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모병제추진시민연대가 제기한 청원이 요건을 달성해 국회 국방위원회에 회부됐다.
 모병제추진시민연대가 제기한 청원이 요건을 달성해 국회 국방위원회에 회부됐다.
ⓒ 대한민국국회

관련사진보기


지난 5월 23일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에 위치한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던 19세 훈련병이 군기훈련(얼차려) 규정에 위배되는 내용의 군기훈련을 받던 중 쓰러져 이틀 뒤인 25일 사망했다. 이후 이 사건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군기훈련 중 가혹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다.

사건 직후부터 정치권에선 애도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체력단련식 군기훈련 금지를 결정했다. 이와 같은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진상을 규명하고 법률을 개정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라온 '제12보병사단 훈련병 사망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규정과 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다.

이 청원에는 7월 3일 현재까지 7만 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청원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회부됐다. 이 청원은 모병제추진시민연대 회원들에 의한 청원이다. 2일 모병제추진시민연대의 김민준 대표에게 이번 청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군의 문제점, 한두 가지 아냐"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징병제 폐지 및 모병제 도입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 '모병제추진시민연대'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민준입니다. 저희 단체는 지난 2020년 8월에 결성되어 그동안 징병제 폐지 및 모병제 도입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2022년 8월에는 군 사망사고 유가족분들과 함께 입영통지서가 인쇄된 플랜카드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징병제의 강제성을 비판하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 최근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얼마 전 육군 12사단에서 규정에 맞지 않는 얼차려가 실시된 결과 가혹행위 피해를 입은 훈련병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절대로 발생해선 안 될 사건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 단체는 규정에 맞지 않는 얼차려나 부당한 명령은 거부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취지에서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군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군기훈련 규정 위반, 건강상태 사전 점검 미이행, 얼차려 중 이상 징후 묵살, 최단시간 내 응급 후송 미이행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으며 이중 몇 가지는 불법이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대한민국 국군이, 계급과 상급자의 명령을 법과 규정 위에 둘 수 있게끔 묵인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으로 군대에서의 일 역시 법과 규정에 따라 행해져야 합니다."

- 청원이 받아들여지면 정확히 어떤 지점이 달라지나요?

"규정에 어긋난 불법적 군기훈련이 실시될 경우 군 간부 및 관계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해야 함을 법률에 명시하고, 불법적인 군기훈련을 지시받은 사병은 이를 거부하고 불이행할 수 있도록 관련 권리를 법률에 명시하자는 취지로 청원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명령을 불이행한 당사자가 그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 역시 법과 규정에 담겨야 한다고 봤습니다."

"뜨거운 반응... '국회 국민동의 청원', 7만 명 모아"
 
모병제추진시민연대의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전체 청원 중 3번째로 많은 시민의 동의를 얻었다.
 모병제추진시민연대의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전체 청원 중 3번째로 많은 시민의 동의를 얻었다.
ⓒ 대한민국국회

관련사진보기


- 청원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이 청원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저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뜨거웠습니다. 본인의 사회적 위치나 군복무 여부 등 다양한 상황을 막론하고, 징병제의 문제점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청원에 참여하신 분들 중에는 모병제에 찬성하는 분들 또한 많으실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청원에는 현재까지 7만 명 넘는 시민분들이 참여해 주셨기 때문에 이 청원은 지난 6월 30일에 국회 국방위원회에 회부됐습니다."

- 또 다른 청원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및 국방부 문민화에 관한 청원'을 냈고, 100명의 찬성을 받아 공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 사이에 육군에서 '2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명의 2배에 가까운 숫자입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사망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제 식구 감싸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병영 부조리 문제와 가혹행위 문제에 대해, 그동안의 예비역 장성 출신 국방부장관들은 군의 폐쇄적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조리를 끊어낼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지 못했습니다.

이 와중에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북한 오물풍선을 이유로 10년만에 휴일 정상근무 지시를 내려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채 상병 사망사건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의 선서 거부에서 알 수 있듯, 이 일은 절대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문민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군의 폐쇄적 환경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이에 또 다른 청원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청원에도 많이들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태그:#모병제추진시민연대, #국회국민동의청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