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누리당 조원진(왼쪽)의원과 이장우 의원이 17일 국회 의원회관 김태흠 의원실에서 전날 결정된 유승민 의원 등이 포함된 7명에 대한 복당 결정을 논의하기 위해서 김태흠 의원과 김진태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왼쪽)의원과 이장우 의원이 17일 국회 의원회관 김태흠 의원실에서 전날 결정된 유승민 의원 등이 포함된 7명에 대한 복당 결정을 논의하기 위해서 김태흠 의원과 김진태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파 무소속 의원 일괄 복당 결정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전'은 내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은 17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정진석 원내대표의 공개 사과와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진석 원내대표와 비박(비박근혜) 측은 이를 과도한 요구로 보고 있다. 결국 복당 결정으로 재점화된 당의 내홍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오후 친박 긴급 대책회의에 모인 이들은 조원진·김태흠·김진태·이장우·이완영·이우현 의원 등 총 6명이었다. 여기에 박덕흠 의원과 강효상 의원이 전화 등으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참패 이후 최대한 분란을 자제하면서 원 구성을 순조롭게 완료하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데 이번 유승민 복당 결정은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과정"이라며 회의 결과를 전했다.

이들은 우선 "복당 문제는 엄중한 사안임에도 민주적인 당내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졸속적이고 강압적으로 이뤄졌다"며 "비대위에서 의견을 모았지만 추후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한 지도체제 개편 사항과 비교할 때도 그 형평성에 모순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복당 문제는 당내·외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고 복당 신청자의 의견을 들어봤어야 했는데도 미신청자까지 (복당을) 승인한 것은 앞뒤가 안 맞다"고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비대위 회의 진행과 관련해 정 원내대표의 책임도 물었다. 이들은 "혁신비대위원장에게 중대 범죄행위라고 모욕적 언사를 하는 등 강압적 분위기 속에서 복당 승인 처리하도록 했다"며 "이런 것은 당이 화합을 모색하고 혁신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서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사퇴'에서 '정진석 사과'로 후퇴, "20일 본회의 후 의견 더 들을 것"

다만, 이들은 유승민 의원 복당 취소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현재 복당 결정을 뒤집을만한 당헌·당규가 미비한 점을 의식한 듯 정 원내대표 등에게 복당 결정 과정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었을 뿐이다.

이들은 "정진석 원내대표는 복당 승인 과정에 대해 의원총회를 소집해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공식 사과하라"며 "또한 혁신비대위원장에게 사죄하고 어서 모셔와서 비대위를 조기 정상화시켜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권성동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비대위원장을 보좌해 당무를 처리해야 할 역할임에도 비대위원장 뜻에 반했을 뿐 아니라 강압적 분위기로 몰아가는데 앞장섰기에 책임지고 총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앞서 정진석 사퇴론 거론됐던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의 요구 수위가 다소 낮아진 셈이다. 이우현 의원은 '권성동 사퇴'를 요구한 까닭에 대해 "사무총장의 직위는 굉장히 중요하다, 혁신비대위원장을 보좌하는 역할인데 자기 주관대로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정진석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가 수위가 낮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요구 내용이) 픽스(고정)된 것은 아니다, 월요일(20일) 의원들 모여서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의원들이) 다 지방에 있어서 참석을 못했다, 의견을 공유하는 의원들이 많은 것 같은데 (20일) 본회의 마치고 오후에 모여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것"이라며 "(정진석 사퇴 요구는) 많이 의견을 들어보고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거취 묻는 질문에 곤혹스런 정진석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상견례를 마친 뒤 "친박계 의원들의 원내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거취 묻는 질문에 곤혹스런 정진석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상견례를 마친 뒤 "친박계 의원들의 원내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사과를 받으면 (복당 결정을) 수용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사과의 뜻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 본인이 의원들에게 충분히 이해할 만큼 (설명해야 한다) 어제 자세한 내용은 못 들었으니까"며 "그 상황에 따라 의원들이 사과든 (그보다) 강한 것을 요구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는 "(복당에 앞서) 심사를 해야 하는데 더욱이 유 의원의 경우, 그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총선에서도 문제점이 많았고 최근 특강에서도 불필요한 말들을 많이 했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당이 화합해야 하는데 밖에서 정부나 당의 분열에 일조한 의원들은 입당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헌·당규상 입당·탈당 등에 의원총회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지 않나"는 지적에 "그 말도 맞긴 맞는데 중대사안은 의총에 전부 회부돼 추인 받는 규정도 있고 관례도 있었다"며 "이 복당 결정은 단순히 당원 한두 명의 복당이 아니라 당의 진로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의총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정진석·비박 측 수용 가능성 낮아, '내홍' 언제까지?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수용될지는 불투명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과 상견례 이후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을 다시 찾아갈 예정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일부 친박 의원들이 정 원내대표의 사과와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젠) 사퇴가 아니라 사과냐"라고 되물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비박 측도 마찬가지다.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과 각자의 양심에 따라 무기명 투표 하는 행위가 쿠데타라면 대한민국 헌법과 새누리당 당헌과 당규는 도대체 무엇인가"라며 "정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한다면 제2, 제3의 유승민 사태를 또 만드는 것이다,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당 안팎에서 이 문제에 대해 친박의 응집력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친박의 맏형'으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은 "여론수렴 과정이 미흡한 것에 대해서 아쉽게 생각하지만 복당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도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탈당파 의원들) 그 분들은 큰 틀에서 보면 같은 식구들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복당 결정을 사실상 찬성했다.

한편,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희옥 비대위원장과의 화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지상욱 혁신비대위 대변인을 통해 "당의 화합과 통합에 기여해야 할 혁신비대위가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헌법적 가치가 준용되게 해 달라'고 해서 왔는데 회의장에서 너무 일방통행적이고 위압적이었다, 그 상황에 관련해서 정말 참담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의 사과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 대변인은 "오늘 원내대표가 방문해서 사과하겠다는 언급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누구도 만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외출을 마치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들어가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외출을 마치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들어가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정진석#새누리당#복당#친박#유승민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