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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반란을 보도하는 CNN 방송 갈무리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반란을 보도하는 CNN 방송 갈무리 ⓒ CNN
 
무장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하루 만에 후퇴했다.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4일(현지시각) 오디오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국민의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이 기지로 철수하도록 지시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은 이들 병력이 지난 24시간 동안 모스크바에서 200㎞ 거리까지 진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병사들은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진격했다"라며 "어느 한 쪽도 러시아 국민이 피를 흘리는 데 따르는 책임을 잘 알기 때문에 병력을 되돌려 기지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축출하라는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였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벨라루스가 중재 나서... 러시아-프리고진 "유혈사태 피해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오늘 사건은 비극적"이라면서도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은 취소될 것이고,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란에 가담한) 다른 바그너 그룹 병사들도 그들의 복무를 고려해 기소하지 않을 것"이고, 가담하지 않은 바그너 그룹 병사들은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라며 "유혈사태를 피하는 것이 책임자 처벌보다 중요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크렘린 측도 프리고진과의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이번 협상을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대해 "그가 직접 중재를 제안했다"라며 "그의 노력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 하에 루카셴코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과 협상했다"라며 "바그너 그룹이 이동을 중단하고, 상황 완화하라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라고 밝혔다.

앞서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군이 자신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이날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 영토에 진입, 남부 로스토프나노두와 보로네즈 군 시설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쇼이구 국방장관을 비롯한 러시아군 수뇌부를 처벌하라고 요구하면서 만약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연설에 나서 해 이번 사태를 반역으로 규정하고 "지금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라며 "대응은 가혹할 것이고, 반역에 가담한 자는 처벌될 것"이라고 맞섰다.

또한 무장반란을 일으킨 프리고진을 향해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반역이자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라고 비난했다. 

반면에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이 반역과 관련해 깊이 착각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모두 반역자가 아니라 애국자"라고 반박했다. 이어 "러시아가 더 이상 부패와 거짓말, 관료주의로 살아가길 바라지 않는다"라며 항복을 거부했다.

푸틴 리더십에 큰 타격... "비이성적인 일 할 수도"

러시아는 프리고진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고, 모스크바 등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또한 모스크바가 교통을 통제하며 외출 자제를 명령하고, 26일을 임시 휴일로 정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하루 만에 말을 바꿔 바그너 그룹이 후퇴하면서 전 세계를 긴장케 했던 무장반란은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다만 이번 사태로 강력한 철권 통치를 이어온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사태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군 수뇌부를 교체하거나, 우크라이나 침공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CNN 방송은 "푸틴 정권이 (무장반란을 진압하더라도) 과거 수준의 통제력을 회복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보도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혼란과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특히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증명하기 위해 비이성적인 일(irrational things)을 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 "1999년 12월 31일 푸틴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나서 이처럼 극적인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블라디미르 푸틴#바그너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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