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화성시민신문


경기 화성시가 '동서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추진 중인 17km 길이의 서해안 해안데크 조성을 두고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다.

<화성시민신문>은 전문가에게 서면질의를 보내놓고 이 사안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없는 긴 해안데크는 자연을 파괴하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해안 해안데크 조성 사업은 전곡항부터 궁평항까지 잇는 서신면 일원에 해안데크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총예산 386억여 원을 사업비로 책정했다. 

"가장 최악의 선택, 갯벌 가장자리 바로 옆이나 위에 산책로를 만드는 것"

나일 무어스 새와 생명의 터 박사는 조류 및 조류와 서식지 보전 전문가다. 국제자연보전연맹 물새 전문가 그룹 IUCN SSC Group 대표다. 그는 화성시 매향리 갯벌을 비롯한 화성습지를 오랜시간 연구했다.  

나일 무어스 대표는 화성시의 해안데크가 조성될 때 생물 다양성을 위해 산책로 주변 새의 서식지를 보호 관리하는 경우나, 국제적으로 중요한 종에 방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반드시 완전한 환경영향평가 형식이 개발행위 전에 고려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  

화성시가 추진 중인 해안데크 프로젝트는 환경에 상당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선택은 갯벌 자체를 가로지르는 산책로를 만드는 것, 두 번째로 최악의 선택은 갯벌 가장자리 바로 옆이나 위에 산책로를 만드는 것이다." 

화성시 '해안데크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에 따르면 13.8km 노선의 해안데크는 지상 제방 데크와 해안 데크, 현황도로 이용을 포함해 나일 무어스 대표가 최악의 선택이라고 지적한 모두를 포함했다. 

특히 그는 잘 설계되지 않는 한, 해안데크 옆의 국제적으로 보호종을 지정된 물새 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알랄꼬리마도요, 저어새 등 홧어습지를 보금자리로 삼는 물새의 개체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성시 해안데크 계획은 예산만 낭비된 흉물로 방치될 것"
 
ⓒ 화성시민신문

갯벌 생태 전문가인 류종성 안양대학교 해양바이오공학과 교수는 나일무어스 박사보다 더 심각하게 화성시 계획을 바라봤다. 

그는 특히 "인천시가 2010년 수십억 원을 들여 설치한 410m의 강화도 남동쪽에 위치한 황산도 갯벌 해안데크가 현재는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흉물이 된지 오래"라며 "화성시 해안데크 계획은 예산만 낭비된 흉물로 방치될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해안데크가 설치될 곳이 갯벌의 상부 조간대로 갯벌 중에서도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류종성 교수에 따르면 이곳은 '해양생태계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해양보호생물인 흰의빨참갯지렁이, 흰발농게가 주로 서식하는 지역이다. 블로 카본으로 각광받고 있는 갈대, 갯잔디가 주로 분포하는 곳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 

"상부조간대에 데크가 건설되면 해양보호 생물과 갯벌 생태계 가치가 훼손되며 해안데크는 건설돼서는 안된다. 이미 일제 강점기 때 농토확장이라는 미명으로 90% 이상의 갯벌 상부 조간대는 매립돼 사라졌다. 우리에게 남은 나머지 10% 상부 갯벌 상태계는 온전히 보존해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 

류종성 교수는 전남 무안 갯벌센터 앞에도 해안데크가 설치돼 있으나 갯벌 관리나 갯벌체험을 위한 수십미터 길이의 소규모에 지나지 않는다. 화성시가 발표한 17km에 달하는 긴 해안데크는 자연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며 이러한 사례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전혀 없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마지막으로 화성시 관광 행정의 방향성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보호 관리가 되고 있어야 한다. 매향리 갯벌 습지보호지역은 미 공군 사격장이라는 스토리와 함께 갯벌보전의 아이콘으로써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보호 관리를 받고 있더라도 자연유산을 훼손하는 행위를 허용할 경우에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받을 수 없으며, 지정됐다 하더라도 해제 조치가 내려진다. 화성시는 진정한 갯벌의 관광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갯벌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며 화성시 갯벌의 생태, 역사, 문화 스토리를 잘 수집하고 기록으로 남길 것을 제안한다.

순천만 갯벌은 순천 시청과 순천 시민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순천만 국가 정원이라는 큰 자산을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로부터 배웠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화성시민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