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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천 정의당 영암군의원 예비후보
김기천 정의당 영암군의원 예비후보 ⓒ 김기천 후보 제공

7일, 김기천 정의당 영암군의원 예비후보를 인터뷰했다. 현직 영암군의원인 김기천 후보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같은 지역구(2인 선거구)에서 단 16표 차이로 상대 후보를 꺾고 영암군의원이 됐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영암군의원 재선에 도전한다.

-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저는 광주에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온 후 진보정당 운동을 했어요. 1987년 6월 항쟁을 관통하면서, 운동만으로는 세상을 온전히 변화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정치적으로 대변할 장치가 필요하겠다고 느꼈어요. 이후 진보정당추진위원회(진정추) 등에서 활동했어요.

저는 민주노동당이 분당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충격을 받았어요. 매일 봤던 동지들이 편법, 부정을 동원해 다른 동지들을 내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상처를 받았죠. 이후 2010년에 농사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안고 영암에 왔어요. 그러다가 2011년에 노회찬 대표께서 목포에서 하신 강연을 들었어요. 그 자리에서 다시 입당원서를 냈죠.

제가 올해로 영암에 온지 13년차인데요. 와서 보니까, 지역 기득권들이 똘똘 뭉쳐서 회전문 인사를 하더라고요. 청년회장이 방범대장으로 올라가고, 조합장되고 군의원되고 또 다른 자리로 옮겨가요. 지역의 모든 언론, 여론, 말을 몇몇 사람이 장악하고 있어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굉장히 큰 문제의식을 느꼈어요. 아는 사람이면 알음알음 안될 일도 되게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철저히 소외시켜요. 그래서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울려 퍼지게 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을 안고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해왔어요."

- 선거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2010년에 영암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보니까, 당시에는 농지원부를 만들어야 됐어요. 300평 이상의 땅을 소유하고 있거나 임대차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게 증명되면 발급돼요. 3월에 땅을 사서 면사무소에 가보니까, 작물을 재배한 사진이나 기록을 가져오라는 거예요.

그래서 5월에 모내기하고 사진 찍어서 가져갔어요.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갔는데, 직원이 쳐다보지도 않고 처리해 준다고 했어요. 그래서 면사무소를 나오는데, 팀장이 제 뒤통수에 대고 '어이 기천이 자네 아버지가 그분 아니신가? 형이 그분이고?'라는 거예요. 언급된 가족분들이 농협 이사도 하고 지역에서 유명하신 분들인데요.

팀장이 왜 진작 이야기하지 않았냐면서, 그때 말했으면 바로 내줬을 거라고 했어요. 제가 이 말을 듣고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몰라요. 그래서 대체 무슨 말씀이냐고, 유력자들이나 그 주변 사람들이 오면 안 될 것도 해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오면 이런 식으로 하느냐고 화를 냈죠.

물론 단적인 사건이에요. 하지만 이 사건만 봐도 지역사회, 행정이 얼마나 비민주적으로 굴러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때 일종의 공분을 느끼고, 이걸 가만두면 지역이 발전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결국 이 사건 때문에 선거 출마까지 결심하게 됐어요."

"진정성은 통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을 주민과 인사를 나누는 김기천 정의당 영암군의원 예비후보
마을 주민과 인사를 나누는 김기천 정의당 영암군의원 예비후보 ⓒ 김기천 후보 제공

- 영암에서 어떤 활동을 해오셨나요?
"저는 농사지으려고 왔어요. 물론 지역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있었어요. 당시 저희 가족을 비롯한 네 가족이 함께 왔는데, 오자마자 지역 학교 통폐합 문제를 해결했어요. 방과후 활동으로 제가 논술도 강의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축제 같은 것도 기획했죠.

농사를 짓다 보니까 유통 문제가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농민분들과 의기투합해서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사업을 하게 됐어요. 이어 마을 반찬 꾸러미도 만들고, 영암에서 로컬푸드 사회적 협동조합까지 만들게 돼요. 반찬을 직접 만들어서 소비자들에게 보내고, 협동조합을 통해 흩어져 있는 생산자들을 묶어 독립 매장도 만들어 농산물을 유통했어요.

영암에 월출산이 있잖아요? 한살림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 유기농 농산물 생산자 공동체로 인증받은 달마을공동체를 만들어서 쌀을 비롯한 잡곡을 계약 재배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여러모로 새로운 모델들을 만들었는데, 이게 지역에서 정치를 시작했을 때 큰 자산으로 작용했어요."

