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30일 고용노동부에서 23년도 산재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산재보상보험법에 근거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승인한 산재사망자수는 2,016명, 이중 사고사망자수는 812명, 질병사망자수는 1204명이나 되는데 22년보다 207명 9.3% 줄어든 수치라고 한다. 화성시도 22년에 비하면 20명으로 감소하였으나 유감스럽게도 전국기초지자체 중 가장 많았다. 2018년 지역 통계를 발표한 이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가 많다는 건 노동환경이 그만큼 안전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23년 재해자수는 13만 6796명으로 22년 대비 4.9% 증가했다. 사고재해자수는 11만3465명 5.8%, 질병재해자수 2만3331명 0.9% 증가했다. 재해자의 업종별 분포로 보면 통상 서비스업으로 지칭되는 도·소매업,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음식·숙박업 등을 포함하는 기타의 사업(37.3%), 제조업(24.1%), 건설업(23.7%)에서 많이 발생했다. 

화성시의 산업별 분포 특성상 재해자수에 있어서도 화성시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화성시는 제조업(24.6%), 도매 및 소매업(22.0%), 숙박 및 음식점업(10.3%)으로 재해자수 중 가장 많은 산업을 차지하는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을 포함하는 '기타의 사업'이 제조업보다 많이 분포한다. 물론 화성지역 전체 종사자 수로 보면 제조업(45.4%), 도매 및 소매업(10.0%), 숙박 및 음식점업(5.5%)이다.

지역별 재해자수 통계가 있다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지자체장에게도 산재예방의무가 있는 만큼 고용노동부는 재해자수에 대한 지역별 분포 통계 분석을 국민 누구나 볼 수 있게 추가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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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종사자 규모별 사업체 수 및 종사자 수, 출처: 2023 화성시 사회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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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보다 현장과 소통 필요해

화성지역 노동자는 왜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죽고, 다치고, 병들면서 일할까. 노동자가 많아서 위험성도 높은 걸까. 위험요인에 노출되는 강도와 빈도가 높아야 위험성이 높게 평가된다. 일터에 위험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노출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일하는 노동자가 많은 것이 위험요인이 아니라 안전한 일터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그렇다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노력은 누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노동자를 직접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하는 사업주, 사업장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고용노동부, 중앙정부의 사각지대를 보완하여 산재예방의무가 있는 지자체,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한 자는 엄중하게 처벌하는 사법부가 제대로 역할 할 때 가능하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가 참여하는 현장조사, 사업주보다 현장노동자와 소통하는 행정이 현장에 기반한 노동안전정책을 펼칠 때 위험요인은 감소하고, 안전한 일터는 비로소 가능하다. 

화성시장은 22년 11월 화일약품중대재해사망사고대책위와의 면담에서 산재사망노동자수 1위인 화성시에 산재노동자 추모비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와 협의하기로 공문으로 확인했다. 아직 화성시는 이렇다 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노동자 생명의 존엄을 알리고, 이를 지켜나가자는 의미에서 추모비 건립을 약속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하루하루 집으로 퇴근하지 못하는 노동자가 없도록 화성시에 절대적으로 많고,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5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하루 속히 마련해야 한다. 갈수록 늘고 있는 플랫폼,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대해 안전한 환경에서 노동할 수 있게 제도적,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고용노동부가, 화성시가 그토록 원하는 산재사망, 재해자수는 비로소 감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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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희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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