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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민들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은퇴 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행위에 대해 무조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으나 대통령까지 하신 분이 중요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오히려 정치적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 분이 입을 여는 것은 결국 현 정권에 대한 혹독한 비판이다.

부산사람들은 김대중정권이 들어선 후 부산 경제가 망쳐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부산이 낳은 인재들이 김 정권에 의해서 전부 배제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판에 언론도, 한나라당 국회의원도 강력한 비판을 내지 못하고 있는 판에 김 전 대통령이 부산시민의 정서를 대변했다. 그래서 '과연 김영삼이니까'라고들 말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상대는 김영삼 전 대통령밖에 없다는 심정이다."

- 얼마전 김대중 대통령을 '괴수중의 괴수'라고 표현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는데.

"언론이 잘못 전한 것이다. 내가 영도다리 발언을 한 이후, 모든 언론이 김윤환 씨의 대구발언과 함께 내가 지역감정 조장자인 것처럼 보도를 했다. 지역감정 발언을 한 일도 없고 만약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범죄가 될 수는 없다. 만약 지역감정을 범죄로 인정해서 처벌한다면 지역감정 정치의 최고 책임자는 김대통령이다. 형법상의 용어로 표현한다면 범죄에서 최고 책임자를 수괴라고 한다.

그래서 지역감정정치의 수괴가 김대중 대통령이고 다음 책임자는 김종필 씨라는 의미로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지금도 지역편중 인사정치를 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하야운동이라도 해야 한다. 나는 '지역감정 정치의 수괴'라고 했지 괴수라고 표현한 적은 없다."

- 지역편중 인사가 우리 정치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김광일 최고위원은 김대중 정권의 편중인사를 지적해왔는데 김영삼 정권 때도 편중인사가 있지 않았나

"이른바 경상도 정권이 30년 계속 집권해왔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상도 사람이 중용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영삼 정권 때는 그런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제1대 국무총리를 호남사람으로, 대법원장도 호남사람으로 뽑았다. 마지막 총리도 호남사람이었고 마지막 검찰총장도 호남사람이었다.

능력있는 사람이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썼다. 그런데 지금 김대중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 호남에 갑자기 그렇게 인재가 많아졌나. 갑자기 호남인재들이 중요해지고, 다용(多用)되는 반면에 다른 인재는 거의 다 도태돼 버렸다"

- 지역감정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민감한 문제인데, 얼마전 텔레비젼 토론에서 "지역감정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는데.

"지역감정에도 좋은 것과 악용하는 것이 있다. 자기 지역을 사랑하고 힘을 모으자는 것은 좋은 지역감정이다. 또한 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해서 정치적 지지를 넓혀서 중요한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역감정의 나쁜 면은 '우리동네 사람이 저쪽 동네 사람보다도 훨씬 자격이 미달하는데 우리사람이니까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이 영남정권 30년때 편중인사가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호남사람으로 유능한 사람은 거의 다 기용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상도 정권이었다는 것때문에 호남사람들이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지역이 정권을 잡아보자는 의식이 발로했다고 본다. 그것이 김대중 씨를 대통령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지역적 피해의식 말이다"

-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부산시민이 단결해서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외치는 것도 지역적 피해의식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후 다른 지역에 대해 공평한 정치를 했으면 나쁜 지역감정이 안 일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집권후 경상도 쪽이 경제와 인재 등용 쪽에서 불공평한 대접을 받았다. 이 부분은 말하나마나 자연히 표현되는 것이다. 굳이 선동하거나 일깨울 필요도 없는 것이다."

- 3월5일 지구당 창당대회때 "이번 선거에서 지면 영도다리에서 빠져 죽자"는 말을 했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것이 언론에 와전된 것이다. 정말 이것은 언론이 잘못한 거다. 정확하게 뭐라고 했느냐면,

'민국당이 과연 성공할 것인가에 대한 세론중에는 (지도부에) 대가리 큰 사람들이 많아서 서로 의견다툼으로 당이 안될거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대가리 큰 사람들도 이번에 이 정치 실험이 마지막이다. 이기택 씨나 신상우씨, 김윤환씨, 박찬종씨 다 마찬가지다. 그 사람들 이번 정치실험이 성공을 안하면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 당연히 영도다리에 빠져 죽어야 한다.

이런 의미로 이야기한 것이다. 즉 지도부의 책임론을 이야기한 것이다. 부산시민들더러 빠져 죽자고 한 것이 절대 아니다. 그런데 언론이 잘못 이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 문제를 언론에 해명하니까 이번에는 언론이 '치고 빠지기다'라고 하더라.

나는 언론의 피해자다. 나는 합리주의자이면서 균형잡힌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보도로 인해 전국의 사람들이 나를 '막가는 놈'이라고 인식하게 됐다. 이건 바로 잡아줘야 한다."

(김광일 최고위원 측은 그 문제의 발언을 담은 비디오 테입을 틀어줬다. 문맥상 김광일 최고위원의 주장처럼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는 말은 지도부 책임론의 일환으로 언급되었다.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그런 자극적 표현을 쓴 것 자체가 현장의 기자들에게, 청중들에게는 지역감정 충동으로 보일 수도 있었으리라.)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를텐데, 왜 하필 영도다리에서 빠져 죽자는 건가.

"옛날부터 그 다리에서 사람들이 많이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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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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