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사고가 난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현장에서 본격적인 건축물 해체(철거)를 앞두고 낙하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7일 오전 11시 45분께 광주시 서구 주민 A(52)씨는 지인 3명과 함께 화정아이파크 현장 바로 옆 도로에서 낙하물을 잇따라 목격했다.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 A씨 등 4명의 주민이 약 10분간 상가 앞에 머무는 사이 관찰된 낙하물은 모두 3개였다고 한다.
낙하물은 쇳덩이와 콘크리트 조각이다. 낙하물 크기는 어른 손가락 만한 것과 그보다 조금 큰 것들이다. 낙하물은 104동 건물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시범 철거 작업이 이뤄지는 곳은 101동 상층부다.
낙하물은 화정아이파크 현장 담벼락과 상가 사이 폭 3m 도로로 떨어졌다.
하늘에서 도로로 뭔가 툭 하고 떨어지자 A씨 등은 깜짝 놀랐고, 이내 정신을 차려 살펴본 결과 어른 손가락만한 건축용 쇳덩이였다.
인근에 있던 작업자가 깜짝 놀라 낙하물을 수거하려고 했으나 A씨 등은 제지했다. 이어 서구청 공무원이 현장에 오고 나서 낙하물을 보여준 뒤 사업자 측에 강력한 조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A씨는 <오마이뉴스>에 "철거 현장 주변에는 서구노인종합복지관과 상가가 밀집해 있다. 철거 현장 담벼락과 상가 사이 좁은 도로 사이로 노인을 비롯한 수백, 수천명이 오간다"며 "쇳덩이든 시멘트 조각이든 오가는 사람 머리에 맞았으면 또다시 인명피해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10분 사이 104동 앞 도로, 이 좁은 곳에서 목격한 낙하물만 최소 3건이다. 낙하물을 막는다고 건축물에 그물망을 조금씩 걸쳐놓긴 했는데 무용지물"이라며 "비용 아끼고 빨리빨리 철거하려다 오가는 사람이 다치는 불상사가 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1일 화정아이파크 현장에서 해체계획 언론설명회를 열고 철거 일정과 공법, 분진 및 소음 최소화 대책, 낙하물 방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시공사 측은 "해체작업을 통해 (붕괴) 사고로 실추된 회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작업에 임하겠다"고 밝혔으나, 인근 상인 등 주민들은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시공사 측은 붕괴 사고동(201동) 뿐만 아니라 전체 8개 동을 전면 철거한 뒤 재시공하겠다고 지난해 사고 발생 이후 정몽규 회장이 직접 밝혔으나, 철거를 앞두고 기존 전면 철거 입장을 번복해 비난을 사고 있다.
'반쪽 철거' 비난 직면 현대산업개발...최종 결정은?
건축물 뿌리 격인 지하 주차장과 지상 1~2층 상가 부분은 안전상 문제가 없으니 존치하되, 나머지 주거용 부분은 철거하는 내용으로 인허가기관인 광주시 서구로부터 해체계획을 승인 받은 사실이 최근 알려진 것이다.
인근 주민 등에 대한 설명 없이 전문기관 검토를 거쳐 해체계획을 승인해준 서구청과 계획을 돌연 바꾼 시공사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시공사 측은 내부 입장을 정리해 조만간 철거 범위를 재확정하겠다고 물러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