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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들어서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1.13
검찰 들어서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1.13 ⓒ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측근의 국정원 특수사업비 불법 상납 사실을 따로 보고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보고 이후에도 국정원 돈은 재차 청와대로 흘러갔다. 이 전 대통령이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방조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최근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황을 파악했다. 지난 2008년 국정원 예산관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요청으로 특수사업비 2억 원을 청와대 인근에서 전달한 뒤였다. 국정원 예산 담당자인 김 전 실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국정원 돈이 청와대에 전달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국정원 기조실장이 대통령에게 직접 면담을 요청한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 전 실장의 요청으로 성사된 독대 자리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불법 상납은 계속됐다. 2년 후인 2010년 김 전 기획관은 또다시 국정원 특수사업비 2억 원을 추가로 수수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게 직접 돈을 전달한 예산관과 김 전 실장의 진술, 그리고 그가 당시 청와대에 출입한 기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기획관은 16일 오전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법정으로 향하기 전 "예산관은 돈을 줬다고 진술했는데 혐의를 부인하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수수했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앞서 14일 검찰은 특가법상 국고 손실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기획관은 재직 시절 'MB집사'로 불린 인물이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1년 선배로, 재산과 가족, 사생활까지 관리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재직 중 예우 차원에서 그를 총무비서관에서 총무기획관으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김 전 기획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된다.


#이명박#특활비#김백준#구속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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