어떻게 표심이 바뀔지....."

한편 인천 지역의 이강희 현역의원은 당선이 유력했다가 중앙에서 집중낙선운동지역으로 선정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경합 열세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실제는 1000표 정도 앞서고 있다는 것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연대 관계자의 말이다. 항운노련 위원장 출신이라는 이점을 업고 있는 이강희 후보가 만약 낙선이 된다면 낙선운동 때문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듯.

영남 "낙선운동? 여기완 상관없다"

지역 바람이 거센 경상도 지역의 경우 낙선운동이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 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산지역의 경우 정형근 후보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해운대 기장을지역에 출마한 김동주 후보와 기장갑에 출마한 김운환 후보는 상대 후보에 비해 경합 열세이긴 하지만 이를 낙선운동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주에서 출마한 하순봉 후보와 마산 합포에 출마한 김호일 후보의 경우 지지율이 떨어졌긴 했지만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

울산은 김태호 후보가 송철호 후보에게 약간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아들 병역문제 때문이지 낙선운동과 함수관계가 그리 크지 않다고 이 지역 시민연대 관계자는 전했다. 상대적으로 울산 남구에 출마한 최명국 후보는 집중낙선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무관하게 지역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점이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한편 김윤환씨가 출마한 구미는 어떨가.
구미총선연대 관계자는 "낙선운동의 바람이 불었다"고 말한다. 물론 낙선운동이후 초반 분위기가 역전되는 듯 하다고.
물론, 아직까지는 당락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다만, 4월11일 한나라당 김성조후보를 일방적으로 비방하는 총선연대 명의의 불법유인물이 나돌았던 것을 보면, 현재 판세가 김윤환씨에게만 유리한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호남·강원 "분명히 영향이 있다", 충청 "글쎄…"

전라남도 보성·화순에서 출마한 한영애 후보와 해남·진도에서 나온 김봉호 후보는 낙선운동 바람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남 시민연대 임낙평 대변인의 분석이다.

"박주선 후보가 대안은 아니지만 어쨌든 한영애 후보는 당선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고, 김봉호 후보 역시 무소속인 이정일 후보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전북 임실완주에서 출마한 김태식 후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전북총선연대 이재규 사무국장은 "언론에서 경합열세로 분리하고 있는 데다 최근 지역대학 여론조사 결과 6:4 정도로 김태식 후보가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지수는 혼전이지만 김태식 후보가 상당히 곤욕스러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충남과 대전에서 출마한 한영수 후보와 이원범 후보의 경우 지역정서상 낙선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수 없었던 한계를 생각할 때 낙선운동과 무관하게 지역바람이 선거에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충북 청원에서 출마한 신경식 후보의 경우 지역이 농촌이라는 한계로 낙선운동의 효과에 자신하기는 힘든 상황. 민주당 정종택 후보와 격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당락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원주 함종한 후보는 오차 범위내에서 이창복 민주당 후보와 박우순 자민련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초기 여론조사결과 10%이상 앞섰던 것에 비하면 낙선운동이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주 총선연대 김영화 집행위원장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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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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