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 '민주노동당 아무갭니다'하고 인사를 하면 '민주당이요?'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조선노동당이요?'하고 놀라는 분들까지 있어요."
민주노동당 금천지구당 최규엽 위원장이 9일 KBS 항의집회에서 언론이 민주노동당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음을 빗대고 한 말이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9일 오전 10시 KBS 본관 앞에서 KBS의 총선보도 행태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20여 명의 민주노동당 당직자와 당원이 참여한 이날 집회에서 이들은 KBS가 '보수정당들의 지역주의 행태를 그대로 쫓음으로써 지역감정을 악화시키고,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민주노동당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공영방송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BS는 지난 1월 30일 민주노동당 창당 대회 소식을 '간추린소식'을 통해 19초간 보도하는 등 민주노동당 보도에 인색한 태도를 보였다. 또 지난 2월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가 발표한 방송모니터보고서에 따르면 KBS는 민주노동당을 아예 배제하는 듯한 보도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월 20일 민국당 관련 보도에서 "당초 여야 3당간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던 이번 총선구도가 헝클어지고 있다"며 선거구도를 '3당+신당'으로 제한하는가 하면 2월 23일 권영길 대표의 창원을 출마 소식을 '간추린 소식'에서 짧게 다루고, 25일 이문옥 감사관의 입당 소식은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보도 경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언론계 전반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KBS가 준조세인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임을 고려할 때 비판의 첫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규탄연설에 나선 민주노동당 관악을지구당 신장식 위원장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옛 이야기에서는 대나무 숲이 민중에게 진실을 알려줬다. 엄청난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가 지역주의나 조장하면서 국민에게 진실을 전하는 역할을 못하면 민중의 답답함을 풀어준 대나무 숲보다 못하다"면서 KBS의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이선희 대변인은 "그동안 KB S측에 세 차례의 공문과 두 차례의 방문을 통해 항의의 뜻을 전달한 바 있다"면서 "이 때 KBS 보도제작국장은 현실적으로 국민들이 민국당 출현에 많은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이를 주요하게 다뤘으며 민주노동당 보도에 소홀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현실적으로 변한 것이 없어 항의집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측은 또 유권자들이 각 당의 정책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토론프로그램의 제작을 요청했으나 KBS 측은 민주노동당의 참여시 타 정당들의 출연자 섭외가 어렵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KBS에 대한 항의가 단지 "우리 당을 좀 잘 봐달라는 차원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라는 뜻"임을 확인하고 KBS가 계속 보수 정치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르면서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확산시킬 경우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집회를 지켜본 KBS 노조의 한 관계자는 "KBS가 공영방송인 만큼 보도에서 소외되고 있는 정당이나 언론을 감시하는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항의 표시가 언론계 전반에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짧은 취재후기> 민주노동당의 비판으로부터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운가....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