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파견현장실습대책회의와 학교실습고등학생사망제주지역공동대책위원회 소속 관계자들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촉구했다.
고 이민호 군은 지난 9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의 한 음료 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끼는 사고를 당한 뒤 지난 19일 끝내 숨졌다.
올해에만 두 명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실습 도중 사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정부와 교육 당국이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는 사이 학생들은 여전히 실습시킬 준비가 되지 않은 노동 현장으로 나가, 다치고 착취당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고 있다"고 규탄했다.
대책위에서 법률지원팀을 맡은 성명애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본부조직국장은 "고 이민호 군의 사망사고는 전국에 일어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생들의 모든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현장실습 표준협약서와 근로계약서가 다른 이중계약서이고 하루 7시간 일주일 35시간, 휴일 야간 노동이 금지된 현장실습생에게 민호군이 일하던 사업장은 전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성화고 졸업생 복성현씨는 "언제까지 사람이 죽어야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 관심조차도 잠깐이고, 고쳐 나가지 않는 현실이 언제까지 반복되어야 하냐"고 어른들의 무책임을 탓했다.
복씨는 "저와 친구들은 운이 좋아 지금 살아서 다른 길을 찾고 있지만, 제가 취업을 위해 응원해 준 후배들이 주위에서 죽어 간다면 죄책감이 들것 같다"라며 "더는 제 친구와 선배, 후배들이 아프지 않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