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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정흔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가운데)이 지난 달 28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연 간담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주정흔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가운데)이 지난 달 28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연 간담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 국회입법조사처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에서 AI(인공지능) 에듀테크 도구들을 직접 분석해온 학자가 "현재의 AI 코스웨어는 사교육시장에서 이미 가정학습용으로 개발된 것"이라면서 "이런 방식은 60년 이상의 교육학적 발전을 무시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교육업체와 손잡고 AI코스웨어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 논리와 민간기업 논리, 갈등과 위험"

4일 교육언론[창]은 주정흔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지난달 28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연 간담회에서 발표한 '학생을 위한 안전한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의 쟁점과 과제' 발제문을 살펴봤다.

주 연구위원은 "디지털과 AI 해일을 맞은 학교에서 공교육의 논리와 민간기업의 논리가 빚어내는 갈등과 위험이 있다. 현재 디지털·AI 기반 교육의 다른 말은 바로 '기업'"이라면서 "현재의 AI 코스웨어는 사교육 시장에서 이미 가정학습용으로 개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AI 코스웨어는 교육과정이란 뜻의 'course'와 'software'의 합성어다. 교육 내용과 절차, 방법 등을 포괄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말이다.

이어 주 연구위원은 "최근 교사의 개입을 넣어 설계된 AI 코스웨어가 개발되고 있지만 교사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며, 수업형식을 매우 협소하게 제한한다"면서 "AI 코스웨어는 상호작용의 도구가 아니므로 목적을 분명히 하여 선택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 연구위원은 "협업과 대화의 자리를 개별 맞춤 AI 코스웨어가 잠식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한 주 연구위원은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은 학생들이 풀지 못한 수학 문제나 문법이 잘못된 문장 등과 같은 특정한 지식의 틈을 식별하고, 그 틈을 채우는 교육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학업성취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AI학자인 웨인 홈즈(런던대 교수)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했다.

"현재의 AI 코스웨어 맞춤형 수업 도구들은 행동주의적 혹은 교수중심적 접근에 입각한 것으로, 이는 교육과 학습에서 정보를 떠먹여주는 방식을 포함한다. 이러한 방식은 60년 이상의 교육학적 발전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 부분에서 주 연구위원은 '안전한 디지털 교육환경의 장애물'로 ▲기술이 발전되면 해결된다는 막연한 가능성에 기반을 둔 정책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공교육의 논리와 민간기업 논리의 간극 ▲확산이 곧 성공이라는 강박 등을 들었다.

"학생들의 무급 디지털 노동, 누구를 위한 것이냐"

이에 대해 주 연구위원은 '소위 빅데이터가 축적되기까지 학생들이 무급 형태의 디지털 노동을 하는 것'이라고 한 닐 셀윈의 말을 인용하며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AI의 또 다른 이름은 기업이다. 미래교육의 방향과 교육의 원리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의 몫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주 연구위원은 '안전한 디지털 교육환경을 위한 제언'에서 "다양한 학습자들의 행위주도성을 보장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는 자신이 배우는 내용에서 '내 자신을 느낄 수 있을 때', 안전함을 느낀다"면서 "기초학습부진, 발달장애, 언어적 지원부족, 난독, 난청, 난산 등 학습의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단순히 수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가장 부족한 점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이는 결국 다양한 학습자들 특유의 학습방식을 '찾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AI에듀테크#교육언론창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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