- 지난 4년 동안 영암군의원으로 활동하셨습니다.
"2인 선거구에서 16표 차이로 2등을 해서 당선됐는데,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던 거 같아요. 그만큼 정말 열심히 했어요. 군 예산이 6천 억이나 되는데, 한 푼도 깎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의회에 만연해 있었어요. 그래서 선심성 예산, 불필요한 예산, 소수 특권자를 위한 예산을 기를 쓰고 찾아서 삭감했어요. 그렇게 하면 예결위에서 다른 의원들이 조금이라도 살려 보려고 발버둥을 쳐요. 좌절도 많이 했죠.

밖에서 본 것보다 행정과 의회는 훨씬 더 무능하고 부패해 있어요. 그래서 각성을 촉구하는 5분 발언도 많이 하고, 15건의 조례를 만들었어요. 특히 기억나는 게, 5일장 관련 정책이에요. 지역 5일장에 가보면, 어르신들이 다들 연로하셔서 거동도 어려우신데 무거운 물건까지 힘겹게 들고 가셔요. 그래서 벨을 누르면 도우미들이 작은 수레를 끌고 와서 원하는 장소까지 물건을 배달해 주는 제도를 만들었어요.

코로나19 시기에 소상공인 분들의 피해와 관련된 예산을 세운 일도 기억나요. 2019년 예산 심의를 하는데, 예산서에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위한 예산이 없었어요. 그런데 예산팀에서 심의를 하고 있는 도중에 군의원들에게 전복 선물세트가 전달됐어요. 저한테는 못 가져왔어요.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서 어떻게 예산 심의 중에 이런 일이 있으냐고 난리를 쳤어요. 이후 소상공인 추경을 신속하게 세우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어요. 군 예산으로 100만 원씩 생활 지원비를 주고, 카드 수수료도 할인했어요. 영업을 못할 때의 손실을 군비로 보상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마련해 뒀어요. 정말 보람찼죠."

- 이번에 당선되신다면 영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군민들께서 한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죽어라 공부해서 열심히 일하고 싶어요. 우선 의회 문화, 정말 바꿔야 돼요.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어요. 이해 충돌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없어요. 의원들이 자기 남편 물건 팔러 다녀요. 언어와 행동이 군민 입장에서 보면 부끄러울 정도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의원들을 설득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주민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활동을 하는 의회를 만들고 싶어요.

저는 갈등 현장을 절대 마다하지 않는 군의원이 되고 싶어요. 주민들이 겪는 고통이 있다면, 그 고통을 함께 마주하고 해결하고 싶어요. 영암에는 국내 최대 산지 태양광 시설이 있어요. 30만평 규모예요. 개발의 문제가 보이는데 지역사회가 침묵해요. 행정도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요. 누가 대변해야 할까요?

지금 영암군 농어민 수당 조례를 만들어 1년에 60만 원씩 주고 있는데요. 그 대상에서 여성들이 빠져있어요. 청년 농업인도 받을 수 없게 되어 있어요. 이런 사각지대 문제도 해소하고 싶어요. 다행히 군수 후보들도 이 부분에 대해 공약을 낸 상황이어서 수월하게 갈 거 같아요.

영암은 전통적으로 농업군이에요. 저는 지역에 공공급식 지원센터를 만들고 싶어요. 농민들, 아침 일찍 밭에 나가느라 밥도 챙겨 먹지 못하고 일할 때가 많아요. 이보라미 정의당 전남도의원이 전국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만들어서 아침 한끼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저는 점심 급식도 하고 싶고, 마을이나 영암 소재 직장에서 영암산 농산물들을 제공하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슬로건이 밥값하는 젊은 일꾼이었어요. 4년 일해보니까, 주민들께서 제가 밥값했다고 말씀해 주세요. 제 입으로 말하기 좀 그런데, 김기천 의원처럼 일 잘하는 사람 없다고 해주세요. '아이고 우리 기천이'가 된 거예요.

저는 앞으로도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 늘 함께하고 싶어요. 4년을 해보니까 진정성은 통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의회에서 행정을 가장 많이 비판하고, 일 제대로 할 것을 요구해 왔어요. 이번에 당선되어도 늘 현장을 지키고 싶어요."

#김기천#정의당#영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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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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