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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재현 행사 행렬은 강경읍 홍교리 살던 구순오 집터까지 이어졌다. 구순오 집터는 김대건 신부가 강경 도착 후 약 한 달 여간 머물던 곳이다.
이날 재현 행사 행렬은 강경읍 홍교리 살던 구순오 집터까지 이어졌다. 구순오 집터는 김대건 신부가 강경 도착 후 약 한 달 여간 머물던 곳이다. ⓒ 강경성당

지난 12일 오후 6시 경. 어둑해질 무렵 금강 둔치아래 옛 나루터 자리인 등대 주변에 조선시대 평민, 상인 복장의 사람들 100여 명이 모여 들었다.

강경지역 두레 농악팀 20여 명이 선도하고 '김대건신부 강경 오신 날'이라 쓰여진 대형 깃발과 김대건 신부의 대형 사진이 뒤따랐다.

김대건 신부, 페레올 신부, 다블뤼 신부와 평민과 상인들이 만든 행렬은 강경읍 홍교리 살던 구순오 집터까지 이어져 특별미사를 봉헌했다. 구순오 집터는 김대건 신부가 강경 도착 후 약 한 달 여간 머물던 곳이다.

이날 행렬 행사는 1845년 10월 12일 강경에 도착한 김대건 신부 일행을 강경 신자들이 마중하고 첫 미사를 올리기까지 과정을 재현한 것이었다.

 ‘김대건신부 강경 오신 날’이라고 새긴 대형 깃발과 김대건 신부의 대형 사진이 뒤 따랐다. 179년 전 김대선 신부가 강경에 오신 그 날의 모습과 첫 미사를 올리기까지 과정을 재현한 것이다.
‘김대건신부 강경 오신 날’이라고 새긴 대형 깃발과 김대건 신부의 대형 사진이 뒤 따랐다. 179년 전 김대선 신부가 강경에 오신 그 날의 모습과 첫 미사를 올리기까지 과정을 재현한 것이다. ⓒ 강경성당

이날 행사를 기획한 강경성당 오세현 사목회장은 "그동안 10월 12일마다 신자들이 행진을 하고 특별미사를 올렸지만 올해는 특별히 많은 신자들과 주민이 참가했고, 조선시대 의상까지 마련하여 그날의 기쁨을 더욱 실감 있게 재현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1845라파엘' 공연은 8시에 시작됐다,

'격동50년', '불명의 이순신' 등 유명 프로그램에서 묵직한 음성을 자랑해 온 mbc성우 김종성씨가 묵직한 음성으로 "나는 김대건입니다"로 시작된 공연은 김대건 신부가 179년 만에 강경에 돌아와 그 당시를 회고하는 줄거리로 꾸며졌다. 상하이 금가항 성당에서 서품을 받고 '라파엘호'를 타고 제주를 거쳐 강경에 도착 후 첫 미사를 올리기까지의 과정이 담담하게 담겨 있었다.

 179년 전 김대선 신부가 강경에 오신 그 날의 모습과 첫 미사를 올리기까지 과정을 재현한 참가자들이 강경 둔치에 모여 있다.
179년 전 김대선 신부가 강경에 오신 그 날의 모습과 첫 미사를 올리기까지 과정을 재현한 참가자들이 강경 둔치에 모여 있다. ⓒ 강경성당

이야기 도중 곳곳에서 10여 곡의 성가들이 강경상당 성가대와 CPBC앙상블의 현악 4중주에 의해 연주되었으며, 연기자로는 대전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는 권영국, 신현지, 정선호씨 등 기성 연극배우와 강경성당 신자들이 참여하여 나름 웅장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이번 공연은 실경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성당 경내에 영화 <탄생>의 소품으로 사용된 라파엘호 목선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 배를 활용한 점이 특이했다. 강경 성당의 환경이 아니라면 구현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커다란 두 개의 돛대 사이에 대형 스크린이 자리하고, 배 위에는 연기자들이, 배 아래에 성가대, 그리고 그 밑에 CPBC오케스트라 앙상블의 현악4중주단이 자리해서 얼핏 대형 제단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 공연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려 의미를 더했다.

아래는 행사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조수연( 방송작가, 공연연출가)와 17일 나눈 인터부 요지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845라파엘’ 공연이었다. 엠비씨(mbc)성우 김종성씨의 '나는 김대건입니다'로 시작된 공연은 김대건 신부가 강경에 돌아와 당시를 회고하는 줄거리로 꾸며졌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845라파엘’ 공연이었다. 엠비씨(mbc)성우 김종성씨의 '나는 김대건입니다'로 시작된 공연은 김대건 신부가 강경에 돌아와 당시를 회고하는 줄거리로 꾸며졌다. ⓒ 강경성당

- 공연의 내용은?

"1845년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신부 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가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서해바다를 건너 강경에 도착한 뒤, 첫 미사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 공연에서 강조한 점은?

"강경성당과 김대건 신부의 관계를 대중적으로 알리자는 게 첫 번째 목표였고, 강경지역의 고유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김대건 신부는 단순한 종교인, 가톨릭이란 종교 안에만 가둘 수 없는 인물이다. 조선인으로선 처음 서양 언어를 익히고 체계적인 서양 교육을 받았으며 선각자고 모험가였다. 그런 위인이 강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1845라파엘’ 공연이었다. 강경성당 성가대와 CPBC앙상블의 현악 4중주, 대전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는 권영국, 신현지, 정선호 씨 등 기성 연극배우와 강경성당 신자들도 공연에 참여했다.
‘1845라파엘’ 공연이었다. 강경성당 성가대와 CPBC앙상블의 현악 4중주, 대전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는 권영국, 신현지, 정선호 씨 등 기성 연극배우와 강경성당 신자들도 공연에 참여했다. ⓒ 강경성당

- 이번 축제가 강경콘텐츠란 점이 눈에 띠는데?

"에코 뮤지엄이란 개념이 있다. 전통적인 박물관과는 달리 특정 지역 생활문화와 자연이나 유물 가치의 지역을 관리하고 육성하는 야외 박물관이다.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이나 일본에서 자치단체와 지역 활동가들이 마을 만들기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오늘날 강경에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강경엔 근대 건축물들이 곳곳에 있지만 간헐적으로 외지 방문객들이 사진이나 찍고 갈 뿐, 1년 내내 거의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강경이 가진 근대 유산들을 잘 쓸고 닦아서 빛나는 보석으로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강경#김대건#공연#김대건신부강경오신날#강경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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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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