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상품 관세 부과 트윗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불법 이민자를 막지 않으면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트위터에 "6월 10일부터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불법 이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세는 단계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돼야 관세를 철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멕시코가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관세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7월 1일부터 10%, 8월 1일부터 15%, 9월 1일부터 20%, 10월 1일부터 25%로 관세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멕시코의 소극적인 협조로 인한 (불법 이민자의) 대규모 유입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에 큰 위기를 초래했다"라며 "우리는 그동안 누구에게나 '돼지 저금통'이 돼왔지만, 이제는 미국의 이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 정부는 불법 이민자의 본국 송환을 비롯해 매우 강력한 이민법을 갖고 있다"라며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유입을 멕시코의 책임으로 돌리며 국경 장벽 건설 비용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무역 적자가 아닌 불법 이민 문제를 내세워 관세 인상을 위협한 것은 이례적이다.
백악관은 멕시코에 관세 철폐와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도 밝히지 않았다. AP, CNN 등 미국 언론은 관세를 인상하면 상품의 가격이 올라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지난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체결한 새 북미자유무역협정의 비준과 발효도 불투명해졌다.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부 북미담당 차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처참한(disastrous) 사태가 올 것"이라며 "우리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