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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투표 안내문과 선거공보 우편물 봉투 앞뒷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투표 안내문과 선거공보 우편물 봉투 앞뒷면 ⓒ 곽규현

다가오는 10월 16일은 2024년 하반기 재·보궐선거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 금정구에서도 구청장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전임 구청장이 임기 중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며칠 전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투표 안내문과 선거공보를 우편물로 받았다. 투표에 관한 상세한 안내문과 함께 주요 정당에서 공천받은 3명의 후보에 대한 책자형 선거공보가 들어 있었다. 지난 4월에 실시한 국회의원 선거 때와 거의 유사한 선거공보라서, 이번 선거가 구청장 선거인지, 국회의원 선거인지 잠시 머릿속이 헷갈렸다.

전국적인 이목이 쏠린 기초단체장 보궐선거

정치권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공천을 한 여야 정당의 대표가 부산 금정구를 찾아 자당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전을 펼치며 전국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당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최근 심상치 않은 지역 여론 때문인지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여당 후보를 당선시켜 전통적인 '보수 텃밭'을 지키겠다고 안간힘을 쓴다.

야당은 후보 단일화까지 성사시키면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정권 심판을 내세우며 정부 여당에 실망한 표심을 잡으려고 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야 모두 단순히 기초단체장 한 명을 뽑는 선거 이상의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전국 단위 선거도 아니고 국회의원 선거도 아닌, 전임 구청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기초 지자체장 보궐선거에 이렇게까지 당력을 쏟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산적한 국가적인 현안도 한둘이 아니며, 국민들의 삶도 어려워지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 유력 정당들이 이토록 힘을 쏟는다는 게 지역 유권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여야가 머리 맞대고 나랏일 논의하기도 빠듯한 판에 너무 지엽적인 일에 매달려 힘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 두 명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 두 명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곽규현

어쨌거나 이번 구청장 선거도 지난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여야 거대 양당 후보가 2파전을 벌이게 됐다. 처음에는 3명의 후보가 나오고 3명의 후보 선거공보도 받았으나, 야권의 후보 단일화로 2명의 후보로 좁혀졌다.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진보 야당 후보가 당선되려면 복수의 야권 후보는 선거 전략상 단일화가 꼭 필요할 수도 있음을 이해한다. 그럼에도 유권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아쉬움이 있긴 하다. 후보가 난립하는 것도 선택에 어려움이 있지만, 양자택일로 좁혀지는 상황도 썩 달갑지는 않은 것이다. 특히나 단일화로 사퇴하게 된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투표할 마음마저 사라질 수도 있다.

지역 현안 해결하기 위한 공약 실천 노력을

기초단체장 선거는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일선 행정기관을 이끌어갈 책임자를 뽑는 선거다. 지역의 어려움과 지역 현안을 잘 알고, 그런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면서 주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인물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

날로 쇠퇴해 가는 지역의 실정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인구는 줄어들고 지역 상권은 침체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고 있다. 지역 내 대학이 4개나 있음에도 생동감 넘치는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중앙 정치의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지만, 자칫 정치적인 이슈가 지나치게 부각되어 지역 문제를 다루는 데 소홀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지역을 살리겠다고 그럴듯한 지역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당선되고 나서는 얼마나 실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중앙 정치무대에서 나랏일을 하면서도 지역 현안을 챙기고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은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자신이 선거에서 약속한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특히 기초단체장은 행정 일선에서 주민들의 불편 사항이 무엇인지 직접 생활 현장으로 뛰어들어 살피면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역 발전 가져올 적임자 선출에 동참을

 사전투표소 안내 표지와 사전 투표를 한 필자의 인증 사진
사전투표소 안내 표지와 사전 투표를 한 필자의 인증 사진 ⓒ 곽규현

선거에서 어떤 사람을 대표자로 선출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달라지고 주민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그만큼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별생각 없이 지역 정서에 묻어가거나 연고주의에만 편승해 투표한다면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되돌아온다. 객관적인 정보와 과거의 업적을 살펴보고, 후보의 공약과 함께 인물의 됨됨이를 따져서 현명하게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사전 투표를 했다. 토요일이지만 유권자의 투표 행렬이 꾸준히 이어졌다. 아직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지역 유권자들도 자신이 가진 선거권을 포기하거나 가볍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며칠 남지 않은 10월 16일 투표일에 신성한 한 표를 소신껏 행사해 지역 발전을 가져올 적임자를 뽑아야 하지 않을까.

#기초단체장보궐선거#구청장보궐선거#선거유세#현명한투표#공약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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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삶과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가끔 글로 표현합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살맛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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