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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브4(RAV4)가 공식 출시됐다. 1994년 첫선을 보인후 2020년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기록하는등 라브4는 토요타 SUV의 상징이다. 국내에 출시된 것은 2023년형 5세대 차량이다.
토요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브4(RAV4)가 공식 출시됐다. 1994년 첫선을 보인후 2020년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기록하는등 라브4는 토요타 SUV의 상징이다. 국내에 출시된 것은 2023년형 5세대 차량이다. ⓒ 김종철
 
벌써 10년이 훨씬 지났다. 그들은 '친환경'을 입에 달고 살았다. 기자를 만날때마다, 새로운 차를 선보일때마다 그랬다. 그렇게 그들은 한국시장에 '하이브리드'라는 차를 들고 왔다. 

휘발유와 디젤, 심지어 '클린디젤'이란 허구 속에 '하이브리드'는 자동차 시장에서 쉽게 자리잡지 못한 듯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고, 계속 진화했다. 그리곤 어느새 그들은 '하이브리드의 대명사'가 됐다. 디젤의 몰락과 전기차 시대를 눈 앞에 두고, 그들이 다시 중심으로 나섰다. 토요타 자동차 이야기다.   

30년 넘게 토요타에서 잔뼈가 굵은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모두를 위한 전동화'를 강조했다. 그의 방점은 '모두'에 있었다. '특정인'이나 '일부'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소비자'를 위한 전동화를 추구하겠다는 것. 그리고 '하나의 자동차, 두개의 대답' 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토요타, 하나의 자동차로 두개의 답을 찾아 나서다

'하나의 자동차'는 뭘까. 바로 '라브4'다. 라브4는 1994년 스포츠다목적자동차(SUV)의 개념조차 모호할 때, 토요타가 세계시장에 선보인 차였다. 세간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30년동안 무려 1200만대 넘게 팔려 나갔다. 토요타 입장에선 '보물' 같은 차다. 

지난 2013년에야 국내서도 라브4를 볼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독일차의 대대적인 공세 속에서도 라브4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왔다. 작년 한해동안 토요타 브랜드로 팔린 차량 가운데 43%가 라브4 하이브리드였다. 다른 경쟁사들의 SUV 하이브리드 차량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였다. 
 
 라브4는 2009년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였고, 지난해 한국토요타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라브4는 2009년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였고, 지난해 한국토요타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 김종철
 
이번에 새로 선보인 라브4는 5세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콘야마 사장이 밝힌 '두개의 대답'이 이 차에 숨어 있다. 두개의 답은 '실용성과 효율성'이다. 수많은 자동차들이 제각각 용도와 개성을 뽐내면서도, 쉽게 도달하기 어려운 바로 그 답이다. 일종의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것이 토요타의 생각이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남양주까지 왕복 60킬로미터 구간에서 직접 차를 탔다. 2시간여 남짓 길지 않은 코스였지만, 시내주행부터 간선도로, 고속도로 등 다양한 형태의 도로에서 라브4 PHEV를 경험했다.

디자인은 바깥과 실내 모두 기존 4세대와 비슷하다. 그럼에도 차량의 얼굴인 앞모습은 매시타입의 그릴과 범퍼 등의 변화로 좀더 개성 있고, 강한 인상을 준다. 옆쪽과 뒷쪽도 예전보다 볼륨감을 주면서, 좀더 젊고 강한 인상을 풍겼다. 회사쪽에선 두개의 팔각형을 교차시켜서 나온 '크로스 옥타곤(Cross Octagon)'이라는 이미지를 따왔다고 설명했다.

전기차가 아닌데… 전기모드로만 일상이 가능하다
 
 라브4의 실내 모습. 전체적인 디자인은 다소 심심하다. 중앙 디스플레이 크기 역시 8인치에 불과하다는 점도 아쉽다. 일반적인 버튼 조작은 직관적이다.
라브4의 실내 모습. 전체적인 디자인은 다소 심심하다. 중앙 디스플레이 크기 역시 8인치에 불과하다는 점도 아쉽다. 일반적인 버튼 조작은 직관적이다. ⓒ 김종철
 
실내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느낌이다. 중앙의 8인치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 등 비슷한 경쟁차급의 실내보다는 고급감에서 다소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이 차의 장점은 실제 차량을 운전하면서부터 드러난다.

가속페달을 천천히 밟았다. 전기모터가 조용하게 바퀴를 움직인다. 전기차의 출발과 같다. 실제 구동모드 역시 '이브이(EV)모드'다. 모터와 엔진을 함께 쓸 수도 있다. 에이치브이(HV) 모드, '오토 이브이/에이치브이 (EV/HV) 모드' 등이다. 운전자가 주행할때는 에코, 스포츠, 노멀 등 3가지다. 

