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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 내원사 일대가 개발의 칼날 앞에 서 있다. 양산시가 '도시계획 재정비 계획'을 세워 내원사지구 102만 9900㎡에 대한 보존지구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원사에 이어 환경단체가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9일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박재현·신용환·강을규·허문화)은 국토교통부와 산림청, 낙동강유역환경청, 경상남도, 청와대에 "내원사지구는 '유전자보호림'을 추진하려던 생태계의 보고. 보존지구 해제 반대 의견서"를 냈다고 밝혔다.

최근 양산시는 '2020 양산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결정(변경) 입안을 위한 공람 공고'를 냈다. 양산시는 가지산 내원사지구 결정(변경)을 하기로 하고 절차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내원사 진입로 쪽 보존지구를 해제해 개발한다는 것이다. 가지산 일대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내원사 계곡 쪽은 2015년 '보전가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도립공원에서 해제되었다.

 양산 내원사 일주문.
양산 내원사 일주문. ⓒ 정도길

우선 환경단체는 도립공원 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이곳은 2015년 당시 도립공원 해제 사유가 불분명하고 천년 고도의 사찰이면서 수양의 장이 되고 있는 내원사 인근의 자연을 이해하지 못한 성급한 판단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이들은 "도립공원 해제 지역은 난개발방지를 위해 관할 시장·군수가 '국토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도시관리 계획 재정비시 친환경적 활용이나 가치를 더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하도록 했으나 이에 대한 계획이나 아무런 조치는 없었고 무리한 개발이 상존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양산환경연합은 "현재 이곳은 그나마 자연환경 보존 지역으로 진입로부터 산문 입구까지 난립하는 개발이 어느 정도 규제를 할 수 있어서 내원사 주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현재 양산시가 발표한 대로 가지산 내원사지구가 기존의 자연환경보존지구에서 자연녹지로 전환되면 양산의 주요 명승지일 뿐더러 인근 천성산과 연결되어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내원사 주변 환경이 훼손될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내원사 진입로를 자연환경보존지역에서 자연녹지로 많은 지역을 이렇게 완화하는 것은 개발이 용이한 용도로 전환하여 쉬운 개발이나 난개발을 부추겨서 문화적·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내원사의 환경을 양산시가 나서서 훼손하려는 시도와도 같다"고 했다.

현재 내원사 계곡 일대에 대해, 이들은 "보호구역 해제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미 내원사 진입로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모텔, 여관, 식당, 슈퍼 등이 자리하고 있고 성업 중이다"고 했다.

이들은 "해제를 요구한 지역이 이곳 주변인데 세속을 등지고 수도자의 생활로 접어든 스님들(비구니)이 수행을 하고 있는 곳에 기존의 업소들이 충분히 포진하고 있음에도 지주들의 말만 듣고 양산시가 보전지구 해제에 앞장서는 것은 문화재를 보호하고 보존해야 할 기관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 했다.

또 이들은 "내원사 인근 특히 진입로는 도로 폭이 좁아 휴일이나 여름휴가 기간에는 교통 혼잡까지 초래하는데, 인근을 자연녹지로 풀면 상권이나 숙박업이 혼재할 수 있어 교통은 더욱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해 태풍 '차바' 때 이 일대는 많은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해양산환경연합은 "이곳 진입로는 왼쪽이 가파른 산이고 오른쪽이 하천이다. 상권이 형성되면 도로를 넓히기 위해 무리한 개발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산사태를 초래하기도 하고, 하천의 범람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이 단체는 "내원사는 유전자 보호림으로까지 등재하려고 했던 자연의 보고이다"며 "생물의 다양한 종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 또한 미래를 위한 재투자라는 철학으로 신중한 숙의과정을 거쳐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해양산환경연합은 "가지산 내원사지구 도시계획 재정비 계획은 보존지구 해제가 아니라, 공무원의 꼼수로 도립공원 해제를 한 것에 대한 철저한 조사나 감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지산#천성산#내원사#양산시#김해양산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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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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