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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나리타공항 보도자료 (2023.2.20)
▲ 2045년까지 설치될 나리타공항 활주로 태양광 패널 조감도 출처 : 나리타공항 보도자료 (2023.2.20)
ⓒ 나리타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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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관문 '나리타 공항'은 <오늘의 기후>에 출연한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한 곳이다. 지금 일본 나리타 공항은 활주로 주변 곳곳으로 태양광을 깔고 있는데, 태양광이 정말 가짜뉴스에 언급되는 것처럼 빛반사 눈부심 현상이 심하면 일본 공항 주변에 그 많은 태양광 패널을 깔 턱이 있겠느냐고...

그런데 이 말은 사실이었다.

"나리타 공항은 오는 2045년까지 180메가와트(MW)의 태양광 신규 발전시설을 구축, 세계 최대의 태양광 공항으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나리타 공항이 지난 2023년 2월 20일에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이다. 공항 활주로 주변이나 터미널 지붕과 주차장 부지 등 공항내에서 새롭게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만한 면적은 대략 200헥타아르(약 60만5천평)로, 이러한 부지에 오는 2030년까지 75메가와트(MW)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신규로 설치하고, 2045년까지 추가로 105메가와트(MW)를 더 설치해, 2045년에는 공항내 전력수요의 약 4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이를 통해 약 7만가구의 전력분야 탄소배출절감을 기대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이? 왜지?

일본하면 원전대국으로 우리만큼이나 화석연료와 헤어질 결심을 못하고 있는 나라로 알고 있던 나에게 이러한 나리타 공항의 태양광 플랜은 약간의 충격이었다. 일본이 왜지? 무슨 일이 있었나? 그렇게 나리타 공항의 변신 배경에 대해 찾아보던 끝에 한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

"일본,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 대폭 확대… 2030년 최대 38%까지"

일본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의 전력목표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최대 38%까지로 올려잡았다는 3년 전 <인더스트리 뉴스>의 기사였다. 원래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 비중을 22~24%로 잡았었다. 우리와 비교해도 거기서 거기다. 그런데 갑자기 36~38%로 무려 14%p나 올려잡은 거다. 그렇게 되면 오는 2030년 일본에서 재생에너지는 화력(41%)과 함께 가장 큰 발전원이 된다. 혹시나 초안에 불과했나 싶어서 일본 정부의 에너지기본계획(6차)이 어떻게 확정되었는지 찾아봤더니 초안 그대로 확정됐다(2021년 10월22일 각의 결정)

'일본의 2050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에너지정책 로드맵이 담긴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이 10.22 각의 결정되었음. 주요 방향은 재생에너지를 최우선으로 최대한 도입하며, 원전을 에너지수급의 기저에너지원으로 재가동을 추진할 계획임.'

일본 정부의 결정내용을 요약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브리핑 내용이다. 3년 전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전체 전력비중의 36-38%로 올려잡고 주력 전원으로서 '국민 부담을 억제하고 지역 공생을 도모하며 최대한 도입을 촉진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원전에 대해서는 '정부 주도로 '2041년~'205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폐지 조치하며, 원전의존도를 낮추고 안전 최우선으로 재가동을 추진함'이라고 결정했다. 일본정부가 잡은 2030년까지의 원전 비중은 20-22%이다.

일본 정부가? 왜?

또 다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일본의 정치 상황 역시 우리만큼, 또는 우리보다 더 우울한 것으로 들어알고 있는데 왜 갑자기 일본 정부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또 다시 찾아봤더니, 일본 정부의 결정이 나오기 7개월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일본 산업계, 정부에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 요구'

2021년 1월에 나온 <기후솔루션>의 보도자료인데, 일본 정부가 재생에너지 목표를 올려잡겠다는 발표를 하기 7개월 전에 소니, 도시바, 닛산, 소프트뱅크 등 쟁쟁한 일본의 기업 92개가 공동으로 '정부는 재생에너지 목표를 올려잡으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던 거다.

'오늘(18일) 일본 기후 이니셔티브(Japan Climate Initiative)에 참여 중인 92개 기업(붙임 참고)이 2030년 일본 에너지기본계획 상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40~50%로 상향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는 소니, 파나소닉, 닛산, 소프트뱅크, 니콘, 아사히 등 일본의 각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경제단체연합회의 대표 기업인 도시바도 동참했다.'(기후솔루션, 2021.1.18)

일본 기업들은 일본의 재생에너지 보급 및 목표 수치가 너무 낮으며 이는 탈탄소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후 이니셔티브는 2019년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8%인데, 일본 정부가 설정한 2030년 목표는 22~24%에 불과하다며,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도전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설정한 EU와 미국의 정책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독일은 2019년 기준 42%에서 2030년까지 65%로, 프랑스는 20%에서 40%로, 캘리포니아주는 53%에서 60%로, 뉴욕주는 29%에서 70%로 늘린다는 목표를 정했다. 일본 기후 이니셔티브는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가 상향될 경우, 일본 기업들이 기후변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솔루션, 2021.1.18)

이거 아니었을까? 기후대응 경제살리기. 재생에너지 확보가 기업 경쟁력이라는... 나는 이 조사 과정을 통해 비로소 나리타 공항이 왜 공격적인 재생에너지 확보전략에 나섰는지 배경을 정확히 이해하게 되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의 재생에너지 목표를 올려잡으면서 구체적인 실현방안으로 산업부나 환경부 차원을 넘어서는 범부처적인 혁신과제를 제시했다.

'경제산업성은 농지 활용 및 제로에너지건축물 보급 확대 등 추가적인 태양광 도입 확대 방안을 논의 중이며, 환경성은 설비 설치가 가능한 공공건축물 중 50%에 태양광 패널을 도입하고(6GW), 민간기업의 자가소비(10GW), 지자체의 도입 촉진 구역 마련(4.1GW) 등을 통해 총 20GW 규모의 도입 확대 계획을 제시했다.
국토교통성은 공항을 재생에너지 거점으로 활용해 2.3GW 규모의 태양광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농림수산성은 재생이 어려운 농지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가 용이하도록 규제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인더스트리뉴스, 2021.8.14)


공항을 재생에너지 거점을 활용하겠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2030 재생에너지 확충 계획 아래 오늘도 나리타 공항은 세계 최대의 태양광 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우리가 알던 일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라는 청취자 문자들이 많이 들어왔다.

[참고자료]
- 'Newly Established Green Energy Frontier Co., Ltd. to Begin Operation - Energy Supplier will Contribute to Decarbonization Drive at Narita International Airport' (
Narita International Airport Corporation, Tokyo Gas Co., Ltd 보도자료, 2023.2.20)
- 일본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 결정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세계에너지시장정보, 2021.11.02)
- 정한교, '일본,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 대폭 확대… 2030년 최대 38%까지' (인더스트리뉴스, 2021.8.14)
- [보도자료] 일본 산업계, 정부에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 요구 (기후솔루션, 2021.1.18)

덧붙이는 글 | 지상파 최초의 주7일 기후방송인 '오늘의 기후'는 매일 오후 5시부터 7시30분까지 FM 99.9 OBS라디오를 통해 방송됩니다. 최근 오늘의 기후 유튜브 독립채널이 개설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오늘의 기후 채널' 검색하시면 매일 3편의 방송주요내용을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과 시청은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태그:#기후변화, #나리타공항, #일본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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