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의 A초등학교에서는 2024 아동 인권 당사자 모니터링단이 교칙 관련 주제를 선정한 후 모니터링 활동을 계획 및 실행했다(2024 아동인권 당사자 모니터링단 LENS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아동단체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사업으로 아동이 아동의 관점에서 직접 주변의 아동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활동). 먼저 6학년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교칙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평소 학교 쉬는 시간 관련 교칙 이해 부족과 미준수로 아동의 쉴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문제 해결을 위해 교칙 준수에 대한 포스터를 제작하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한 학교 교칙 교육과 점검표 시행을 제안하는 건의서를 작성했다.

모니터링단이 정한 주제는 '교칙을 준수해 쉬는 시간을 보장해 주세요'다.

지난 6월 10일 사전 회의에선 단원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던 이야기는 쉬는 시간 관련 아동 인권 침해를 다룬 것이었다. 그 중 '교사가 임의로 쉬는 시간을 중단하여 조용히 의자에만 앉아있었다'는 사례가 있었다. 또 수업 시간을 초과하여 쉬는 시간까지 수업받았던 일, 정규 교육과정 외의 과제를 하는 데 쉬는 시간을 사용할 수밖에 없던 경우 등도 있었다.

쉬는 시간이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학교 규정은 어떻게 돼 있는지 한 번 찾아보았다. 해당 초등학교의 학생 생활 규정에는 휴식 시간을 다룬 조항이 이미 존재했다.

'학교는 휴식 시간에 학생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해진 교육과정 이외의 활동을 학생 또는 보호자의 동의 없이 진행하여 학생의 휴식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즉, 교칙이 있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교칙을 잘 알고, 준수하여 아동의 쉬는 시간을 보호하고자 해당 주제를 목표하게 되었다.

모니터링단은 이 문제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생각이 궁금해 6학년 담임 교사 8명과 5~6학년 학생 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학생 생활 규정을 모두 잘 알고 있다'라는 문항에 '그렇지 않다'라고 답한 교사는 8명 중 5명이었다. 답변한 담임 교사 8명 모두는 '쉬는 시간을 강제로 종료한 경험이 있다'라고 답했다.

5, 6학년 학생들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참여 학생 25명 중 10명이 '학교에서 학생 생활 규정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라고 느꼈다. '쉬는 시간이 강제적으로 종료되거나 방해받은 경험이 있다'라고 답한 학생은 절반을 넘어 14명이었다. '쉬는 시간이 강제적으로 종료되거나 방해받았던 이유' 공동 1위는 '수업이 늦게 끝나거나 일찍 시작함'과 '교사가 쉬는 시간을 강제로 종료함'이 9명이었고, '쉬는 시간에 부여받은 과제'가 3명으로 뒤따랐다.

설문조사 후, 모니터링단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교칙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꼽았다. 해결 방안으로 교사와 학생들의 인식개선, 교육, 행동 점검을 꼽았다.

 캠페인 포스터 모니터링단이 캠페인을 위해 직접 제작한 포스터이다.
캠페인 포스터 모니터링단이 캠페인을 위해 직접 제작한 포스터이다. ⓒ 서울 권역 모니터링단 1조

이에 따라 지난 10월 8일, 모니터링단은 '교칙을 준수해서 쉬는 시간을 지켜주세요', '아동의 쉴 권리, 교칙을 잘 알고 아동의 쉴 권리를 지켜주세요'를 표어로 하는 포스터를 제작하여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을 지켜본 김민준(가명·12) 군은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 잘 보장되지 않아 속상했는데 포스터로 우리 학교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하다. 응원한다"고 말했다. 교사 한지원(가명·38)씨는 "학생들이 기존의 쉬는 시간에 불만을 느끼는지 잘 몰랐다"며 "학생들의 쉬는 시간 보장을 위해 신경 쓰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모니터링단은 교장에게 건의서를 제출했다. 교칙에 대한 교육과 점검표를 그 내용으로 했다.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정기적인 교칙 교육과 함께 질의응답 절차를 추가하고, 학생들이 교사의 학급 운영을 점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목적은 교사와 학생의 규칙 이해 및 준수로 학생들의 쉬는 시간을 보장하기 위함이었다. 교장은 "교칙에 대한 교육을 이미 하고 있으나, 추가로 쉬는 시간에 관한 내용도 교육하겠다"라며 "점검표를 만들어 교사의 학급 운영 방식을 점검하는 것을 교사들에게 안내하는 건 가능하지만, 곧바로 점검표를 사용하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오리온(가명·12세) 군은 "교칙 교육을 받는다면 유익하고 재밌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강승후(12) 외 8명이 함께 작성했습니다.


#아동인권#쉴권리#쉬는시간#초등학생#2024아동인권당사자모니터링LEN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서울 문래초등학교, 2024 아동인권 당사자 모니터링 "LENS"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