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출근길에서 만난 웃지 못할 풍경입니다. 보도 블록으로 나무 뿌리가 삐져나오자 관할 구청인 대구 동구청에서 취한 행정조치입니다. 삐져나온 뿌리는 잘라내고, 그 위를 빈틈이 없도록 철저하게 발랐습니다. 저렇게 일을 지시한 사람은 저걸 보고 깨끗해졌다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무는 생물입니다. 어떻게 살아있는 생물에게 그대로 아스팔트를 칠할 수 있지요? 그들의 '상상력'에 탄복할 따름입니다.
대구 동구청 공원녹지과 가로수 담당자에게 이렇게 해놓으면 나무가 물도 공급 못 받고, 숨도 못 쉬기 때문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할 것인데 왜 이런 식으로 공사했는지를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이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도로보수 공사를 하면서 건설과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나무가 자라면서 뿌리가 위로 드러나는 용출 현상이 발생했고, 그 드러난 뿌리를 제거하고 위에 아스콘을 바른 것이다. 3년쯤 뒤면 다시 용출현상이 나타날 것인데, 그때 지금 말씀하신 부분을 고려해서 시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가로수도 엄연히 하나의 생명일진데, 고작 도시를 꾸미는 하나의 액세서리 쯤으로 여기는 듯해 마음이 더욱 씁쓸해졌습니다. 나무에, 아니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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