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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2016 올해의 기사상' 수상작으로 김유보 기자의 <"삼촌이 널 찾았어야 했는데..." 부천 여중생 시신... 내 조카였다>와 용혜인 기자의 <세월호 추모했다고 '2년 구형', 최후진술 "후회하지 않습니다">을 선정했습니다.

'올해의 기사상'은 한 해 동안 <오마이뉴스>에 소개된 시민기자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반향이 컸던 기사에 주어지는 상입니다.

시상식은 2017년 2월 17일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이 자리에서는 '2016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2017 2월22일상', '2016 특별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 드립니다. [편집자말]
김유보·용혜인 시민기자가 2016년 <오마이뉴스> 올해의 기사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의 기사상은 그해 <오마이뉴스>에 실린 시민기자 기사 중에 선정된다. 사회적 의미와 파급력, 독자 반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결정된다. 꾸준한 활동 이력을 주요하게 평가하는 '올해의 뉴스게릴라' '2월22일 상'과 달리 오로지 기사 그 자체만으로 평가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 상은 지난 2011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올해는 용혜인 기자가 쓴 <세월호 추모했다고 '2년 구형', 최후진술 "후회하지 않습니다">와 김유보 기자가 쓴 <"삼촌이 널 찾았어야 했는데..." 부천 여중생 시신... 내 조카였다>가
그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좋은 소식으로 상을 받아야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지난 2014년 5월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가만히 있으라'가 적힌 손피켓과 국화꽃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용혜인 시민기자.
"가만히 있을 수 없다"지난 2014년 5월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가만히 있으라'가 적힌 손피켓과 국화꽃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용혜인 시민기자. ⓒ 권우성

용혜인 기자가 쓴 기사는 자신의 법정 최후진술문이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침묵 행진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 11월 2일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이튿날 <오마이뉴스>로 송고된 그의 최후진술문은 47만 회 넘게 조회됐으며, 45명의 독자로부터 42만1000원의 자발적 원고료를 후원받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용혜인 기자는 기사에서 "추모는 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난생 처음 연행돼 '경찰서에서 2박 3일 자기도 하고, 경찰과 검찰에 불려 다니고, 이후 2년 동안 재판 받는 일이 쉽지 않았다'는 그는, 그럼에도 "누군가 '후회하느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비슷한 혐의로 재판 받는 시민들을 언급하며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주인으로서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이윤보다 인간이 중요한 사회를 만들자는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우리 모두가 무죄"라고 주장했다.

2014년 7월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한 용혜인 기자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는 기사를 주로 썼다.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좋은 소식으로 상을 받았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검찰 구형 소식으로 상을 받게 돼 기쁘면서도 마음이 무겁다"라며 "생각보다 제 기사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놀라웠다, 오는 1월 11일 선고 공판에서 좋은 소식을 얻어 다시 전해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당직 편집기자를 놀라게 한 기사 한 편

 올해 2월 11일 <오마이뉴스> 메인화면에 김유보 시민기자의 기사가 걸렸다.
올해 2월 11일 <오마이뉴스> 메인화면에 김유보 시민기자의 기사가 걸렸다. ⓒ 손지은

김유보 기자는 부모 폭행으로 숨지고 1년이 지나서야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학대 피해자의 외삼촌이다. 올해 2월, '부천 여중생 백골 시신 사건'으로 알려진 그 사건이다. 해외에 체류 중인 그는 이 소식을 스마트폰으로 접한 순간 "기분이 싸했고, 뒤통수가 띵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난 2월 8일, 김유보 기자는 "삼촌이 널 먼저 찾았어야 했다"는 내용의 절절한 글 한편을 <오마이뉴스>에 띄웠다. 설 연휴에 이 기사를 최초로 본 당직 편집기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김유보 기자는 기사에서 "누나의 사망 이후 매형이 일절 연락을 끊었고, 가끔 손자손녀들이 궁금해서 엄마가 전화를 하면 퉁명스럽게 잘 지낸다고만 하는 것이 전부였다"라고 회상했다. 매형이 조카와 본인의 가족들이 왕래하는 걸 크게 싫어한다는 걸 알고 "한 번 연락해 볼까 하다가 잘 지내겠지 하며 안일하게 생각한 게 이렇게 천추의 한이 될 줄은 몰랐다"라고 고백했다.

아픈 고백은 계속 이어진다. 해외에서 근무하는 그는 "서울에서 기껏해야 하루 정도 머무는 출장길이라는 핑계로 미O이를 찾지 않은 나 자신을 심하게 질책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심히 부끄러웠고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라고 썼다. 그리고 조카를 향해 "좋은 기억들만 간직한 채 엄마랑 손 잡고 하늘나라로 가 있어. 나중에 삼촌이 가서 미O이를 엄마랑 같이 꼭꼭 안아줄게"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기사는 김유보 기자가 올해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유일한 기사지만,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4만 회 넘게 조회됐고, 페이스북에 3000회 넘게 공유됐다. 일부 독자들은 "아가야 편히 쉬렴, 어른인 내가 정말 부끄러워 할 말이 없다" "엄마 만나 행복한 시간만 가득하길 빈다" 등의 추모 댓글을 달았다.

<오마이뉴스> 편집부는 몇차례 회의를 거쳐 총 50여 건의 후보 기사 중 위 2편을 선정했다. 이 외에도 박윤영 시민기자가 쓴 <나는 왜 '자라'에서 입장 거부 당했나>, 박호성 시민기자가 보낸 <무능, 무지, 무모... 박 대통령 대책이 없다>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다. 올해의 기사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만 원이 지급된다.


#용혜인#김유보#오마이뉴스#올해의기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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