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 진행자들 가운데 취재진에게 낯익은 얼굴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대입거부선언자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했던 장주연(20)씨는 이제 투명가방끈 활동가가 되어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관련기사:
[2017년 대입거부선언] 모두가 수능보는 날, 입시거부 선언한 청년들)
1년 전 고3이었을 때 '피아'란 별칭으로 소개했던 장주연씨는 이제 당당히 자신의 실명을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탈학교' '탈가정' 상태에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다 대학입시거부선언에 참여한 걸 계기로 투명가방끈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었다.
장씨는 1년 전 '인 서울' 대학을 목표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목 디스크와 우울증 등에 시달리다 대학 입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고 결국 집과 학교를 나왔다고 털어놨다.
장씨는 "나처럼 입시 경쟁이 답답한 사람, 공부를 못해서든 학비가 너무 부담스럽든 다른 진로를 가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무조건 대학 입시로 가게 하는 삶의 패턴이 너무 폭력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입 거부를 후회한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장씨는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투명가방끈) 활동을 하며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고, (올해 대입거부선언자들 가운데) 김해에서도 오고 갈수록 활동이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대학입시를 거부하고 저다운 삶을 살고 싶었고 삶의 여유를 가지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가서 또 치이고 취업하고 여자니까 결혼하고, 그런 삶의 흐름을 거부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뜻깊다고 생각해요. 나는 내 삶을 가겠다는 방향이 처음부터 있었고 지금은 나름 잘 하고 있는 거 같아요. 이런 사업을 기획하고 있고 아예 기획팀에 참여해 일하면서 원래 추구하는 방향에 맞게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1년 전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다. 나라에서 이런 존재를 인정해주고, 우리를 위한 정책을 잘 마련해달라"고 요청하려고 대입거부선언에 동참했고, "같이 할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던 장씨는 지금도 자신들의 활동에 더 많은 참여를 호소했다.
"주변에 학력학벌사회와 입시경쟁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막상 본인이 그 상황에 닥쳐 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문제를 같이 제기하고 이런 구조를 깨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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