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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제승 국방정책실장과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사령관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군사적 대책안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제승 국방정책실장과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사령관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군사적 대책안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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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란 속담이 통용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국방부이다. 국방부에게 만큼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가 공짜나 다름없다. 배치와 운영 비용을 미군이 내는 만큼 한국 정부에는 부담되지 않을 것이란 논리다. 정말 사드는 한국을 긍휼히 여긴 미국의 통 큰 선물일까?

예측은 엇갈리지만 통상적으로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하는 데는 드는 비용은 1~2조 원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사드와 관련 장비에 대한 가격으로 보는 게 맞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부지와 기반시설은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드 배치 후 전자파로부터의 안전과 기지 방호, 항공 통제를 위한 주변 민간인들의 이주는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평택 미군기지 이전이나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 때와 같은 주민들의 집단 반발도 예상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갈등 비용은 오롯이 한국이 떠맡아야 할 짐이다.

이미 사드 배치 후보지로 언급된 대구, 원주, 군산 등에서는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시작된 상태이다. 사드 배치에 찬성해온 새누리당의 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들이 자기 지역만큼은 사드가 들여와서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공짜 사드'는 없다...방위비 분담금 인상 불가피

 사드(THAAD) 유력 배치 지역으로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군산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7일 군산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의 한국 배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드(THAAD) 유력 배치 지역으로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군산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7일 군산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의 한국 배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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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로 모든 문제가 끝난다면 그래도 다행이겠지만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란 다음 절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미군은 한국 주둔의 대가로 방위비 분담금을 받아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건넨 방위비 분담금은 9320억 원으로 매년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바람일 뿐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시퀘스터(Sequester)라는 제도 때문에 예산을 자동으로 삭감해야 한다. 국방 예산도 이에 포함된다. 지난 10년간 60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삭감당한 미군으로서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방위비 분담금만 부담은 아니다. 중복 예산 투입도 감수해야 한다. 사드를 배치한다는 논의가 불붙기 전까지 국방부의 기본 입장은 사드 대신 독자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이미 방위사업청은 2014년부터 L-SAM으로 불리는 40km 이상 미사일 요격체계 개발을 추진해오던 중이었다. "사드 도입 계획이 없다"며 독자 기술 개발을 외쳐온 국방부는 이제 "L-SAM과 사드는 체계가 다르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처럼 국방부의 '사드앓이'가 깊어지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우려 역시 깊어지고 있다. 앞선 기사로 살펴보았듯 사드는 전자파 논란(기사보기)에서 벗어날 수 없고, 심지어 효율성도 검증되지 않았다.(기사보기) 이러한 값비싼 무기 체계을 한국에 배치했을 때 가장 쾌재를 부를 곳은 그럼 어디일까? 적어도 한 군데만큼은 분명하다.

활짝 열리는 동북아 무기시장...눈앞에 온 대박  

 사드(THAAD) 한국 배치가 이야기되던 지난 2년동안 개발사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상승 추세를 이어왔다. 증권가는 사드 배치가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여 유도무기 업체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사드(THAAD) 한국 배치가 이야기되던 지난 2년동안 개발사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상승 추세를 이어왔다. 증권가는 사드 배치가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여 유도무기 업체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 Yahoo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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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방위 산업업체들로 대표되는 세계 무기 시장은 사드의 한국 배치로 엄청난 이익을 누리게 될 곳이다. 벌써 대박에 대한 예고는 시작됐다. 사드 개발사 중 한 곳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의 주가는 지난해 대비 10% 이상 올랐고, 노스롭 그루만, 탈레스 등의 주가도 20~30% 넘게 뛰어올랐다.

그래서인지 록히드마틴은 그동안 사드를 어떻게든 한국에 배치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록히드마틴은 외신을 통해 한국에 사드가 배치될 것이라는 소문을 흘렸고, 그럴 때마다 국방부는 이를 부인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지난해 4월에도 록히드마틴은 한국에 사드 정보를 제공했다고 언론에 밝혔고, 국방부는 부랴부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군비 경쟁은 동북아 전체로 번질 공산이 크다. 중국은 사드 배치 논의가 시작된 이후 연일 미사일 발사와 군사 훈련 모습을 관영언론에 중계하다시피 전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러시아의 대응도 주목된다. 러시아는 앞서 미국이 동유럽에 이지스  지상 배치레이더를 설치하자 중거리미사일 배치로 맞대응했다.

긴장과 갈등이 최대 고객인 군수업체들은 이 틈을 놓치지 않을 걸로 보인다.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11일 '사드 배치 논의에 대한 소고'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사드 배치 논의는 동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방산업종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드#THA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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