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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산업 상가에서 부동산을 운영중인 이모씨(76)는 "건물주와 권리금에 대해 이야기 하던 도중 ’×발‘ ’개×ב '모가지 딸게'등의 막말을 들어 불안에 떨었다"고 주장했다. |
ⓒ 이영일 | 관련사진보기 |
경기도 부천시 역곡동에 위치한 H산업 소유 상가 임차인들이 11일 오전 11시 역곡상상시장 옆 ○○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물주가 슈퍼갑질에 욕설과 협박을 하고 있다. 이 말도 안되는 무법천지에 관심를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임차인들은 "이 상가의 사실상 소유주인 H산업의 이사이자 ○○마트 대표인 송 아무개씨(아래 송씨)가 코로나19 시기에 임대차보호법에서 보호하고 있는 인상 폭 5%를 훨씬 뛰어넘는 22%~33%의 임대료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임차인들에게 욕설과 막말, 협박을 가해 불안함에 떠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일부 임차인은 울며 겨자먹기로 상가를 떠났다"며 "건물주의 슈퍼갑질이 자행되는 무법천지"를 고발한다고 폭로했다.
"코로나 시기에 임대료 22%~33% 인상 요구"
이들에 따르면 H산업(주)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9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다수 점포의 임대료를 각각 22%에서 최대 33%까지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 임차인들이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이 양반이 ×발, 개××...내가 당신 모가지 딸게"라고 협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기자가 입수한 이 상가 임차인 이 아무개씨와 H산업 송씨와의 대화 녹음파일을 확인해 본 결과 이같은 증언은 사실로 확인된다.
현재 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임대료 인상 상한선은 5%다. H산업이 요구한 22%~33% 인상 요구는 임대차보호법을 무시한 '갑질'이라는 것이 세입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임대사업자 H산업(주)의 대표는 갑질과 막말을 일삼는 H산업(주)의 이사이자 ○○마트 사장 송씨의 아들"이라며 "송씨가 사실상 실소유주이면서 대표만 아들로 내세워놓고 온갖 갑질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차인들 "과도한 임대료 인상 요구 거절하자 막말에 협박, 양도양수계획도 방해" 주장
이 상가에 입주해 있는 한 통신사 대표는 기자에게 "임대인이 임대료를 인상하려 할 경우에는 6개월 전에 말해야 하지만 계약 만기 당일인 2021년 4월에 송씨가 갑자기 매장으로 찾아와 임대료 154만 원을 198만 원으로 올려달라, 그렇지 않으면 나가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현재 이 통신사 대표는 H산업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또다른 가게인 ○○돈가스의 사장 조 아무개씨 역시 송씨가 2022년 9월 "월세 30%를 올려주지 않으면 가게를 빼라"고 말했다는 것. 조씨는 "새로운 임차인과 권리계약을 진행하려 했지만 양도양수계획을 방해해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다른 커피숍 사장인 박 아무개씨는 "2021년 8월과 10월에 양도양수계약을 하려고 했지만 건물주인 H산업이 방해해 결국 매장을 매매할 기회를 잃었다. 코로나로 너무 어려운 상황에 대출을 받아 유지하다 이젠 월세도 못 내고 있는데도 H산업은 내게 8개의 통장 가압류까지 신청했다"며 "갑질과 횡포, 권리금 받을 권리 방해에 막말과 폭언이 이어지는 억울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연대 발언자로 참여한 이호준 경기도골목상점가연합회장은 "나도 춘의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옆 동네에 기막힌 소식이 있어 참가했다. 우리 상인들이 바라는 작은 소망은 마음 편하게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는 거다. 그런데 이렇게 짓밟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화가 난다. 우린 집합금지 당해서 장사도 못하는데 임대료는 꼬박꼬박 냈다. 손실 보상 80%밖에 못 받았지만 임대료는 100% 꼬박꼬박 낸거다. 그 와중에 이렇게 아름아름 임대료를 올리는 이런 일은 옳지 않다"고 소리를 높였다. 피해 임차인들은 ○○마트 대표이자 임대사업자인 H산업 송씨의 행태를 '갑질'로 규탄하고 ▲ 점포 양도양수 방해로 인한 정신적 피해배상 및 권리금 전액과 피해손해배상금 지불 ▲ 코로나 기간에 올린 차임 20-33%건에 대한 적극적 합의 및 사과·재발방지 ▲ 전 점포에 부여한 (코로나 기간 전부터 지금까지) 22-33% 올린 월세 중 5% 제외 후 모두 반환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H산업 이사 송씨는 관련 사건 책임을 지고 해당 직책에서 사임하고 다른 임차인과 같이 월세 33% 인상과 지금까지 했던 악행을 상가 임차인에게 공개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H산업 송 이사 "욕한 것은 인정하지만 나가라고 한 적 없다"
한편 H산업 이사 송씨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그동안 7~8년 동안 임대료를 한차례도 올리지 않았지만 건물 사면서 받은 대출 이자를 금리가 올라 매달 6천만 원씩 은행에 물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또 "지금까지 단돈 일원도 관리비를 받아본 일이 없다. 지금 상가의 앞과 옆이 저희보다 훨씬 임대료가 비싸지만 임대료를 안 올리고 있었는데,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하자 두 사람이 주위 사람들을 선동해 소송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임대차보호법 상한선이 5%인 것도 몰랐기에 생긴 일"이라고 항변했다.
송씨는 마지막으로 "사실 내가 대화 도중 너무 화가 나서 욕한 것은 인정하지만 사과도 했다. 하지만 나가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