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추모하는 조문 행렬이 영결식이 진행된 13일 이른 오전에도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시청 실내에서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광장에 머무르며 박 시장의 위패와 영정이 오가는 것을 지켜봤다.
장맛비 속에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한 박 시장의 위패와 영정은 이날 오전 7시 45분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유족과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은 오전 7시 50분 박 시장의 위패와 영정을 들고 시청 안으로 들어섰고, 그의 영결식이 오전 8시 30분부터 진행됐다.
박 시장의 위패와 영정이 서울광장을 거쳐 시청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 주변을 메운 시민들은 "시장님 편히 쉬세요"라며 애도의 말을 건넸다. 일부는 눈물을 흘리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영결식 전부터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이어가기도 했다. 조문객들은 "함께했던 시간, 소중한 가르침 오래 기억하고 실천하겠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영면하시길" 등의 메시지를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
정경자(여·64·서울 서대문구)씨는 "가시는 길에 조금이라도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어 분향소를 찾았다"라며 "이곳에 오는 동안 행정가로서의 박원순, 인권변호사로서의 박원순을 떠올려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 앞 서울도서관에) 항상 큰 현수막이 붙어 있잖나. 오늘 문득 그곳을 보니 '냇가의 돌들은 서로 거리를 두었음에도 이어져 징검다리가 된다'라고 적혀 있더라"라며 "그가 냇가의 돌로서 자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 앞으로 서울시가 그의 기조를 잘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박아무개(남, 25)는 "방명록에 '마음 속 깊이 오래 기억하겠다'라고 적었다"라며 "오래 전에 박 시장이 참석한 행사에 저도 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 참 친근하단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이렇게 가버려서 조문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시청 청소노동자인 한 여성(65)은 눈물을 흘리며 "정규직이 되면서 (박 시장에게) 은혜를 입었다. 지금 뭐라고 말을 잇지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영결식은 유족, 시청 관계자, 정·관계 인사, 시민사회 대표 등 100여 명만 참석한 채 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됐고,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됐다. 조문객들은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 주변에 머무르며 휴대폰으로 영결식을 지켜보기도 했다.
박 시장의 위패와 영정은 영결식이 마무리된 뒤 오전 9시 40분께 시청을 빠져나왔다. 많은 조문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시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시장님 가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과 장례위원회는 박 시장의 유언에 따라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해 화장을 마친 뒤 장지인 고향 경남 창녕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유언장에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썼다(관련기사 :
박 시장 자필 유언장 "모든 분께 죄송하다... 모두 안녕" http://omn.kr/1o9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