고속 주행에도 안정감이 좋았다. 세단보다 높은 차체를 갖고 있는 SUV지만, 고속이나 곡선 구간을 빠져 나갈때의 쏠림 현상 등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네바퀴 굴림방식에다, 아래쪽에 배터리가 위치하면서 무게중심을 낮춰주는 등 차량 무게 배분에도 크게 신경을 쓴 탓이다.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앞지르기 위해 급히 속도를 올렸지만, 2톤에 가까운 차는 여유있게 앞질러 나갔다. 2.5리터 4기통 엔진에 강력한 모터까지, 306마력의 힘을 느낄수 있었다. 준중형급 SUV에서 네바퀴굴림에 300마력 이상의 힘, 게다가 전기차에 버금가는 효율까지 갖춘 차를 보기란 쉽지 않다.
 
 라브4의 엔진룸 모습.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HV모드(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하면 306마력의 힘을 낼수도 있다. 전기모드를 비롯해 모두 4가지 주행모드를 갖췄다.
라브4의 엔진룸 모습.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HV모드(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하면 306마력의 힘을 낼수도 있다. 전기모드를 비롯해 모두 4가지 주행모드를 갖췄다. ⓒ 김종철
 
특히 이 차에 들어간 18.1kWh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는 1회 충전하면 무려 63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명심할 것은 이 차는 전기차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자의 하루 출퇴근 거리가 왕복 50킬로미터를 감안하면, 평상시에는 그냥 전기차를 타고 다닌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다. 

물론 매일 저녁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을 해야겠지만, 일반 전기차에 비해 충전시간도 길지 않다. 완속충전용 AC단상 충전구가 있고, 6.6kW 충전기로 완전충전까지 2시간30여분 걸린다고 한다. 

지금 전기차를 망설이는 당신, 라브4 PHEV를 보라

만약 주말에 지방으로 장거리 운전을 하더라도, 충전시설을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고, 휘발유로 다시 엔진을 움직이며 다니면 된다. 라브4 PHEV의 공인 복합연비는 1 리터당 15.6킬로미터다. 전비는 1 킬로와트아워(kWh)당 4.2킬로미터다. 기자가 탔던 서울-남양주간 60킬로미터 구간에서 전기와 내연기관을 모두 사용했지만, 공인연비 이상이었다. 

 
 한국토요타가 최근 내놓은 라브4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전기차로서 성능을 극대화했다.전기모터로만 60킬로미터 넘게 달릴수 있다. 왠만한 서울 인근 출퇴근은 전기차로 쓸수있다는 이야기다.
한국토요타가 최근 내놓은 라브4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전기차로서 성능을 극대화했다.전기모터로만 60킬로미터 넘게 달릴수 있다. 왠만한 서울 인근 출퇴근은 전기차로 쓸수있다는 이야기다. ⓒ 김종철
 
이밖에 차량 안전시스템인 토요타 세이프티센스는 더욱 똑똑해졌다. 긴급제동보조시스템(PCS)을 비롯해 보행자 인식 충돌위험회피, 긴급제동시스템 등이 한발 더 진화했다. 내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엘지유플러스와 협업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와 내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 팟캐스트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수 있다.

라브4 PHEV는 단일 차종으로 국내서 판매된다. 값은 5570만원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비슷한 차급의 렉서스PHEV는 70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다른 왠만한 수입경쟁 차종들도 5000만원대부터 8000만원에 이른다. 가격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이병진 상무는 "토요타는 20년 넘게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왔다"면서 "라브4 PHEV는 SUV가 갖는 다목적 실용성과 효율성까지 담아내, 전기차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최상의 대안이 될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토요타가 내놓은 '하나의 자동차, 두개의 대답'. 이제 소비자들이 대답할 차례다. 
 
 라브4의 이번 PHEV 모델은 엔진 개입 없이 전기모터로만 움직이는 전기차모드가 장점이다. 18.1㎾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복합 기준 최대 63㎞까지 오직 전기로만 주행할수 있다는 것이 회사쪽 설명이다.
라브4의 이번 PHEV 모델은 엔진 개입 없이 전기모터로만 움직이는 전기차모드가 장점이다. 18.1㎾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복합 기준 최대 63㎞까지 오직 전기로만 주행할수 있다는 것이 회사쪽 설명이다. ⓒ 김종철

#한국토요타자동차#라브4 PHEV#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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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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