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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 미 국방부장관은 베트남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동남아시아 연합인 ASEAN이 중국을 견제할 집단적인 지렛대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 미국의 대 중국 포위전략의 일단을 내보였다.

베트남전쟁 이후 관계가 끊어졌던 미-베트남 양국은 1995년 외교관계가 정리된 이래 관계개선을 모색해왔는데, 이번 방문은 베트남 전쟁 종료 25주년을 기념하는 베트남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작업이다.

미국은 베트남이 향후 ASEAN 국가의 하나로서 중국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강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국제적 역할이 ASEAN을 통해서 추진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중국과 베트남은 우호적인 관계에 있지 않으며, 따라서 미국은 이러한 관계를 이용하여 동남아시아에서의 중국의 힘을 견제하는 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하겠다.

코헨 미 국방부장관은 중국이 나라의 규모나 발전의 속도로 볼 때에 향후 세계적인 패권국가로서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견제의 역할을 감당할 만한 지렛대가 없을 경우에 베트남은 어려운 처지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암시한 것이다.

미국내 정치에서도 중국 로비설, 수사대상이 될 정도로 경계론 만만치 않아

코헨 미 국방부장관의 이러한 베트남 발언은 현재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강화와 국가적 역량의 발전에 대하여 어떤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국제적 대응의 체계를 마련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여러 가지 차원에서 상호 견제의 강도를 높이고있으며 특히 미국 내 보수세력들의 대중국 강경책의 수위는 날로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여 미국내 정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강화의 조짐에 대한 경계론도 만만치 않아 정치자금에 대한 이른바 <중국 로비설>이 만만치 않게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방수사당국의 수사도 강력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들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의 정치적 활동과 위상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미국의 이러한 대 중국 포위전략이 향후 베트남을 비롯한 ASEAN 국가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정책적으로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자신들의 이웃에 대강국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을 주어 역으로 미국을 지렛대로 하여 대중국 정책의 견제세력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서로가 서로를 중국을 축으로 놓고 이용하는 셈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이 미국의 요구처럼 중국과 적대관계를 가지거나 또는 대립적 긴장을 가질 가능성은 아무래도 낮다. 중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가지지 않고서는 동남아시아의 국제정세가 안정되기 어렵고, 중국 화교의 영향력에 더하여 이들의 경제적 출구 또한 이로써 마련된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를 견제력으로 활용하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코헨 미 국방부장관, 한국방문시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 주시

그러한 상황하에서도 미국이 베트남을 이러한 정책에 활용하려고 드는 것은 이들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중국과 가장 적대적인 역사적 경험을 한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라는 점때문일 것이다.

베트남이 미국과의 전쟁을 통해 나라가 파괴되고 심각한 후유증을 여전히 앓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진척시킨 이유는 중국에 대한 부담을 덜고 경제적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현실에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이러한 베트남의 현실적 어려움을 조건으로 하여 자신의 대 중국 정책을 실현하려고 드는 것이라고 하겠다.

코헨 미 국방부장관은 곧이어 한국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는 또 어떤 미국의 동북아 정책의 구상을 내보일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계론과 북한에 대한 경계론을 아울러 내세우면서 한국의 무장력 강화에 힘을 더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전망되는 바이다.

미국이 자신의 패권적 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국가적 운명을 좌우하려 드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가 있다. 미국과 중국간의 패권투쟁을 비롯하여, 우리 민족의 남북관계가 미국의 대외정책에 종속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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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기자는 경희대 교수를 역임, 현재 조선학, 생태문명, 정치윤리, 세계문명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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