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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대선캠프 상황실장 출신의 금태섭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안 의원과 행보를 달리 하게 된 것과 관련해 "대선 후보 사퇴, 민주당과 합당 때 내 판단은 달랐지만 안 의원을 리더로 존중하고 따랐다"라며 "하지만 총선을 서너달 앞두고 충분한 명분과 준비 없이 야당을 나누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선캠프 상황실장 출신의 금태섭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안 의원과 행보를 달리 하게 된 것과 관련해 "대선 후보 사퇴, 민주당과 합당 때 내 판단은 달랐지만 안 의원을 리더로 존중하고 따랐다"라며 "하지만 총선을 서너달 앞두고 충분한 명분과 준비 없이 야당을 나누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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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의 사퇴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키워드는 '변화'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를 중심으로 인재영입위원회는 새 인물을 수혈하고, 뉴파티위원회는 새로운 기풍을 만드는 활동으로 '변화'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변화의 시작은 사람이다. 김종인 위원장을 비롯해 선대위에는 현역의원보다 많은 '새 인물'이 포함됐다. 인재영입위원회에 현역의원은 1명, 뉴파티위원회에는 한 명도 없다.

금태섭 인재영입위 부위원장은 그 변화의 '선봉장'격이다. 그는 이철희 전 두문정치연구소장을 비롯해 문 대표의 인재영입 인사들과 함께 뉴파티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막말을 하지 않겠다', '내 밥값은 내가 내겠다' 같은 새로운 기풍을 제시하고 이를 직접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이 '실천'에는 '교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금 부위원장은 뉴파티 가운데 가장 먼저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금 부위원장은 지난 27일 "변화와 혁신의 선봉에 서겠다"며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다. 강서갑 현역 의원은 지난 1996년 15대 국회부터 지역을 지켜온 4선의 신기남 의원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정동영, 천정배 등과 '정풍운동'으로 당의 개혁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아들 로스쿨 특혜 요구 의혹으로 당원자격정지 3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사실상 총선 출마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출마선언 다음날인 28일 강서구 화곡동의 한 카페에서 금 부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신 의원의 징계에 "상당히 안타깝다. 하지만 이곳에 출마하기로 한 상황에서 신 의원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면서도, "바꿔야 한다는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라고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20년 전, 신 의원이 이곳에 출마하고 혁신을 이끌었던 것처럼 또 다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 부위원장은 지난 대선 국면에선  안철수 의원의 최측근이었다. 하지만 안 의원은 국민의당을 새로 꾸렸고, 금 부위원장은 안 의원이 떠난 더민주에 몸을 담았다. 금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대선 후보 사퇴, 민주당과 합당 때 내 판단은 달랐지만 안 의원을 리더로 존중하고 따랐다"며 "하지만 총선을 서너달 앞두고 충분한 명분과 준비 없이 야당을 나누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금은 내 판단에 따라 움직이고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정치'를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음은 금 부위원장과 한 일문일답이다.

"강서갑, 다시 변화해야 할 때"

- 서울 강서갑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 서부벨트는 우리 당의 지지자들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강서와 양천 모두 새누리당에 밀렸다. 전략적으로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 지역이다. 서부벨트에서 바람이 불면 다른 지역에도 퍼질 수 있다. 오랫동안 변화가 없었던 강서에서 변화를 통해 바람을 일으키는 단서를 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보통 국회의원 후보들의 지역구 선정은 '연고'에 기반한다. 강서구와 인연이 있나?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굳이 따지자면 인연이 없는 곳은 없다. 정치인들이 어떻게라도 인연을 강조하려고 하지만 여기서 살았던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지역에 오래 계셨던 분들에 비해 불리하다는 걸 잘 안다. 다만, 앞으로 오랫동안 인연을 쌓아가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신기남 의원이 20년 이상 이곳에 살면서 '강서 사람'이 된 것처럼, 나 역시 그렇게 할 생각이다."

