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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한쪽에선 예산안 협상을 가로막고 한쪽으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대통령이다. 이럴 바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와 직접 협상하고 담판 짓길 바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예산안 협상의 핵심 쟁점인 법인세법 개정안과 관련해 조속한 처리를 주문한 윤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주례회동에서 "법인세법 개정안은 대기업만의 감세가 아닌 모든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법인세 인하는 특정 기업의 혜택이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소액주주와 근로자, 협력업체 등 국민 대다수에 그 혜택이 돌아간다"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기사 : 윤 대통령 "법인세법·한전법 반드시 처리돼야" http://omn.kr/21ymn).

사실상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민주당의 '초부자 감세' 비판을 정면 반박하면서 정부·여당의 원안대로 법인세 개정안을 처리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 협상 내내 여당은 온통 윤 대통령 입만 쳐다보는 형국이었다. 이도 모자라 대통령이 직접 법인세법 처리를 주문했다"며 "입법부인 국회를 자신의 '통법부'쯤으로 여기는 저급한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예산안에 대한 심의·확정권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야당과 책임 있게 논의하는 게 마땅하다"면서 윤 대통령의 '주문' 탓에 예산안 관련 협상이 지지부진해지고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참고로,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정부 입장에선 더 이상 협상에 임하기 어렵다'고 했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더 이상 본인 입장에선 협상 임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라며 "사실상 대통령의 이러한 고집과 강압적인 가이드라인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멀리서 가이드라인만 던져놓고 명령하듯 협상에 장애만 초래하고 있는 것은 대통령 본인이다"며 "목소리만 크면 이기는 줄 아는 골목대장 같은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제안대로 해도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공약 지킬 수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안대로 하더라도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공약을 지킬 수 있고, 보다 많은 서민·중산층에게 혜택을 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민주당의 제안대로 5만4004개 중소·중견기업 법인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법인세를 낮추면 윤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공약도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정부·여당은 과세표준 3000억 원을 초과하는 103개 초슈퍼, 극소수 대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자고 한다"며 "국민의힘은 최상위 구간까지 (법인세를) 깎아주자는 것이고 민주당은 가장 아래 구간인 중소·중견기업에게 폭넓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감액규모도 마찬가지다. 국회는 매년 통상 정부 예산안의 1% 정도를 감액해 왔고 현 민주당의 안은 그보다 작은 규모일 뿐인데 정부·여당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라며 "민주당의 '국민감세'안은 정부·여당의 '초부자 감세'안 대신 중산층과 서민들을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론 "(민주당의) 국민감세 3법의 핵심은 먼저 법인세법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슈퍼 대기업의 세율은 현행을 유지하고 5억 원 이하 중소·중견기업의 세율은 대폭 낮추자는 것이다. 소득세법은 최저과세표준을 더 높게 조정해서 직장인의 유리지갑을 더 지키고 서민 월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관련 세액공제를 더 상향하자고 하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중국 남송의 학자인 육구연은 '가난한 것이 걱정이 아니라 고르지 못한 것이 걱정(불환빈 환불균, 不患貧 患不均)'이라고 했다. 민심은 예나 지금이나 불공정에 민감하다"라며 정부·여당의 '초부자 감세' 기조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3일도 채 남지 않은 시한에도 정부·여당이 여전히 특권예산-윤심예산만 고집한다면 (민주당의) 예산 수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법인세 인하#윤석열 대통령#예산안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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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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