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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이 생중계 되는 가운데, 집무실에서 국민보고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을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9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이 생중계 되는 가운데, 집무실에서 국민보고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을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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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참패에도 국정 기조를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를 앞당길 제안도 없었고, '이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도 다시 거론했다. 기자들과 소통을 늘리겠다는 것 외엔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

9일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첫 질문은 '4.10 국회의원 선거 패배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무엇을 변화시키려고 하느냐'였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제가 국정운영을 해온 것에 대해 국민들의 평가는 '좀 많이 부족했다' 이런 것이 담긴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결국은 이제 민생에 있어서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 그리고 정부의 이런 정책과 이런 것을 국민들에게 설명해드리고 소통하는 것이 많이 부족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정기조를 전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더욱 소통하는 정부, 민생에 관해서 국민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는 정부로 바뀌어야 한다는 그런 기조 변화는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16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모자랐다고 생각한다"고 총선 참패를 진단했다. 여기에 '국민·언론 소통 부족' 정도가 추가된 것이다.

뜸했던 문재인 정부 비판도 재등장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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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조를 전환할 수 없다는 인식도 내보였다. 윤 대통령은 "시장경제와 민간주도 시스템으로 우리의 경제기조를 잡는 것은, 헌법 원칙에 충실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 그 기조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은 헌법에 따른 것이기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공시가격 현실화 폐지, 종부세 인하 등이 부자감세라는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부자감세니 이런 비판도 많이 있지만, 세금이라는 것도 과도하게 들어가게 되면 시장을 왜곡시킨다"면서 정책 목표가 '시장 정상화'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같은 감세와 규제 완화가 "부자를 감세하고 이렇게 하려는 게 아니고 결국은 국민 모두와 특히 중산층과 서민들이 안정적인 주거 보장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게 목표이고, 앞으로도 국민과 국회를 더 설득해서 이 문제가 하여튼 시장의 정상화를 통해서 풀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매매가격만 폭등한 게 아니라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게 폭등했기 때문에 갭투자가 많이 이뤄졌고, 또 그렇게 해서 집단적인 전세사기도 발생해서 많은 국민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면서 "저는 이 문제가, 이 부동산이라는 자산에 대해서 시장원리를 무시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10 총선 참패 이후 한동안 뜸했던 문재인 정부 비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시 등장한 셈이다. 

석달이 다 된 전공의의 병원 이탈로 의료 대란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도 사태 해결의 단초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의료개혁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접점이 보이지 않는데 문제 해결의 복안이 있다면 제시해달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은 국민 여러분께서도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와 협의하는 데 매우 어려웠다. 1년 넘도록 이렇게 진행해오는 동안에 한번도 통일된 의견 받아보지 못했고 그렇다고 마냥 미룰 수 없고, (의료계는 의대 증원을) 계속 미루자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정부는 저희가 생각하는 로드맵에 따라서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4.10 총선을 통해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준엄하게 심판했지만, 남은 3년 동안의 변화는 기자회견이나 야당과의 협의 등 소통의 기회가 늘어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태그:#기자회견, #윤석열, #취임2주년, #국정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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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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