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 <종소리>2018년 새봄, 일본 도쿄에서 발행되는 시지 <종소리>는 대한해협을 건너 강원도 치악산 밑 내 집까지 울려 퍼졌다.
시지 <종소리>는 2000년 정초 세상에 처음 울렸다. 창간호에서 재일 시인회 초대 대표인 고 정화수 시인은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뭇 귀신 외세 죄다 내쫓고북과 남 해외가 함께 눈 뜨는 종화음을 이루며 얼싸안을 세기의 종소리를 울리고 싶다평등과 평화, 평안을 부르며희망을 알려주는그런 종을 우리는 울리고 싶다일본에 사는 정화수, 김두권, 정화흠, 오상홍, 김학렬, 홍윤표, 김윤호 등 7명의 동인이 그 뜻을 모았다. 이들 <종소리> 시인회는 2000년 정초, 첫 번째 종소리를 울렸던 바, 올 봄 74번째로 시지를 발간했다.
시지 <종소리>는 출범 당시에는 주로 재일동포 시인들의 작품만 실었지만, 이후 남과 북, 해외동포 시인까지 문을 활짝 열어, 현재는 재일, 재미, 재중, 재유럽 그리고 남과 북 시인들이 하나가 되어 이 세상에 깨우침의 종소리를 울리고 있다.
조국 평화통일에 이바지하고파2012년 6월 9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시지 <종소리> 50호 발행 기념모임"이 열린 바, 한국에서 홍일선, 정용국, 박도 등이 초대받아 참석했다. 현재는 재일 오홍심 시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데, 시지 <종소리> 발간 취지는 다음과 같다.
하나, 희박해져 가는 재일 동포들의 민족성을 고수하고 민족문화를 보급과 조국의 평화통일에 이바지한다.
둘, 작품의 주제 범위를 확대하여 재일동포는 물론 남과 북의 독자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창작한다.
셋, 우리 민족의 시도 아닌 난해한 시를 반대하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시를 창작하며 번역에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작품을 쓴다.
넷, 시지는 계간으로 하며 그 이름은 <종소리>로 한다.
이후 오늘까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한 번 빠짐없이 매 계절마다 발간하여 74호에 이르고 있다. 이번호에는 지난 '평창 겨울올림픽대회'를 특집으로 묶었다. 모두 26 편의 시가 실린 바, 지면 관계상 두 편만 소개한다.
내 땅으로 오는 봄을 막을 수 없다 김윤호(일본 도쿄 거주)봄 소리가 들린다바람소리도 여느 때와 다르다남쪽에서 들리는 소리북쪽 땅에서 울리는 소리융화하자고 손을 내민다화목하자고 노래를 부른다오랜 세월이 땅에 흐르던 매운바람산들바람으로 바꾸고땅을 쪼개어 놓았던 철쇠가시를 헐어제끼기 위해어디 한 곳에 앉아 오는 봄을 부르자고얼마나 좋겠나한 핏줄, 한 민족인데말도 같고, 부르는 노래도 같은데한 자리에 앉아 정답게 의논하는 것쓰라림을 가시고 행복을 찾는 것화목을 싫어하고 꺼리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우리의 당을 쪼개어 놓고비틀어 놓은 땅 바로 놓기 위해손을 잡자는 이 흐름을막아나서는 사람은 나가야 한다우리의 곁을 떠나야 한다봄 소리가 들려온다행복의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양팔을 들고 마중 나가자환성, 또 환성높이높이 울리며!묵호항 홍일선 (경기도 여주 거주)나 오늘묵호항에 가야한다까맣게 잊고 살았던 형제들만나러 가야 한다원산 떠나온'만경봉'호라고 하셨던가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에게바치는 노래삼지연 관현악단 만나러나 오늘묵호항에 기어이 가야 한다아직 눈 틔우지 못한뒷산 진달래 어린 꽃눈들에게묵호항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나 오늘묵호항에 있어야 한다나 오늘밤 묵호항에서 지나가는 사람아무나 붙잡고 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