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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앙샌의 코끼리 사원
치앙샌의 코끼리 사원 ⓒ 이상기

매사이에서 배를 타면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을 이루는 강을 따라 치앙샌으로 내려갈 수 있다. 강을 따라가면 30㎞ 하류에 치앙샌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버스를 타고 1290번 도로를 따라 내륙으로 돌아간다. 국경에는 분쟁이 있을 수 있어 강변으로 길을 내지 않은 모양이다. 30분 정도 지나자 골든트라이앵글 삼각주에 도착한다. 그곳에 형성된 도시가 치앙샌이다. 치앙샌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코끼리 사원이다.

코끼리 사원은 두 마리 코끼리가 불탑을 등에 지고 있는 형상이다. 코끼리 양쪽 기둥에는, 아래쪽에 나가상이 위쪽에 불상이 조각되어 있다. 태국에 와서 익숙해진 사원의 조각이다. 이 사원의 뒤쪽에서는 메콩강의 유장한 흐름을 볼 수 있다. 메콩강이라는 표현은 동어반복일 수 있다. 왜냐하면 메(Me) 또는 매(Mae)가 강을 뜻하기 때문이다.

 3국의 국경을 이루는 골든 트라이앵글
3국의 국경을 이루는 골든 트라이앵글 ⓒ 이상기

메콩강은 중국의 티베트에서 발원해 운남성을 거쳐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으로 빠져나가는 거대한 강이다. 길이가 4350㎞로 중국에서는 란창강(瀾滄江), 태국에서는 매남콩(แม่น้ำโขง) 또는 메콩, 베트남에서는 송메콩(Sông Mê Kông)이라 불린다. 메콩강을 크게 상류와 하류로 나눈다면, 이곳 치앙샌부터 하류가 시작되는 것으로 본다. 그것은 메콩강이 중국을 완전히 벗어나 동남아시아 3국과 만나기 때문이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치앙샌 풍경

 치앙샌 풍경
치앙샌 풍경 ⓒ 이상기

그런 의미에서 치앙샌은 메콩강 중류의 대표적인 내륙항이다. 치앙샌이 역사 속에 그 이름을 알린 것은 1259년이다. 란나 왕국을 세운 망라이가 치앙샌을 중심으로 통치를 했기 때문이다. 1262년 수도를 치앙라이로 옮기면서 고도(古都)가 되었지만, 3대 왕인 샌푸(Saen Phu: 1325-1334)가 등극하면서 도성을 갖춘 도시로 재정비되었다. 지금도 도시를 따라 옛 성벽의 모습이 남아 있다.

란나왕국 시대의 대표적인 사원으로 파삭사원(Wat Pa Sak)이 있다고 하는데 보진 못했다. 파삭 외에도 오래된 사원이 세 개나 더 있다. 그리고 치앙샌 국립박물관이 있어 란나왕국 시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또 하나 볼거리로는 메콩강으로 인해 생겨난 치앙샌 호수가 있다. 이곳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어 겨울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 이들을 제대로 보려면 하루 정도 머물러야 하지만, 우리는 한나절 치앙샌의 겉만 살펴본다. 

치앙샌은 관광객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그것은 치앙샌이 골든 트라이앵글의 중심도시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메콩강 보트투어를 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많고, 치앙샌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두 번째로 많고, 강을 건너 라오스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세 번째로 많다. 내 취향은 두 번째 이지만, 단체관광이다 보니 첫 번째와 세 번째 프로그램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메콩강 보트투어

 치앙샌의 금동여래좌상
치앙샌의 금동여래좌상 ⓒ 이상기

메콩강 보트투어를 하려면 선착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선착장으로 내려가다 보면 거대한 금동여래좌상이 강변에 위치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결가부좌의 선정인에 오른손을 오른쪽 무릎에 얹어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항마촉지인이다. 그렇다면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불이다. 골든 트라이앵글을 공유하고 있는 태국, 미얀마, 라오스 3국 합작으로 최근에 조성했다고 한다. 선착장에 이르니 예약한 보트가 기다리고 있다. 보트라기보다는 50명 정도 탈 수 있는 소형 여객선이다. 배에 올라 먼저 구명조끼를 입는다.

치앙샌을 출발한 배는 먼저 상류쪽 미얀마로 향한다. 미얀마 쪽에는 두드러진 건물이 없다. 상류로 3~4㎞를 올라간 다음, 라오스 쪽을 보면서 다시 하류로 내려간다. 라오스 쪽에는 왕관과 둥그런 돔 형태의 카지노 건물이 보인다. 태국에서는 카지노를 허가해주지 않아 라오스 쪽에 들어서는 것이라고 한다. 카지노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지, 뒤쪽으로 20층 정도의 리조트가 들어서고 있다. 미얀마에도 카지노가 있다고 하는데 강에서는 보이질 않는다.

