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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7시께 제주시 연동 왕복 4차선 도로를 한 남녀가 무단횡단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7시께 제주시 연동 왕복 4차선 도로를 한 남녀가 무단횡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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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무단횡단이 문제 될지 몰랐어요."

지난 25일 오후 7시께 제주시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인 연동 일대. 왕복 4차선 도로를 달리는 차량 사이로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아슬아슬하게 끼어들었다.

이들은 100m 이내 횡단보도가 있었지만, 횡단보도를 찾아가는 수고로움 대신 무단으로 중앙선을 넘는 쉬운 방법을 택했다. 3개 국어로 무단횡단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무단횡단이 불법인지 몰랐다"
 
지난 25일 오후 중앙선을 넘어 무단횡단하다 경찰에 단속된 중국인 관광객.
 지난 25일 오후 중앙선을 넘어 무단횡단하다 경찰에 단속된 중국인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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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을 벌이던 경찰에 딱 걸린 이는 제주에 관광 온 중국인. 경찰관이 중국어로 단속됐음을 알리자, 그는 "미안하다"며 "무단횡단을 하면 안 되는지 몰랐다"고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경찰은 그가 건네는 여권을 받아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에 따른 범칙금 2만 원을 부과했다.

범칙금 딱지를 끊기 무섭게 약 50m 떨어진 곳에서 다른 중국인 관광객이 무단횡단하다 적발됐다. 코앞에 경찰이 있었지만 너무나 태연한 모습이었다. 예외 없이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됐다.

이날 무단횡단이 가장 잦은 곳은 한 헬스앤뷰티 매장 앞이었다. 횡단보도와 50~100m가량 떨어져 있어 쇼핑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무단횡단 행위가 줄을 이었다. 경찰이 서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건넜다.

매장 앞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길을 건널 기회를 엿보던 중국인 관광객 2명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경찰이 다가와 저지하자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을 옮기나 싶었지만, 약 20m 떨어진 곳에서 경찰을 피해 기어코 중앙선을 넘었다.

이날 적발된 외국인들은 "무단횡단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그중에는 "중국 공안은 이렇게까지 단속하지 않는다", "여행 왔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볼멘소리하는 이들도 있었다.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낯부끄러운 기초질서 위반 행위도 잇따랐다. 무단횡단은 기본이고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몰거나, 중앙선을 침범하며 차량을 위태롭게 주행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대변소동 등으로 도민 여론 들끓어... 경찰 "강력 단속"
 
지난 25일 오후 8시께 제주시 연동 왕복 4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일가족.
 지난 25일 오후 8시께 제주시 연동 왕복 4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일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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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날 오후 7시부터 1시간여 동안 범죄예방대응질서계, 기동순찰대 등 인력 11명을 투입해 단속한 결과 도로교통법 및 경범죄 위반 15건을 적발했다. 이 중 9건에 대해서는 범칙금 부과, 6건에 대해서는 계도 조치했다.

단속된 15건 중에는 무단횡단이 1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륜차·개인용이동장치 안전모 미착용이 2건, 쓰레기(담배꽁초) 투기와 중앙선 침범이 각 1건으로 집계됐다.

장기천 제주경찰청 범죄예방대응질서계장은 "올해 들어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증가해 무질서 행위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외국인 밀집 지역과 주요 방문지 대상 가시적인 순찰 활동을 통해 기초질서 위반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누웨마루 거리에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
 제주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누웨마루 거리에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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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단속은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며 발생하는 무질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66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4만 명과 비교해 20만 명 늘었다.

최근 제주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도심 한복판 대변 소동에 이어 편의점 쓰레기 사태까지 불거지며 도민사회 여론이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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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제주도, #무단횡단,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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