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에 눈, 비까지 오는 날 친구를 만나러 소래포구를 찾았다. 작년 큰 화재로 상인들 피해가 이루 말 할 수 없다는 뉴스를 알고 있는 터라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후 어찌 변했는지도 궁금했다.
한파에 눈, 비까지 온 터라 찐빵, 옥수수빵, 술빵 등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 빵집이 손님들 발길을 붙잡는다.
말린 생선가게 골목은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 평일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날씨까지 도와주질 않은 듯하다. 손님이 오면 오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주인장은 밝은 표정이다. 하긴 이 골목에서 하루 이틀 장사했으랴.
세찬 눈보라에 갈매기도 힘들은 표정이다. 사진기를 든 낮선 이방인을 잔뜩 경계하는 눈초리다. 만선의 꿈을 안고 또 다음 출어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듯한 어선들은 바다물이 만조 때까지 발이 묶인다.
아픈 상처인 듯 화마에 그을린 흔적은 아직도 남아 그날의 아픔을 웅변하는 듯하다. 그 옛날 정겨웠던 점포들은 화마에 휩쓸려 다 철거되고 임시로 천막 가게로 장사 중이다. 상인들은 앞으로 어찌 변할지 앞날의 불투명함에 걱정이 태산이다.
시장을 보는 손님보다 상점 주인들 숫자가 더 많아 보인다. 옛날 왁자찌걸 하던 시장터가 임시 천막 아래 장사를 하다보니 이래저래 불편한 점이 많단다. 한 가게 사장님은 안정적인 가게에서 손님들을 만나는 게 새해 소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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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집 사장님의 대방어 한마리를 순식간에 잡아 두툽하게 회를 더 금세 한접시를 만든다. |
ⓒ 방경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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