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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와 세계은행의 기능에 대한 비판이 미 의회를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시민단체들이 이번 4월 중순 워싱턴에서 열릴 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겨냥,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어 주시되고 있다.

이는 특히 지난해 말 시애틀에서 열렸던 반 WTO 시위가 WTO 회의에 결정적인 제동을 걸고, 세계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를 깊게 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시민운동의 연합조직인 <지구촌의 정의를 위한 운동 The Mobilization for Global Justice>은 오는 4월 16일에서 17일까지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IMF와 세계은행의 연차총회를 목표물로 하여 노동, 인권, 환경, 종교단체 등이 총망라된 상태에서 이 운동을 펼칠 것을 공표했다.

이 연합조직은 이번 반 IMF-세계은행 시민운동에는 각종 시위와 대중교육, 길거리 연극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철저히 비폭력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비폭력 원칙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자신들이 책임질 수 없는 사항이며, 이는 매일 세계의 가난한 민중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대규모 자본들의 책임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 시민운동조직들은 지난해 시애틀에서 가졌던 반 WTO 시위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이로써 세계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에 대하여 상당한 정도로 지구촌적 이해를 심화시켰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이번 워싱턴의 반 IMF와 세계은행 시위도 그에 못지 않은 운동의 효과를 결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IMF와 세계은행의 정책이 세계의 가난한 나라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를 착취하고 더욱 빈곤의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으며, 환경을 매우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시민운동 조직들은 IMF와 세계은행 두 기관이 다국적 투기자본과 깊은 결탁을 통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유린하고 환경에 대한 보호막을 철거했으며 이로써 이들 다국적 투기자본의 이익만 챙기고 앞세웠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 기관은 외환위기에 빠진 나라들의 구조조정을 명분으로 하여 교육과 건강 등 사회 복지적 예산지출을 삭감했고 그로써 이들 나라의 사회안전망을 위협했고 국가적 미래의 주요부분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IMF는 지난 1997년과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외환안정을 앞세워 엄청나게 높은 고금리 정책을 강제하여 결국 다국적 투기자본의 배만 불리웠다는 것이다.

이들 시민운동가들은 IMF와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들이나 빈국들, 또는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들에게 개방정책을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데 이 개방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묻고 있다.

결국 그 나라의 경제를 개방하라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적 자생력을 무장해제하고 훨씬 자본력이 강한 국제금융자본의 이익이 그 경제를 지배하는 기회를 갖기 위한 것이 아닌가하는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운동단체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IMF와 세계은행이 주장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은 개방을 앞세워 종국적으로는 다국적 자본이 이들 나라에 침투, 제국주의적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여 이들 IMF와 세계은행, 두 기구가 하는 기본적인 역할이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체제, 즉 각 민족국가의 견제를 받지 않는 투기적 금융자본의 이해를 최우선으로 앞세우고 그로써 민중들의 삶은 저버려지는 사태에 직면하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애틀의 반 WTO 시위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지구촌적 규모의 저항이 표출된 것이라고 한다면, 이번 워싱턴 반 IMF-세계은행 시위는 바로 그러한 저항이 보다 정리된 차원에서 2000년대의 세계를 이끌어갈 방향을 제시하는 사태라고 하겠다.

이러한 흐름에 대하여 한국정치는 무지해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어떤 세계적 변화가 일고 있는지, 이를 나라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고 접근해 나가야할지 깊이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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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기자는 경희대 교수를 역임, 현재 조선학, 생태문명, 정치윤리, 세계문명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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