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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에 준공 이후 30여년 간 낙동강 하구를 가로 막아온 낙동강하굿둑. 기수역(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구역) 생태계 복원을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연중 개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갔던 하굿둑 수문 상부는 지난해 새 단장을 마쳐 2021년 촬영 사진과는 다른 모습이다.
 1980년대에 준공 이후 30여년 간 낙동강 하구를 가로 막아온 낙동강하굿둑. 기수역(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구역) 생태계 복원을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연중 개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갔던 하굿둑 수문 상부는 지난해 새 단장을 마쳐 2021년 촬영 사진과는 다른 모습이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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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환경의날·해양의날을 맞아 수문이 열린 낙동강하굿둑의 성과를 공유하고 전면 개방을 촉구하기 위한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내건 슬로건은 '삼어(三漁)를 만나다'인데, 과거 낙동강에 흔했던 연어·은어·황어를 일컫는 말이다. 연어와 은어가 다시 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지만, 황어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황혜승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사무처장은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내달 5일~8일 사이 낙동강하굿둑 개방 환경주간 행사를 연다"라고 밝혔다. 황 사무처장은 "낙동강하구가 다시 열리면서 기수생태계가 조금씩 복원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환경의 변화로 온전한 개방은 아직 요원하다. 이 부분을 공론화하는 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낙동강하굿둑 좌안 10개의 수문은 완공 35년 만인 지난 2022년 2월 연중 개방이 이루어졌다. 수문 가운데 일부가 하루 일정 시간 열리는 형태이지만, 죽어가던 기수역의 생태계를 되살리는 신호였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자 뱀장어와 연어부터 은어까지 다수의 회유성 어종이 하굿둑 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전두환 정권 시기 만들어진 길이 2㎞에 달하는 하굿둑은 수십 년간 강물과 바닷물을 갈라놨다. 주변 생태계가 악화하면서 환경단체들의 하굿둑 개방 요구가 점점 커졌고, 2015년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의 하굿둑 개방 선언으로 수문을 열자는 목소리가 더 힘을 얻었다. 그리고 2017년 문재인 정부 집권으로 급물살을 탔다. 문 전 대통령은 수문 개방을 2012년부터 공약화했다.

공개적으로 바닷물을 유입하는 행사에 문 전 대통령이 영상메시지를 보낸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그는 "지금처럼 노력한다면 모범적인 복원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장에 참석했던 박형준 부산시장 등 여러 인사도 너나없이 기수생태계의 공존을 강조했다.

그러나 물길을 하굿둑 이전 상태로 돌려놓겠다던 계획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황 사무처장은 "현재 전체 수문 중에서 하나만, 그것도 9일에서 10일 정도만 개방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밀양강에서 치어를 방류해도 제대로 내려갈 수도, 돌아올 수도 없다"라고 한계를 짚었다.

낙동강의 끝을 돌아보고, 하굿둑의 생태를 탐방하며 머리를 맞대는 토론 행사를 마련한 건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협의회는 세계환경의날인 5일 가덕도 눌차만 일대를 찾아 시민들과 함께 완전 개방을 요구하는 걷기에 나선다. 6일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과 낙동강문화관과 낙조정, 어도관람실까지 구간을 돌며 하굿둑 개방 이후 달라진 환경을 살핀다.

세계환경의날인 8일에는 낙동강 지류인 대천천에서 낙동강 삼어 등 생태종 사진을 전시한다. 하루 전인 7일에는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하굿둑 개방 생태계 복원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펼친다. 여기엔 이준경 협의회 상임대표와 이병석 부산시 환경물정책실장 등이 여는 말을 맡는다. 발제자로는 주기재 부산대학교 교수, 윤종주 충남연구원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장 등이 참석한다.

#황어#은어#연어#낙동강하굿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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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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