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공직자라면, 태산같은 공직의 책무를 함부로 버릴 수 없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일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지사직을 유지한 채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에둘러 비판한 것을 두고 이재명 지사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직을 책임이 아닌 누리는 권세로 생각하거나, 대선출마를 사적 욕심의 발로로 여기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공무 때문에 선거운동에 제약이 크지만, 저는 제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직자의 책임을 버리지 않고,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희룡 지사님, 한번 생각해 보시라"며 "월급만 축내면서 하는 일 없는 공직자라면 하루라도 빨리 그만 두는 것이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그러나 할 일을 해 내는 책임감 있고 유능한 공직자라면, 태산같은 공직의 책무를 함부로 버릴 수 없다"며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지사 사임 기자회견에서 도지사 사퇴에 따른 도정 공백 등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오히려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임하는 것이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해당 발언은 이날 원 지사의 사퇴로 광역단체장 중 대선레이스에 나선 이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강원지사와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한편, 원 지사는 2일 오전 도의회에 사임통지서를 보낼 예정이다. 이에 제주도는 오는 12일 0시께부터 구만섭 행정부지사 대행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내년 3월9일 대선을 앞두고 현직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원 지사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