- 더민주의 신기남 의원 징계 결정이 나온 직후 출마를 선언했다. 윤리심판원의 판단을 기다렸던 건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나?
"신기남 의원 역시 20년 전 이 곳에서 오셨고,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신 의원이 대학 선배이고, 법조인으로서도 선배시다. 윤리심판원의 결과에 상당히 안타깝다. 하지만 이곳에 출마하기로 한 상황에서 신 의원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기존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 출마를 선언했다는 것은 '인물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징계로 인해 신 의원의 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건가?
"앞서도 말했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의 인물로 표를 달라고 할 염치도 없는 상태다. 큰 잘못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바꿔야 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누군가를 재판하자는 게 아니다. 바꿔야 한다는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누구 나오지 마라', '누구 나오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바꿔보겠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이것은 20년 전 신기남 의원이 이곳에 출마하고 당의 혁신을 이끌었던 것과 같다. 또 다시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 2014년 7.30재보궐 선거에 출마가 무산된 이후 오랫동안 정치 활동이 없다가 갑자기 예비후보 활동과 뉴파티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활동을 동시에 하게 됐다. 준비가 돼 있었나?
"어떻게 당에 기여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당직을 갖지는 않았지만 최근 몇개월 동안 변호사로 사건도 맡지 않고 총선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야당이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나아가 정권교체를 하는 데 힘을 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공부했다."

"뉴파티, 불출마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

더민주, 뉴파티위원회 공식출범 더불어민주당의 '뉴파티위원회'가 21일 공식 출범했다.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한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과 금태섭 전 대변인, 기동민 전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등이 이날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기 앞서 문재인 대표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당내 영입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뉴파티위원회는 사실상 '정풍운동' 수준의 강도 높은 당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 더민주, 뉴파티위원회 공식출범 더불어민주당의 '뉴파티위원회'가 21일 공식 출범했다.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한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과 금태섭 전 대변인, 기동민 전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 등이 이날 국회에서 첫 회의를 갖기 앞서 문재인 대표와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당내 영입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뉴파티위원회는 사실상 '정풍운동' 수준의 강도 높은 당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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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파티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문·안·박 체제' 지지 성명을 발표한 원외소장 인사들과 영입인사들이 섞여 있다. 뉴파티 활동의 정확한 목표는 무엇인가? 인물교체가 중심이라고 볼 수 있나?
"중요한 건 당의 행태를 바꾸는 것이다. 당의 여러가지 문제에 지적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현역의원들 사이에서는 국민들 생각과 동떨어진 온정주의가 남아 있다. 뉴파티위원회는 우리끼리 보호해주고 감싸주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잘못했다는 건 잘못했다고 말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을 바꿔야 한다."

- 그런 것들이 '기존 현역을 몰아내고 우리가 하겠다'라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당을 바꾸겠다는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부분 아닌가?
"지금 인물 그대로, 지금 간판 그대로 가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현역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바꿔야 한다는 것에 동의할 거라 생각하다. 그것이 현역의원 몰아내고 우리가 하겠다라는 걸로 비쳐질 수는 있다. 하지만 변화는 '이래라 저래라' 말로 하는 것보다 실천으로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불출마하겠다, 욕심 없다'라고 하면 좋은 이미지는 만들 수 있겠지만,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 뉴파티위원회 인사들이 대부분 출마를 한다면 그 뉴파티 활동의 응집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대부분이 정치 초년생들이다. 지역에서 오래 갈고 닦은 기반을 바탕으로 승부를 보려는 게 아니다. 그러면 기존의 인물들을 이기기 어렵다.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야 넘을 수 있다. 뉴파티위원회 활동을 통해 오히려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것도 마찬가지다. 당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오고 당이 바뀐다는 걸 보여준다면, 그래서 국민들이 그 사람을 뽑아준다면 인재영입위원회 활동은 나에게 지역활동만큼이나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뉴파티위원회 소속 인사들이 어디에 출마할지 집단적으로 결정하게 되나?
"조직적으로 의논하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정해놓았다. 어디를 가든 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합의된 방향이다."

