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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요나고역 0번선의 요괴열차
▲ 요나고역 0번선 요나고역 0번선의 요괴열차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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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토리현(鳥取県)의 서부 중심도시 JR요나고역(米子駅) 0번 승강장! 이 승강장은 무엇인가 특별한 동상과 장식물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바로 요괴입니다.

키타로열차(鬼太郞列車)의 출발 승강장답게 이곳 0번 승강장은 키타로동상을 만나게 됩니다. 열차 플랫폼에 요괴 동상이라니 출발 전부터 열차 여행의 기대감이 증가 됩니다. '게게게의 키타로(ゲゲゲの鬼太郎)'란 요괴 만화를 탄생시킨 '미즈키시게루(水木しげる)'의 고향이 바로 이곳 돗토리현의 사카이미나토시(境港市)이기 때문에 이를 기념 하기 위해 2005년에 만들어진 관광열차입니다.

관광열차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일반 디젤 열차에 네코무스메(고양이 소녀), 키타로(타요마), 생쥐인간(간사하쥐), 스나가케바바(모래뿌리기할멈), 코나키지지(애기울음영감), 눈알아저씨 등 6개의 테마로 차량 외관을 랩핑하고 내부도 아기자기 하게 요괴로 꾸며져 있어 꼭 타 볼 만한 관광 열차입니다.

0번선의 네즈미오코토동상
▲ 0번선의 요괴동상 0번선의 네즈미오코토동상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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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이미나토역 근처 미즈키시게루로드의 요괴동상
▲ 미즈키시게루로드의 요괴동상 사카이미나토역 근처 미즈키시게루로드의 요괴동상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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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번 선은 요나고역 1번선 왼쪽 구석에 위치하고 있으며, 처음 만나는 것은 키타로 동상이 보입니다. 요나고역의 애칭이 네즈미오코토역(ねずみ男駅)으로 불릴 만큼 요괴와 관련이 깊은 곳이죠.

요나고역에서 사카이미나토역까지의 16개 역, 17.9Km의 짧은 노선이지만 각 역마다 이렇게 요괴 애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즈미 오코토 동상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이동하면 저 멀리 랩핑한 요괴열차로 이동합니다. 키하 40형의 디젤 기관차가 출발 준비를 합니다.

완만카로 기관사가 운전도 하고 요금도 받습니다. 지방의 열차노선은 이렇게 운영을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린다면 원만카는 앞에서 하차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요금을 기관사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뒤에서 문을 열려고 하면 열리지가 않으니 하차 하려면 앞으로 나오세요.

열차 내부 의자에 그려진 요괴그림들
▲ 열차 내부의 요괴의자 열차 내부 의자에 그려진 요괴그림들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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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내부로 들어가면 요란한 디젤 소리가 들립니다. 역시 디젤의 소음과 그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차 내부의 의자부터 천장까지 랩핑을 한 요괴들을 만나게 됩니다. 마치 요괴터널을 지나가는 듯한 드낌이 들죠. 천장을 보면 키타로를 주제로 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 의자에는 요괴의 모습이 프린팅 되어 있습니다. 화장실 벽면 또한 키타로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열차가 요나고역을 출발하면서 각 역마다 정차하는데 잘 보면 역마다 요괴들을 재미있게 표현한 역 네임보드가 보입니다. 이런 재미있는 테마를 만들어서 열차를 운행하면 아이들도 어른들도 즐거워 할 거 같습니다. 요나고 시내를 벗어나면 금방 시골 마을로 들어섭니다. 여느 일본의 시골 마을처럼 열차를 타거나 내리는 손님들이 거의 없습니다.

열차 출발하고 중간쯤 달리다 보면 요나고공항역(米子空港駅)에 잠시 내립니다. 여기도 특별한 역 애칭이 있습니다. 바로 베토베토상역(べとべとさん駅)이죠. 공항의 이름은 요나고키타로공항(米子鬼太郎空港)이 정식 명칭입니다. 여기도 키타로가 들어가네요. 역시 이곳은 요괴 천국입니다. 한국에서도 직항편이 있어 편안하게 이곳 요괴 열차를 바로 탈 수 있습니다.

요괴로 랩핑한 요괴열차가 사카이미나토역에 정차한 모습
▲ 사카이미나토역에 도착한 요괴열차 요괴로 랩핑한 요괴열차가 사카이미나토역에 정차한 모습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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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열차는 종착역인 사카이미나토역에 도착합니다. 역시 이 역도 애칭이 있습니다. 바로 키타로역(鬼太郎駅)으로 '키타로'가 역장(?)으로 근무합니다. 사카이미나토역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바로 '카타로' 월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역 근처에는 원작자인 미즈키시게루기념관도 위치합니다. 역의 외관은 이곳 근처가 항구여서 등대모양을 해 특이한 모습이죠. 특이한 열차와 특이한 역에 내리면 미즈키시게루로드가 바로 앞에 위치합니다. 이 길을 따라서 약 100개의 요괴 모양 청동상이 거리에 줄지어서 있어 만화를 좋아하는 어른 아이들이 꼭 볼 만한 볼거리 입니다.

이번 주말에 요괴를 만나러 요나고로 떠나 보시면 어떨까요?

--운행구간--
JR요나고역-JR사카이미나토역
수시 운행


태그:#요괴열차, #미즈키시게루로드, #요나고관광, #돗토리여행, #일본철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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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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