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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집단 식중독을 의심할 만한 사례가 나와 역학조사 중이다. 아들도 그 중 한 명으로 구토, 설사, 발열 등으로 등교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평소처럼 저녁 때까지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온 아들은 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날 새벽 아들이 자고 있던 나를 깨웠다. 아들은 화장실에 갈 팀도 없이 그 자리에서 곧바로 이불에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저녁에 먹은 음식이 전혀 소화되지 않은 모양새였다. 급하게 불을 켜고 이불을 대충 정리해놓고 아이를 씻기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세 시간 후 아이는 또 다시 구토를 했다. 그때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열이 나니 학교에 등교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21일 오전, 결석을 알리고 일찌감치 동네 소아과로 향했다. 그곳에서 같은 반 아이들을 다섯 명이나 만났다. 하나같이 구토, 설사, 발열 등의 이유로 병원을 방문했다.

진료를 보는 의사선생님도, 약국의 약사님도 "오늘 유독 설사하는 아이들이 많네요"라며 의아해했다. 그때까지도 설마하는 마음이었는데 오후에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아 역학조사 중이라고 했다.

잠시 후 보건소에서 설문을 부탁하는 문자가 왔다. 보건소에 방문해 별도의 검사도 진행했다. 결과는 시간이 조금 걸릴 거라고 했다.
 
보건소에서 발송된 역학조사 사전 고지문
 보건소에서 발송된 역학조사 사전 고지문
ⓒ 이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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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아이는 죽만 먹어도 토하는 통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누워만 있다가 약을 먹고 조금씩 회복하는 중이다. 21일 저녁부터는 밥도 먹기 시작했다. 설사나 구토도 멈추었다. 어린 아이의 경우 탈수가 오면 입원치료를 해야 할 수 있다고 해서 긴장했지만 거기까지는 가지 않아 다행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름철에 발생한 식중독은 평균 98건으로 음식점에서 발생한 식중독이 전체 비율의 58%로 가장 많았다. 달걀을 사용하는 음식에서 가장 높았고, 가열없이 조리하는 생채소 및 육류에서도 많이 발생했다.

여름철 식중독 예방은 매년 듣는 이야기지만 주의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한 집안의 살림을 책임지고 가족의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식품 위생에 신경써야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 학교에서 벌어진 일의 원인은 22일 현재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고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한다. 

태그:#식중독, #역학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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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출신의 문화예술기획자에서 전업주부가 되기로 결심한 평범한 엄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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