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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인, 2003년 1월에 (21일~24일) 남북 장관급 회담(북측대표: 김령성 내각참사)이 서울에서 열렸다. 북측 대표단이 당선자 면담 의사를 밝혔고, 우리 언론 대부분도 북측 대표단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으니 당선자도 예방을 받아야 한다고 쓰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장관급 회담 중에 당선자가 급하게 만났으면 한다는 연락이 와서 갔더니, 노 당선자가 '시간이 없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우리 언론이 나보고 북측 대표단을 만나라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의견을 물었다. 그래서 단정적으로 '만나지 마십시오. 대통령도 만나시고 당선자도 만나시고 하면, 저쪽 사람들이 남쪽은 자기들만 보면 잘해주고 싶어서 몸이 달아 있는 사람들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앞으로 실무적으로 협상하는데 곤란해집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중론과는 다른 이야기였지만, 노 당선자는 '그래요? 그거 말되네, 알았어요'라고 했고, 결국 북측 대표단을 만나지 않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다음날인 24일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요즘 (박근혜) 대통령과 국무위원들 사이에 대면보고가 없다고 해서 하는 이야기"라며 이같이 장관 재직 시절에 있었던 노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전했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의 마지막 통일부 장관(29대)에 이어  노무현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30대)으로 근무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상황과 관련해,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쪽이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오바마 1기 내각 초기인 2009년에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으로서 비핵화와 수교, 평화협정을 묶어서 패키지로 딜(거래)하는 대북 협상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클린턴 대선캠프의 외교분야 핵심인사인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이 "북한이 내부붕괴 또는 쿠데타 상황을 맞을 가능성을 상정해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이 조속히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는 대북 압박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미 국무부와 정보기관의 이라크·이란핵 대응팀, 북한 업무로 이동 중"  

정 전 장관은 7년 사이에 클린턴 전 장관의 대북 정책 변화 배경을 '중국의 부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까지만 해도 중국이 미국에게 그렇게까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면서 "그러나 그 이후 상황전개에 대해 미국은 동아시아에서의 미국 헤게모니가 날아갈 수도 있다고 인식하게 됐는데, 중국을 직접 겨냥할 수 없으니 북한 문제, 북핵 문제를 중국을 압박하는 핑계와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도 중국 견제를 위해 북한 이슈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최근에 미국의 국무부와 정보기관에서 이라크와 이란핵 문제를 다루던 팀들이 일이 없어진 뒤에 북한 팀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은 핵무기 없는 이라크에 누명을 씌워 침공해서 정권을 붕괴시키고 하수구에서 찾아낸 후세인을 처형했는데 이 업무를 맡았던 사람들, 그리고 13년 압박을 통해 이란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북한 담당 업무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에서 웬디 셔먼 전 차관의 '북한 붕괴'같은 발언이 나오고, 이게 클린턴 전 장관에게도 입력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남북 군사회담 제안' 배경, 미국 대선과 남북관계 등에 대해 분석한 <한통속> 112회 자세한 방송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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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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