 라오스 카지노
라오스 카지노 ⓒ 이상기

상대적으로 가난한 라오스가 요즘 관광산업을 일으키려고 하면서 외국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배를 여기서 하류로 4㎞ 정도를 내려가 동사오 선착장에 선다. 선착장이라고 해야 물위에 뜨는 데크를 만들고, 배를 고정시킬 수 있는 계류시설을 만든 정도다. 배를 내리면 동사오 시장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강변을 따라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곳이 바로 동사오 노천시장이다.

동사오에서는 노천시장을 구경하다

 전통의류
전통의류 ⓒ 이상기

우리는 이곳 동사오에서 1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을 갖는다. 그 중 40분 정도는 시장 구경을 하고, 20분 정도는 메콩강변 상가의 의자에 앉아 강변풍경을 구경한다. 시장은 지붕을 얹은 노천시장 형태다. 가운데 통로가 있고 양쪽으로 물건을 진열한 형식이다. 그러므로 30분 정도면 시장을 완전히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시장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눠진다.

첫째, 라오스 전통 생활용품 판매점이다. 의류, 식료품, 목각장식 등 기념품이 주류를 이룬다. 의류는 편안한 옷들로 가격이 저렴하다. 식료품으로 특이한 것은 뱀과 전갈을 넣은 술이다. 실제 효능을 떠나 인간들의 지나친 욕심이 만들어낸 제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목각장식은 아주 정교하고 예술성도 있다. 동물을 조각한 작품들이 뛰어나다.

 라오 맥주
라오 맥주 ⓒ 이상기

둘째, 외국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가짜 상품이 있다. 선글라스, 가방, 신발 등이 대표적이다. 가방의 경우는 해외 명품의 이름이 버젓이 붙어 있다. 겉보기에는 명품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가죽의 품질이나 마무리 등에서 차이가 보인다. 신발도 제대로 된 진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지만, 역시 진품은 아니다. 가이드가 물건을 사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셋째, 한 쪽에는 음식점이 있다. 아직 점심 먹을 시간이 되질 않아 그쪽으로는 가질 않는다. 그 대신 우리는 슈퍼마켓 앞에 마련된 식탁에 앉아 잠시 쉬며 라오스 맥주와 코코넛을 시킨다. 비어라오(Beerlao)라는 상표의 흑맥주(Black Lager)다. 알코올 도수가 6.5%로 높은 편이다. 그래선지 맛이 괜찮은 편이다. 코코넛은 통 안의 물을 마시고, 안쪽에 붙어 있는 과육도 긁어먹는다. 

리조트 레스토랑에서 여유 있게 점심식사를 즐기다

 수타 쌀국수 만들기
수타 쌀국수 만들기 ⓒ 이상기

그렇게 1시간 30분 정도를 메콩강변에서 보낸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치앙샌 외곽리조트 식당으로 간다. 뷔페식으로 음식이 마련되어 있고,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는 방식이다. 차려진 음식이 밥, 카레, 생선, 치킨,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다양하다. 쌀국수도 한쪽에 준비되는데, 직접 수타로 만들어준다. 쌀국수를 수타로 만드는 것은 처음 본다. 관광객의 요구대로 아주 소량만 순식간에 면을 만들어낸다.

그것을 육수에 넣어 익혀낸 다음 채소와 버섯 그리고 양념을 넣어준다. 아주 담백하고 맛이 있는데, 만드는 정성이 고마워 더 먹기가 미안한 감이 있다. 그 외에 이곳에서 먹은 특이한 음식으로는 카놈콕이 있다. 야자로 만든 태국식 풀빵으로, 반을 잘라 속을 드러나게 해서 진열되어 있다. 풀빵과 다른 점은 안에 팥 대신 당근, 옥수수, 파 등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카놈콕의 영어 이름은 타이 팬케이크(Thai Pancake)다.

 카놈콕
카놈콕 ⓒ 이상기

파파야를 넣은 태국식 샐러드 솜땀도 이곳에서 맛본 대표적인 음식이다. 파파야를 채 썰어 고추, 마늘, 토마토와 섞은 다음 소스를 뿌려 버무리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취향에 따라 해산물을 넣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의 무 생채 비슷한 음식으로 태국 여행 내내 즐겨먹었다. 솜땀의 영어 명칭은 Somtam Thai다. 솜땀이라는 명칭이 영어에서 그대로 쓰인 경우다. 그만큼 서양에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나서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치앙라이다. 태국 북부에서 치앙마이 다음으로 큰 도시로, 주변에 고산족들의 생활터전이 많다. 치앙라이로 가는 길은 콕강(Kok River)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메콩강을 따라 나 있는 1290번 도로를 타고 치앙콩으로 간 다음, 잉강(Ing River)을 따라 상류로 올라간다. 강을 따라 농촌마을이 펼쳐져 있고, 강가에 물소들을 가끔 볼 수 있다.  


#치앙샌#골든 트라이앵글#메콩강#동사오#수타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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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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