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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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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7일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에 대해 "스스로 결단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유 의원에게 자진 탈당하거나 불출마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17일 <조선일보>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 같이 말하며 "본인이 못하면 공관위가 결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본심은 앞서 말한대로 "스스로 결단하라"였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유 의원 본인이 결단하는 게 가장 좋다"라며 "공관위는 지금까지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본인도 이 정도면 대강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 의원이) 작년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도 일찍 내려놓았으면 파장이 덜했을 텐데 마지막까지 버티면서 모양새가 좋지 않았었다"라며 "그때처럼 지금도 안타까운 상태"라고도 말했다.

결국, 공관위가 유 의원의 지역구를 '경선지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없으니 거취를 결정하라는 얘기다.

사실 공관위가 '유승민 고사(枯死) 작전'을 펴고 있다는 관측은 이미 나온 바 있다. 유 의원이 공관위의 공천배제 결정 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면 '비박 학살 공천' 역풍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무성 당대표는 지난 16일 단수추천 7곳·우선추천 1곳 등에 대한 공천심사안 의결을 보류시키면서 공관위에 '경고'를 보냈고 비박(비박근혜) 측의 집단 행동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관위가 유 의원을 공천 배제시킬 경우, 당내 갈등이 한순간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고사작전'은 유 의원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기점으로 형성될 수 있는 '비박연대' 측이 4.13 총선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앞서 18대 총선 당시 친박연대는 총선을 22일 앞두고 정당 체제를 갖춘 채 출범한 바 있다.

다만, 공관위 측은 이 위원장의 발언을 공식 입장처럼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친박 공관위원인 박종희 2사무부총장은 18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 위원장이 유 의원에게 자진사퇴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던졌다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런 일은 없었을 것, 모든 정치적 행위는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지 누가 남의 얘기를 듣고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공관위에서 토론이 벌어지는데 길게 토론할 문제는 아니다, 서로 문제의 핵심을 알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한구#유승민#공천#무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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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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