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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유점길 회장.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유점길 회장. ⓒ 윤성효

70년 동안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온 어부는 "녹조가 생겨서 물고기조차 살 수 없는 물이 되어 있다"라며 보 수문 개방을 간절히 호소했다.

낙동강네트워크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야당들로 구성된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가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에서 연 '낙동강 녹조재난' 기자회견에서 유점길(79) 한국어촌사랑협회 회장이 발언해 관심을 모았다.

유 회장은 "낙동강에서 고기 잡는 어부로 평생 살았다. 하굿둑을 막고 4대강사업을 하고 난 뒤에는 말이 낙동강이지 어민들은 호수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녹조가 생겨서 부산시민이나 경남도민이 먹는 물이 문제가 아니고, 고기조차 살 수 없는 물이 되어 있다"라며 "70년 가까이 어업을 해오는데, 근간에 와서는 0.01%도 토종 고기가 없고 99.99%는 외래종이다"라고 강조했다.

낙동강에서 고기를 잡는 어민은 497명이라고 한 그는 "어민들은 4대강 사업 이후에 먹고 살 일이 막막하다"라며 "기름 10만 원 넣어 나가면 고기 1만 원 어치도 안 나온다. 거의 매일 적자가 나는 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어민들은 삶의 터전을 다른 데로 찾아 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유점길 회장은 "제발 4대강 사업 보를 열어서 옛날처럼 강이 낙동강으로 물이 바다로 흘러가도록 하루라도 빨리, 내 세대에 안 되면 다음 세대라도 젊은 사람들이 좋은 물도 먹고 고기도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 윤성효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유점길 회장.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유점길 회장. ⓒ 윤성효

"국회 청문회 요구 5만명 국민청원 시작"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는 "낙동강 녹조 재난. 정부의 책임 규명 및 녹조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청문회 요구 5만 명 국민청원을 시작한다"라고 했다. 30일 이내에 5만명이 서명하면 국민청원이 성사된다.

독성을 가진 녹조에 대해, 이들은 "낙동강에서 생활하고, 낙동강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절반 이상의 비강에서 청산가리 6600배의 녹조 독이 검출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별할 것이 없는 낙동강 주변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영남주민들이다. 특별히 녹조범벅이 된 낙동강 물에서 수영을 한 것도 아니었다. 이렇게 쉽게 코를 통하여 뇌로 연결되는 통로에서 녹조 독이 검출되었다니 끔찍하다"라며 "끓는 물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것이 녹조 독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녹조 독이 자연분해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이라고 한다"라며 "인체에 유입되거나 흡입될 경우 뇌를 통해서는 치매, 간을 통해서는 간암, 신경을 통해서는 마비, 생식기를 통해서는 생식기능 저하, 신장에서는 신장기능 저하 등 머리에서 발끝까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녹조 독이다"라고 덧붙였다.

녹조 독은 2015년 낙동강에서 미국 친수 활동기준 8ppb의 58배인 465ppb 검출, 2022년 창원 수돗물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생식 독성기준 0.03ppb의 5.8배 초과한 0.175ppb 검출, 2023년 낙동강에서 3.7km 떨어진 양산의 아파트 거실 공기 중에서 검출, 2022년 양산, 창원, 합천, 고령의 쌀에서 검출되었다라고 낙동강네트워크가 밝혔다.

환경부는 녹조 독에 대해 낙동강에서는 미량, 수돗물과 공기에서는 2023년에도 '불검출', 2024년에도 '불검출'이라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들은 "윤석열 정부와 환경부는 낙동강 유역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철저히 경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대로 윤석열 정부와 환경부를 내버려둔다면 우리 낙동강 유역민들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녹조 발생이 올해로 13년째이다. 낙동강 유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무슨 죄인가?"라며 "이에 낙동강 유역민들은 낙동강 녹조 재난 책임자 처벌과 녹조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청문회 국민청원을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청문회를 열어, 주민의 비강(콧속)에서 검출된 녹조 독의 발생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며 "보를 만든 이명박 전 대통령, 보를 유지하려는 윤석열 정부, 보를 관리하는 환경부, 그리고 낙동강권역의 환경청,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낙동강 녹조 재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했다.

"낙동강 보를 열어라"며 "도대체 왜, 무슨 이익을 얻고자 낙동강 보를 닫고 있는 것인가? 이제 낙동강을 흐르게 하자. 낙동강 녹조가 일상적으로 발생한 지 12년째, 낙동강의 녹조 독소는 원수, 수돗물, 농산물, 공기 등 검출되지 않는 곳이 없다. 내년이면 더 더워질 것이고 녹조는 더 심해질 게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청문회를 열어라"고 한 이들은 "청문회를 통해 지난 12년간 진행된 환경부의 낙동강 녹조대응에 대한 정책을 낱낱이 조사하여 문제점을 밝혀내고, 국민이 요구하는 녹조 문제의 근원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사공혜선 양산시민,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 이병조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 송영기 교육희망연대 경남연대 회원은 발언을 통해 보 수문 개방을 강조했다.

경남대책위는 낙동강네트워크, 민주노총 경남본부, 전농 부경연맹, 전교조 경남지부,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환경운동연합, 경남진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YMCA 경남협의회, 경남YWCA협의회,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창원기후행동,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경남여성연대, 창녕겨레하나,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정의당 경남도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 윤성효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 윤성효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 윤성효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낙동강녹조재난대책위원회, 7일 오전 경남도의회 계단 앞 기자회견. ⓒ 윤성효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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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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