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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연대 파이팅"

실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였다. 강동·송파 총선연대가 준비한 '부패무능 정치인 퇴출을 위한 자전거 대행진' 행사중 버스에 타고 있던 시민이 외친 말이었다.

한 명이 아니었다. 어떤 택시기사는 경적을 울려 동감을 표시했고 자가용 운전자는 차창을 내리고 엄지를 들어 보였다.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시민들이 스스로 부패무능 정치인 퇴출운동을 이렇게도 강위력하게 해낼지.

오후 2시. 둔촌아파트내 둔촌종합상가 앞 얼마되지 않은 공간에 자전거를 앞세우고 자전거 투어단이 모였다. 자전거 뒤에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 글자로 '바꿔! 부패무능 정치인'이 새겨진 깃발이 잔잔하게 날리고 있었다. 김경호(강남 향린교회 목회자)총선연대 공동대표의 출발에 앞선 '유권자의 혁명으로 민주정치 일궈내자'는 짧은 연설 후 자전거는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선두는 오재수 정책기획팀장의 스쿠터.
헬멧을 써 다소 희극적인 모습과 스쿠터 뒷자리에 소형 오디오와 확성기에 마이크를 달아 유리테이프로 칭칭 감은 인상이 전체적으로 시골 약장수같은 이미지를 연출해 시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동 경로는 둔촌상가-길동사거리-영파여고-강동경찰서-둔촌상가.
하지만 좋은 반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40대 아줌마는 "당신들 이렇게 하는 게 결국 누구를 이롭게 하는 것이냐? 그것만 말해봐라"고 말했다.

이번 자전거 대행진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총선연대 활동에 대학생이 처음으로 같이했다는 사실이다. '건국대 총선연대를 지지하는 학생들의 모임'은 이번 총선과 관련, 지역과 연대하기로 하고 이후 강동송파 총선연대의 활동에 지속적으로 함께 할 계획이다.

"김중위가 그렇게 문제있는 사람인 줄 몰랐어요. 제가 열일곱살때까지 이 지역에서 살았는데, 지금까지도 국회의원하면 언제나 웃는 얼굴로 시민들에게 악수하고..뭐 좋은 일하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거든요. 참 이렇게 속고 살았다는 사실에 대해 원통하기까지 해요. 참 잘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건국대 생물학과 2학년 이양우 학생의 말이다.

"저는 첨에 자전거 대행진 한다길래, 수천의 사람들이 노란색 엘로카드들고 팔차선 거리를 온통 누비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와서보니 한 삼십명 가량이네요. 언론에 의해 총선연대의 활동이 과대포장된 것 같애요. 지역으로 와서보니까 협소하기 그지 없어요.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건국대 경영학과 2학년 이동만 학생의 말이다.

"숫자가 30명 정도인 것보고 실망했는데, 시민들의 반응을 보니까 신나더라구요. 역사의 흐름이 이런거구나 몸소 체험했습니다."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2학년 김광철 학생의 말이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대학생의 결합과 총선연대의 참신한 대시민 행사로 이 지역에서 유권자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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