 안철수 대선캠프 상황실장 출신의 금태섭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구는 당내 중징계로 사실상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신기남 더민주 의원의 서울 강서갑이다. 그는 현재 더민주의 뉴파티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안철수 대선캠프 상황실장 출신의 금태섭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대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구는 당내 중징계로 사실상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신기남 더민주 의원의 서울 강서갑이다. 그는 현재 더민주의 뉴파티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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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대선부터 새정치연합 창당, 민주당과 통합까지 안철수 의원과 함께 하면서 안 의원의 생각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 안 의원이 탈당하고 신당 창당에 나섰는데, 그곳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대선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안철수 후보를 돕는 거라 생각했다. 그 뒤로 2년 정도 열심히 도왔다. 물론 대선 후보 사퇴, 민주당과 합당 때 내 판단은 달랐다. 그렇지만 안 의원을 리더로 존중하고 그 길에 따랐다.

그러나 총선을 서너달 앞둔 상황에서 충분한 명분과 준비 없이 야당을 나누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내가 할 일은 당에 남아 당을 돕는 거라 생각했다. 안 의원께도 그렇게 말씀드렸다. 진심으로 잘 하시길 바란다. 지금은 내 판단에 따라 움직이고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검찰, 과도한 권한 축소하는 개혁해야"

- 결국 '1여 다야'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만큼 야권의 승리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전망하나?
"당연히 어렵다. 야권이 뭉쳐있었을 때도 국민들께 신뢰를 주지 못했다. 선거를 앞두고 단기간에 무엇을 한다고 해서 회복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는 (야권이) 나눠지기까지 했기 때문에 더 어려워졌다. 이제는 야권이 갈라졌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야권의 세력들이 상호 비방보다는 경쟁을 통해 야권 전체를 살려야 한다. 또 총선 전에 야권의 힘을 모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 당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완전 전환됐다. 최근 당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탈당 러시가 일어나고 당이 분열하면서 한쪽에서는 특정 세력,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가자는 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똑같은 사람들의 목소리만 있어서는 수권능력을 만들 수 없다. 문재인 대표가 당에 남아서 일해달라는 요청을 하며 '상호 비방하고 진영논리를 앞세워 우리 편만 옳다고 말하는 언어가 아닌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런 필요성에 공감했고, 당에 필요한 일은 뭐든 하겠다는 생각이다."

- 정치를 왜 하려하나?
"보다 구체적으로 왜 국회의원이 되려 하는가를 말하는 게 좋겠다. 첫째로 검찰 개혁을 위해 일해보고 싶다. 정치를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검찰 개혁 부분에는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나름의 계획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회경제 발전 정도에 비해 검찰의 권한이 과도하다. 그것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는 시스템적으로 보완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정당에 관한 일이다. 훌륭한 분들이 많이 들어오셨지만 각기 다른 영역에서 이룬 성공을 바탕으로 정치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야말로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일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40대 젊은 대통령과 총리가 나왔다고 하지만 그들은 20년 이상 정치를 한 사람이다. 우리는 20대가 정치를 할 수 있는 장이 없다. 그들이 정치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을 정당 안에 구축하는 일을 하고 싶다.

직업이 검사였고, 변호사였다. 정치문제, 사회문제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지난 2014년 재보궐선거 준비를 하면서 동작구 지역을 4일 정도 돌아보고 내가 정말 정치에 관해 하나도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거대한 무엇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게 정치라는 걸 알았다. 정치를 처음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익혀 나갈 생각이다. 그걸 잘 한다면 앞으로 정치를 계속 하게 될 것이고, 그게 내가 성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금태섭#안철수#문재인#김종인#신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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