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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오후 1시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인디벤드의 록(rock) 공연이 펼쳐졌다. 하지만 일반적인 록 공연이 아니다. 그들을 둘러싼 프래카드의 문구가 그 비밀을 풀어준다.

"예산낭비 방지하는 부패 방지법 제정하라" "멀쩡한 보도블럭 이제 그만 갈자" 등 보통 집회에서 보지 못한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

이들은 함께하는 시민행동, 환경정의시민연대, 녹색교통등 전국 30여 시민단체로 구성된 '예산감시네트워크' 출범식에 참가한 회원들이다. 그리고 오늘은 '예산감시네트워크'의 출범식과 최초의 납세자대회를 갖는 날이다.

예산감시 네트워크 윤영진 대표는 "최초의 공식 '납세자의 날'을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의 날'로 바꾸자"며 "이제 재정민주주의의 제정주권은 납세자인 국민에게 있으며, 국민 모두가 수동적인 객체에서 능동적인 주체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앞으로 자문 변호사들로 납세자 소송지원단을 구성, 예산낭비 공무원에 대한 구상권 청구와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등을 통해 예산낭비를 방지할 계획이다.

또한 예산감시 제보전화(전국 공동 1588-0098)와 인터넷 홈페이지(www.0098.or.kr)를 개설해 세무 관련 공무원들의 금픔수수 및 예산낭비 행위, 공금횡령, 유용 등 회계 부정 사례등을 제보 받아 공개키로 했다.

오늘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3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록 공연뿐만 아니라 스티커 예산낭비 여론조사와 만화피켓 거리전시회, 시민이 함께하는 현수막 그리기, 재즈댄스 공연, 각 단체의 깃발로 국세청 둘러싸기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참여하는 시민이 적어 그 취지가 퇴색되었다는 지적이다.

김영진씨(34 회사원)는 "지나가다 들렸는데 기자만 많고, 시민은 없었다"며 "납세자의 날이 시민축제로 거듭나려면 주최측에서 언론 플레이만 하지말고 시민이 직접 참여 할 수 있게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국세청 건물을 지역단체의 깃발로 둘러싸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려 했으나 시민들의 호응 부족으로 20여명의 관계자들이 만화피켓을 들고 국세청 정문을 가리는 정도의 퍼포먼스로 그쳐야 했다.

이에대해 한관계자는 "어쩔수없는 일이다. 보통 이런 행사가 언론플레이를 위해 하는 것 아니냐"고 어려운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같은 시간 세종문화회관에선 박태준(朴泰俊) 국무총리,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 장관, 김상하(金相廈)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 4단체장, 시민단체 대표 등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4회 납세자의 날' 행사를 갖고 2개 세무관서와 모범납세자 및 유공공무원 등 455명에게 훈장 및 표창을 수여했다.

이날 행사에서 인기 탤런트 겸 영화배우 고소영(高素榮)씨가 지난해 5억800만원의 소득을 신고, 1억8천900만원의 세금을 내 모법 납세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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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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