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때문인지, 미세먼지 때문인지 시야가 흐리다. 1일 아침 북한산 백운대에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연신내에서 704번 버스를 타고 산행 시작점 효자비에서 내리니 오전 10시 10분이다.
오늘 산행은 효자비-밤골계곡-숨은벽-백운대-용암문-중흥사-중성문-대서문-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로 진행하였다. 겨울 산행에서 스틱과 아이젠은 반드시 준비 해야한다. 효자비에서 밤골에 이르는 소나무숲 오솔길을 한가롭게 걷는다. 혼자 걷는 숲길이 즐겁다.
밤골 계곡길은 물소리를 들으며 산행할 수 있어 좋다. 얼음 아래로 물이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흐른다. 작은 폭포는 빙벽을 만들었다. 계곡길이 끝나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따뜻한 커피를 마신다.
이제부터는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이다. 천천히 오르는데도 이마에 땀이 맺힌다. 날씨가 많이 풀렸나보다. 숨은벽 전망대에 도착했다. 중년 부부가 간식을 먹고 있다. 고양이 두 마리가 무얼 좀 줄까 옆에서 기다린다.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 북한산은 양지쪽 눈은 녹고 음지쪽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이날 숨은벽은 특별히 조심하여 오른다. 곳곳에 빙판길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능선길이 끝나고 숨은벽 계곡으로 내려가서 백운대로 오르는 길은 아이젠이 없으면 산행을 할 수 없다.
숨은벽 계곡을 천천히 오른다.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산을 오르다 보니 고개를 넘어섰다.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 양지바른 곳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는다. 식사 후 백운대를 오르는 계단을 오른다. 꽤 많은 사람들이 백운대를 오른다. 한 두 곳에 빙판길이 있지만 지지대가 있어 괜찮다. 아이젠을 신고 암벽길을 오르는 것이 힘들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드디어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 몇몇 남성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하늘은 파란데 시야는 좋지 않다. 인수봉 뒤로 보이는 오봉이 아스라이 보인다. 만경대와 노적봉은 설산인데, 원효봉과 염초봉쪽은 눈이 다 녹았다.
용암문쪽으로 하산한다. 북한산 계곡길은 응달이어서 대부분 빙판길이다. 산행을 마치며 아이젠을 벗으니 발걸음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