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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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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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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괜찮아."
"로켓배송에 익숙한 생활을 바꾸겠다."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씨가 지난 5월 28일 과로사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거리에서 이같이 외치면서 다짐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15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소비자 이미연(창원)씨는 울먹이면서 발언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키운다고 한 이씨는 "저는 쿠팡으로 아이들을 키웠어다. 처음 큰 애를 낳고 3층에 살면서 아기를 데리고 무겁고 큰 장을 볼 수도 없었고, 또 예상할 수 없는 아이들 생리현상에 기저귀, 분유, 생수, 기타 아기용품은 아무리 준비한다고 해도 똑 떨어져서 당장 필요할 때도 많았다"라고 했다.

이어 "온라인 택배를 주문하고 필요 순간에 맞춰 도착하지 못하면 발을 동동거리다 아이를 메고 버스를 타고 나가 기저귀를 사온 적도 있다"라며 "매장가격은 깜짝 놀라게 비싸더라. 그런 저에게 쿠팡의 로켓배송은 구세주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아이들이 좀 커가면서, 늘 바쁜 엄마라 여유를 놓쳐버린 저는 소풍, 준비물, 우산 등등 문제 없었다. 내일이면 집으로 오는 쿠팡이 있으니까. 저는 그렇게 쿠팡의 시스템과 로켓배송에 길들여진 수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 되었다"라고 했다.

"쿠팡을 알면 알수록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한 이씨는 "'클렌징'이란 단어가 이슈가 됐을 때, 전 쿠팡을 탈퇴했다. 실적을 근거로 한 대리점과 기사들을 다 청소 한다니. 가족들 생계를 위해 뛰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청소한다는 그 발상이 너무 기가 막히고 이런 일은 용납해주면 안된다 생각했으니까"라고 했다.

이어 " 그럼에도 바쁘다 보니 또 급해지면 사용하게 되더라. 물건이 좋아도 지인들에게 쿠팡에서 샀다는 말도 못한다. 내 돈 주고 내가 사도 영 불편한 이 소비자의 마음을 쿠팡은 아느냐"라고 덧붙였다.

"택배 기사도 사람"이라고 한 이씨는 "자식 생각에 힘든 것도 이기고 일하셨을 정슬기님 기사를 보고 눈물을 쏟았다. 로켓배송이란 이름으로 기사들의 목숨을 쥐어짜는 현실, '개처럼 뛰고 있다'는 그 압박과 초조함과 스트레스. 천하장사도 그렇게 살면 쓰러진자"라고 했다.

울먹인 그녀는 "트럭에서 운전대를 잡은 채 쓰러지고, 아이들 보는 앞에서 쓰러지고. 내 가족과 아이들 위해 사용하는 쿠팡이 다른 아이들에게 아빠를 영원히 뺴앗아가는 시스템이라면. 이런 쿠팡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겠느냐. 로켓배송에 익숙한 생활을 바꾸겠다. 그러니 쿠팡도 바꾸라"라며 "천천히 와도 된다. 신속한 배송 뒤로 가려진 이 추악한 쿠팡을 규탄하는 일을 저 또한 멈추지 않겠다"라고 했다.

"책임 피하지 말고 반드시 재발대책을 내와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15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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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신속 배달'의 뒤에 숨어 있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이야기 했다. 김인애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몇 달 전 쿠팡이 3년에 걸쳐 3조 원 이상 투자 받아 지금은 70% 정도인 쿠세권을 전국으로 늘리려 한다는 기사를 봤다"라며 "쿠팡은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이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이기 때문에 '지방 인구 소멸'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석구석 소외되는 사람 없게 하겠다는 말이 참 좋은 말처럼 보인다"라며 "하지만 저에게는 조금 다르게 들린다. 쿠팡의 쿠세권 확장 계획이 저에게는 결국은 노동자를 더 많이 죽이겠다는 선전포고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도 쿠팡 노동자들이 연이어 죽고 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더 죽이려고 아무런 재발 대책없이. 노동자는 재촉하고 유가족을 회유하며
로켓 확장만 꿈꾸고 있느냐"라며 "사람은 로켓이 아니다. 노동자의 죽음위에서 로켓을 쏴서는 안된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이다. 명백한 과로사에 대한 책임 피하지 말고 반드시 재발대책을 내와야 한다"라고 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이대로는 안된다. '늦어도 괜찮아'를 외치며 노동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민들 앞에, 정부는 쿠팡의 배송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상시적 고용불안'을 야기하며 생활물류법 적용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처벌. 법적용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폭우 급류에 휘말려 사망한 쿠팡카플렉스 노동자에게 산재사망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정부와 쿠팡 자본은 고 정슬기님의 유족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대책위는 회견문을 통해 "사람은 로켓이 아니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과로사를 낳을 정도의 장시간 노동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정당한 일인지 우리는 쿠팡에, 우리 사회에 묻고 싶다"라고 했다.

이들은 "쿠팡은 '우리의 시스템이 정슬기님을 돌아가시게 했다'고 유족에게 사과해야 한다. 쿠팡은 '고인을 돌아가시게 한 우리의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말해야 한다"라며 "정부는 과로사를 낳는 쿠팡의 배송시스템에 대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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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쿠팡, #택배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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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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